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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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8일 수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오늘 전례

교회는 5세기 말부터 예루살렘의 마리아 성당 봉헌일인 9월 8일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을 지냈다. 이 축일을 이전에는 '성모 무염 시태 대축일'이라고 하였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거룩하신 마리아', 이것은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에 대한 신앙의 핵심을 표현하고 있는 이름으로 교회가 초세기부터 불렀던 이름이다(에페소 공의회 431년). 8세기경부터는 이날에서 거슬러 계산하여 9개월 전인 12월 8일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로 지냈고 이것은 9세기경 서방 교회에 전파되었다. 1476년 교황 식스토 4세는 이를 로마 전례력에 도입하였고, 교황 비오 9세는 1854년 12월 8일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심을 '믿을 교리'로 선포했다. 원죄 없으신 잉태는 마리아께서 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것을 가리킬 뿐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은총을 충만히 입으셨다는 것이다.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는 그분의 승천과 마찬가지로 그분께서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편, 한국 교회는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의 청원에 따라, 1841년 8월 22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가 본래 수호성인이시던 성 요셉과 '성모 무염 시잉 모태'(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를 조선 교회의 공동 수호 성인으로 정한 이래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를 교회의 수호자로 모시고 있다.

입당송

주님을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고,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뛰도다. 그분께서는 구원의 빛나는 옷을 나에게 입혀 주셨고, 정의가 펄럭이는 겉옷을 둘러 주셨으며, 신부처럼 패물을 달아 주셨도다.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동정녀를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시어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셨나이다. 하느님께서는 성자의 죽음을 미리 보시고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으니, 동정녀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창세기는 악은 인간들 안에서 시작되었음을 가르치고 있다.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그분과 동등하게 되려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 교만의 죄를 낳는다.인간이 범한 첫 번째 죄는 하느님께 대한 불순명이다. 사탄의 유혹은 여자로 하여금 하느님을 반역하게 했다. 죄의 결과로 하느님께서는, 인류는 불행한 운명의 길을 걷게 되지만 마침내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한 사람이 사탄에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고하신다(제1독서).

자비로운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 주셨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자녀로서 우리를 사랑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영원으로부터 우리를 뽑아 주셨다. 바오로 사도의 이 감동적인 찬가는 인류의 승리를 묘사한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얻은 승리는 인간에게 온갖 복과 구원의 은총을 가져다주었다. 인간은 그리스도에 힘입어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상속자가 되는 것이다(제2독서).

강생의 신비는 메시아에 대한 옛 약속의 성취로서 "시온의 딸아,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네 안에 계신다."(스바 3,14-15)고 묘사되고 있다. 마침내 메시아의 어머니가 된다는 소식이 천사를 통하여 동정 마리아께 전해진다. 하와와는 달리 천사가 전해 준 말에 순종하신 동정 마리아께서 나누신 대화로 구원의 새로운 시대는 시작되고 있다. 마리아의 태중에 생명을 주는 것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이다. 이 성령은 예수님을 존재하게 하는 하느님의 창조적인 능력이다. 마리아는 천사의 메시지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알게 되었고, 마리아는 주님의 여종으로서 그 뜻에 순명하였다. 인간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할 때에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복음).

제1독서

<나는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3,9-15.20

[아담이 그 열매를 먹은 후,] 주 하느님께서 그를 부르셨다. "너 어디 있느냐?"
아담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따 먹지 말라고 일러둔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구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아담을 핑계를 대었다.
"당신께서 저에게 짝지어 주신 여자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 주기에 먹었을 따름입니다." 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물으셨다. "어쩌다가 이런 일을 했느냐?"
여자도 핑계를 대었다. "뱀에게 속아서 따 먹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온갖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서 너는 저주를 받아, 죽기까지 배로 기어다니며 흙을 먹어야 하리라.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아담은 아내를 인류의 어머니라 해서 하와라고 이름지어 불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 드려라. 묘한 일들 당신께서 하시었도다.
○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 드려라. 묘한 일들 당신께서 하시었도다. 당신의 오른손이, 거룩하신 그 팔이 당신의 승리를 마련하였도다. ◎
○ 주님께서 구원하심 드러내 보이시고, 그 정의 백성들 앞에서 밝히셨도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시는 그 사랑과 진실을 아니 잊으셨도다. ◎
○ 땅 끝마다 우리 주님의 구원하심을 모두 우러러보았도다. 온 세상아, 주님 앞에 덩실덩실 춤추어라. 즐기어라, 기뻐하여라, 고에 맞춰 노래하여라.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1,3-6.11-1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 찬양을 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늘의온갖 영적 축복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 주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흠 없는 자가 되게 하셔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시고 기뻐하시는 일이었습니다.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거저 주신 이 영광스러운 은총에 대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을 뜻하신 대로 이루시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따라 우리를 미리 정하시고 택하셔서 그리스도를 믿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맨 먼저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되시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계 계신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그때에 하느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로 보내시어 다윗 가문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하고 인사하였다.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며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다시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야. 너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하고 일러 주었다.
이 말을 듣고 마리아가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천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라고들 하였지만,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가진 지가 벌써 여섯 달이나 되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구원의 제사를 드리오니, 주님의 은총으로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듯이, 저희도 모든 죄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우리 주.....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여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원죄에 물들지 않게 지켜 주시고, 은총으로 가득 차게 하시어, 성자의 맞갖은 어머니가 되게 하셨나이다. 또한 성모를 통하여 티 없고 흠 없이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배필인 교회의 시작을 알려 주셨나이다. 지극히 깨끗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저희 죄를 없애시는, 죄 없으신 어린양 성자께서 나셨으니, 주님께서는 동정 마리아를 모든 피조물 위에 들어 높으시고, 주님의 백성을 위하여 은총의 전구자요 거룩한 삶의 모범으로 미리 정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영성체송

마리아님, 정의의 태양, 우리 하느님 그리스도께서 당신에게서 나셨으니, 저희 모두 당신께 영광을 드리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선과 악은 우리 안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선택할 때에는 다른 것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 주님의 은총 안에서 비추어질 때, 우리 안의 좋은 것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성모님처럼 우리도 주님께 의탁하고 순명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해야겠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특별한 은총으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받아 모신 성체로 저희 안에 얼룩진 죄의 상처를 낫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