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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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2일 수요일

[주님 봉헌 축일(봉헌 생활의 날)]

오늘 전례

성탄후 40일째 되는 날에 지내는 이 축일은 예수님을 낳으신 마리아께서 모세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성전에 바치신 것(루가 2,22-38)을 기념한다. 그리고 이날 전통적으로 교회는 1년 동안 사용할 초를 축복하며 전례 때마다 그 불을 켜 놓는다. (정결례 <취결례,取潔禮>: 산모 축복식이라 할 수 있는데, 모세 율법에 따르면, 산모는 출산한 지 40일 만에 성전에 나아가 몸을 정결하게 하는 의식을 하도록 되어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주님 봉헌 축일'(2월2일)을 '봉헌 생활의 날'로 제정하시고, 전 세계 교회가 이를 거행하도록 하셨다. 봉헌 생활에 대하여 어버이다운 배려를 해 오셨던 교황께서는 봉헌 생활은 형제자매들에게 예수님의 삶과 행동을 일깨워 주는 "살아 있는 기념"이라고 하셨다.(교황 권고 「봉헌 생활」,22항 참조). 교황청 수도회성은 이 봉헌 생활의 날을 적극적인 성소의 날이 되도록 준비하여, 모든 신자, 특히 젊은이들이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인 봉헌 생활을 올바로 이해하는 계기로 삼자고 당부하였다.

입당송

하느님, 당신의 성전에서, 당신의 자비를 다시 생각나이다. 하느님, 당신의 이름처럼, 당신의 찬송이 땅 끝까지 미치고, 당신의 오른손은 정의가 가득하시나이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지존하신 어전에 엎드려 간절히 비나이다. 독생 성자께서 오늘 저희와 같은 사람으로 성전에서 봉헌되셨으니, 저희도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저희 자신을 봉헌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이다. 성탄 이후 40일에 지내는 주님 봉헌 축일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낳으신 어머니 마리아께서 모세 율법에 따라 정결 예식을 행하신 것과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신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다. 성모 마리아께서 아들 예수님을 봉헌하신 사건으로 구약의 예언이 성취되기 시작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바빌론의 노예 생활에서 풀려나 예루살렘으로 귀향한 뒤 성전을 재건한다. 그러나 그들은 신앙생활을 게을리하고 하느님의 율법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의 믿음은 극도로 약화되고 경신례와 전례도 형식주의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말라기 예언자가 등장한다. 하느님께서는 말라기 예언자를 통하여 백성들에게 믿음을 다시 찾고 일상생활에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할 것을 가르치게 하시며, 하느님 백성을 깨끗하게 정화시키실 주님의 특사가 오실 것을 예언하게 하신다(제1독서).

이스라엘에서 모든 맏이는 하느님의 차지로 여기어 성전에 봉헌하였다. 아이를 낳은 산모도 속죄의 제사를 드려야만 다시 정결하게 되는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산모는 아기가 태어난 뒤 40일째 되는 날에 모세 율법에 따라 봉헌 예식을 거행하였다. 또한 이날 산모도 불결해진 몸을 정화하는 예식으로 어린 양을 희생 제물로 바쳤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어린 양 대신에 산비둘기 한 쌍이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바칠 수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믿음의 백성을 대표하는 시므온과 안나를 만나신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 탄생 사건의 구원적인 의미를 알지 못했지만 시므온만은 성전에 봉헌된 아기를 보고 만민을 구원하실 구세주이심을 알아본다. 성실한 이스라엘 백성으로 오랫동안 구세주를 기다려 온 시므온은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충실한 백성의 상징으로 소개된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인간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시지만, 정작 동족인 유다인들에게는 배척을 받고 수난을 겪으시게 된다. 시므온은 예수님 때문에 성모님께서도 극심한 마음의 고통을 겪으시고 백성들은 갈라지게 될 것을 예고한다(복음).

제1독서

<그는 너희가 애타게 기다리는 너희의 상전이다. 그가 곧 자기 궁궐에 나타나리라.>
▥ 말라기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4<또는 히브 2,14-18>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아라. 나 이제 특사를 보내어 나의 행차 길을 닦으리라. 그는 너희가 애타게 기다리는 너희의 상전이다. 그가 곧 자기 궁궐에 나타나리라. 너희는 그가 와서 계약을 맺어 주기를 기다리지 않느냐?
보아라. 이제 그가 온다.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가 오는 날, 누가 당해 내랴? 그가 나타나는 날,누가 버텨 내랴?
그는 대장간의 불길 같고, 빨래터의 잿물 같으리라. 그는 자리를 잡고 앉아, 풀무질하여 은에서 쇠똥을 걸러 내듯, 레위 후손을 깨끗하게 만들리라. 그리하면 레위 후손은 순금이나 순은처럼 순수하게 되어 올바른 마음으로 제물을 바치게 되리라.
그때에 유다와 예루살렘이 바치는 제물이 옛날 그 한처음처럼 나에게 기쁨이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만군의 주님이야말로 영광의 임금이시다.
○ 성문들아, 너희의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활짝 열려라. 영광의 임금님께서 듭시려 하시나니. ◎
○ "영광의 임금님이 누구이신고?" "굳세고 능하신 주님이시다. 싸움에 능하신 주님이시다." ◎
○ 성문들아, 너희의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활짝 열려라. 영광의 임금님께서 듭시려 하시나니. ◎
○ "영광의 임금님이 누구이신고?" "만군의 주님이야말로 영광의 임금이시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이방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요,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옵니다.
◎ 알렐루야.

복음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2-40<또는 2,22-32>

모세가 정한 법대로 정결 예식을 치르는 날이 되자 [예수의 부모는]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그것은 "누구든지 첫아들을 주님께 바쳐야 한다."는 주님의 율법에 따라 아기를 주님께 봉헌하려는 것이었고 또 주님의 율법대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정결례의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는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경건하게 살면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는 성령이 머물러 계셨는데 성령은 그에게 주님께서 약속하신 그리스도를 죽기 전에 꼭 보게 되리라고 알려 주셨던 것이다.
마침내 시므온이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전에 들어갔더니 마침 예수의 부모가 첫아들에 대한 율법의 구정을 기키려고 어린 아기 예수를 성전에 데리고 왔다. 그래서 시므온은 그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주님,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습니다. 그 구원은 이방인들에게는 주의 길을 밝히는 빛이 되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됩니다."
<아기의 부모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을 듣고 감격하였다. 시므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기도 할 분이십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
또한 파누엘의 딸로서 아셀 지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안나라는 나이 많은 여자 예언자가 있었다. 그는 결혼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같이 살다가 과부가 되어 여든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단식과 기도로써 하느님을 섬겨 왔다. 이 여자는 예식이 진행되고 있을 때에 바로 그 자리에 왔다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예루살렘이 구원될 날을 기다리던 모든 사람에게 이 아기의 이야기를 하였다.
아기의 부모는 주님의 율법을 따라 모든 일을 다 마치고 자기 고향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하느님 아버지, 사람을 살리려고 티 없는 어린양으로 자신을 봉헌한 독생 성자의 제사를 받아들이셨듯이, 교회가 봉헌하는 이 제물도 기꺼이 받아들이소서. 우리 주.....


감사송 <주님의 봉헌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오늘 성전에서 봉헌되신 영원하신 성자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영광과 이교 백성들의 빛으로 밝혀지셨으니, 저희도 하느님께서 보내신 구세주를 기꺼이 영접하며, 천사들과 성인들과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으며,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주님께 봉헌된 그리스도교 신자는 자신의 뜻대로가 아니라 주님의 뜻대로 살아야 합니다. 주님의 뜻을 무시하고 내 생각이나 의지대로 살려고 한다면 진정한 봉헌의 삶이 아닐 것입니다. 주님께 봉헌한 삶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자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던 것처럼 모든 것을 바치면서 사는 삶입니다. 우리의 삶은 자신을 촛불처럼 태워서 주위에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희생과 봉헌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시므온의 기대를 이루어 주신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이 성체로 저희에게 주님의 은총을 풍부히 내리시고, 시므온이 죽기 전에 그리스도를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던 것처럼 저희도 주님을 맞이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