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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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27일 주일

[사순 제3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사순 제3주일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주제는 물입니다. 물은 자연의 어머니이며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물을 찾는 마음은 하느님을 찾는 우리의 마음이어야 하며, 갈증을 푸는 물은 바로 하느님의 은총이어야 할 것입니다. 물이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듯이, 하느님을 떠난 우리의 삶은 불가능합니다. 사마리아 여인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내적인 갈증을 해소해 주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생명의 물을 우리 모두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물은 우리 인간 안에 내재한 '생명'이요 ‘말씀’이며 ‘진리의 영’이십니다.

입당송

<에제 36,23-26>
너희 가운데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게 될 때, 나는 너희를 만방에서 모아, 정화수를 끼얹어 너희의 모든 부정을 깨끗이 씻어 주고, 너희에게 새 기운을 불어넣어 주리라.

본기도

온갖 선의 원천이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행하는 단식과 기도와 자선을 보시고 저희 죄를 씻어 주시기로 하셨으니, 진심으로 뉘우치는 저희를 굽어보시고, 죄에 짓눌려 있는 저희를 무한하신 자비로 일으켜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한 유다인들은 갈대 바다를 건너 자유와 해방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이내 배고프고 목마르고 피곤한 광야의 여정 속에서 유다인들은 갈증의 고통을 호소하며 모세에게 불평을 터뜨린다. 그래서 모세는 지팡이로 바위를 쳐 물이 솟아 나오게 한다. 모세의 기적을 통해 솟아 나온 생명의 물이 이스라엘 백성의 갈증을 풀어 주고 기쁨과 행복을 주었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는 언제나 그들의 믿음을 시험하는 장소였다(제1독서).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갖는 것은 하느님과 이루는 평화로운 관계를 말한다. 이 평화는 죄인이 하느님과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그분과의 화해를 토대로 죄와 진노와 죽음으로부터 구원받는 상황을 가리킨다. 성령께서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진 이들의 마음속에 현존하시며,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하시고, 그분의 영광에 참여하게 하신다. 바오로 사도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강조하면서 이 모든 것은 결국 고통을 이겨 내는 인내에 근거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때에 우리는 자신의 전 인격을 걸고 죄와 사탄을 끊어 버리고 하느님과 교회와 영원한 삶을 믿겠다고 약속하였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난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이다. 우리는 살면서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믿기 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그토록 확실히 믿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시면서까지 보여 주신 큰 사랑 때문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한낮에 야곱의 우물가에 이르셨다. 그분께서는 긴 여행길에 지치시어 그 곁에 앉아 쉬고자 하신다. 여기에서 남몰래 물을 길으러 나온 한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를 시작하신다. 부끄러운 과거를 가졌던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과 나누는 대화에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는 물을 마시게 되고, 마을로 달려가서 예수님의 복음을 널리 알린다. 예수님과 만남으로 그 여인은 참된 믿음을 가지게 되고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 된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키신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참된 샘물이시다(복음).

제1독서

<우리가 먹을 물을 내어라(출애 17,2).>
▥ 출애굽기의 말씀입니다. 17,3-7

그 무렵 백성들은 당장 목이 말라 견딜 수 없었으므로 모세에게 불평을 터뜨렸다.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려 내왔느냐? 자식들과 가축들과 함께 목말라 죽게 할 작정이냐?”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 백성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당장 저를 돌로 쳐 죽일 것만 같습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장로들을 데리고 이 백성보다 앞서 오너라. 나일 강을 치던 너의 지팡이를 손에 들고 오너라. 내가 호렙의 바위 옆에서 네 앞에 나타나리라. 네가 그 바위를 치면, 물이 터져 나와 이 백성이 마시게 되리라.”
모세는 이스라엘 장로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대로 하였다. 여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대들었다고 해서 이 고장 이름을 므리바라고도 하고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신가 안 계신가?” 하며 주님을 시험했다고 해서 마싸아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4,1-2.6-7ㄷ.7ㄹ-9(◎ 7ㄹ과 8ㄴ)>
◎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아라.
○ 어서 와 하느님께 노래 부르세. 구원의 바위 앞에 목청 돋우세. 송가를 부르며 주님 앞에 나아가세. 노랫가락 드높이 주님을 부르세. ◎
○ 어서 와 엎드려서 조배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세. 당신께서는 우리의 하느님이시네. 우리는 그 목장의 백성이로세. 당신 손이 이끄시는 양 떼이로세. ◎
○ 당신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므리바에서처럼, 마싸의 그날의 광야에서처럼,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 너희 조상이 거기서 나를 시험하고, 내 일을 보고도 시험하려 들었도다.” ◎

제2독서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사랑을 부어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1-2.5-8

형제 여러분, 우리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졌으므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과의 평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지금의 이 은총을 누리게 되었고, 또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할 희망을 안고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죄 많은 사람들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때가 이르러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죽으셨습니다. 옳은 사람을 위해서 죽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혹 착한 사람을 위해서는 죽겠다고 나설 사람이 더러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죄 많은 인간을 위해서 죽으셨습니다. 이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확실히 보여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4,42.15 참조>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주님, 당신께서는 참으로 구세주이시니, 저에게 생명의 물을 주소서.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솟아오르는 영원한 생명의 샘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5-42 <또는 4,5-15.19ㄴ-26.39ㄱ.40-42>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때에 예수께서 사마리아 지방의 시카르라는 동네에 이르셨다. 이 동네는 옛날에 야곱이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곳인데 거기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먼 길에 지치신 예수께서는 그 우물가에 가 앉으셨다. 때는 이미 정오에 가까웠다.
마침 그때에 한 사마리아 여자가 물을 길으러 나왔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물을 좀 달라고 청하셨다.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시내에 들어가고 없었다.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께 “당신은 유다인이고 저는 사마리아 여자인데 어떻게 저더러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서로 상종하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또 너에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청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샘솟는 물을 주었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시자 그 여자는 “선생님, 우물이 이렇게 깊은데다 선생님께서는 두레박도 없으시면서 어디서 그 샘솟는 물을 떠다 주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이 우물물은 우리 조상 야곱이 마셨고 그 자손들과 가축까지도 마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우물을 우리에게 주신 야곱보다 더 훌륭하시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다.” 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그 여자는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좀 주십시오. 그러면 다시는 목마르지도 않고 물을 길으러 여기까지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하고 청하였다.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가서 남편을 불러 오라고 하셨다.
그 여자가 남편이 없다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남편이 없다는 말은 숨김없는 말이다. 너에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남자도 사실은 네 남편이 아니니 너는 바른 대로 말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과연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은 저 산에서 하느님께 예배드렸는데 선생님네들은 예배드릴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말을 믿어라. 사람들이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에 ‘이 산이다.’ 또는 ‘예루살렘이다.’ 하고 굳이 장소를 가리지 않아도 될 때가 올 것이다. 너희는 무엇인지도 모르고 예배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예배드리는 분을 잘 알고 있다. 구원은 유다인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올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배하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하느님께 예배드려야 한다.”
그 여자가 “저는 그리스도라 하는 메시아가 오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저희에게 모든 것을 다 알려 주시겠지요.” 하자 예수께서는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 그때에 예수의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께서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무엇을 청하셨는지 또 그 여자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물어 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에 돌아가 사람들에게 "나의 지난 일을 다 알아맞힌 사람이 있습니다. 같이 가서 봅시다. 그분이 그리스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렸다. 그 말을 듣고 그들은 동네에서 나와 예수께 모여들었다.
그러는 동안에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 무엇을 좀 잡수십시오.” 하고 권하였다.
예수께서는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양식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누가 선생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을까?” 하고 수군거렸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이 내 양식이다. 너희는 ‘아직도 넉 달이 지나야 추수 때가 온다.’ 하지 않느냐? 그러나 내 말을 잘 들어라. 저 밭들을 보아라. 곡식이 이미 다 익어서 추수하게 되었다. 거두는 사람은 이미 삯을 받고 있다. 그는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알곡을 모아들인다. 그래서 심는 사람도 거두는 사람과 함께 기뻐하게 될 것이다. 과연 한 사람은 심고 다른 사람은 거둔다는 속담이 맞다. 남들이 수고하여 지은 곡식을 거두라고 나는 너희를 보냈다. 수고는 다른 사람들이 하였지만 그 수고의 열매는 너희가 거두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동네에 사는 많은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 여자가 자기의 지난 일을 예수께서 다 알아맞히셨다고 한 증언을 듣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찾아와 자기들과 함께 묵으시기를 간청하므로 거기에서 이틀 동안 묵으셨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말씀을 듣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여자에게 “우리는 당신의 말만 듣고 믿었지만 이제는 직접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야말로 참으로 구세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소.”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뚜렷이 보여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마음을 모아 간절히 청합시다.

1. 교회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살고 있는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주님의 지혜와 용기를 주시어, 그들이 세상의 선악을 잘 분별하여, 그릇된 일은 거부하며 주님께서 몸소 맡기신 양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우리나라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이 나라 모든 국민이 그릇된 욕심과 지나친 소비 풍조에서 벗어나 서로 위하고 나누며 이해함으로써 일치와 번영을 이루게 하소서. ◎

3. 새 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새로운 마음으로 새 학기를 맞는 모든 학생에게 복을 내리시어, 그들이 영원한 진리의 말씀을 깨닫고 올바른 가치관을 만들어 가게 하소서. ◎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저희가 주님의 크신 은총을 깨달아, 나쁜 행실을 고치고 온전히 회개하여 그리스도를 증언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 주님, 오직 주님의 자비와 용서만을 바라며 살아가는 자녀들의 기도를 즐겨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이 제사를 굽어보시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도 형제들을 용서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요한 4,13-14>
내가 주는 물을 마시면, 그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주님께 기도를 하면서 많은 것을 청하면서도 정말 청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세상을 향한 욕심은 만족할 줄 모르고, 그래서 언제나 우리의 마음은 갈증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주님께 우리를 온전히 내어 맡긴다면 풍요와 만족을 느끼고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은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지상에서 이미 천상 양식을 받고 간절히 바라오니, 저희가 거행하는 이 성사의 신비를 매일 실천하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