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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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3일 주일

[사순 제5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사순 제5주일입니다. 오늘 미사의 독서와 복음의 주제는 부활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통해 얻게 된 영원한 생명은 물질적이고 자연적인 삶을 초월한 하느님과의 일치, 영원한 삶을 의미합니다. 구원이란 하느님께서 창조해 주신 본래의 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시는지 분명히 깨닫을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시편 42,1-2ᄀ>
하느님, 저의 옳음을 판단하소서. 매정한 백성을 거슬러 제 송사를 두둔하시고, 악하고 간사한 자에게서 저를 구하소서. 하느님, 당신께서는 제 굳센 힘이시오이다.

본기도

주 하느님, 성자께서 죽기까지 세상을 사랑하셨으니, 저희도 그 사랑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라자로가 죽을 때에 곁에 있지 않으셨다. 예수님께서는 라자로가 죽은 뒤 나흘이 지나서야 도착하셨다. '라자로야, 나오너라.'하시는 예수님의 한 말씀으로 라자로는 죽음에서 생명을 다시 찾는다. 이로서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이기는 권능을 지니고 계심을 보여 주신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인 죽음 앞에서 인간은 철저히 무기력하다. 그러나 믿음은 죽음의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볼 수 있게 눈을 열어 준다. 라자로가 다시 살아난 사건은 예수님의 죽음과 관련하여 매우 뛰어난 징표의 구실을 하고 있다. 죽음의 세계를 지배하시는 예수님께서는 부활로써 주님 자신이 생명 자체이시며 생명을 주는 분이심을 드러내신다.

유다는 바빌론 침공(BC. 609-587년)으로 멸망하고, 성전이 무너지며 왕과 제관들이 바빌론의 포로로 끌려가는 수모를 당한다. 멸망과 폐허, 이 암담한 현실을 에제키엘 예언자는 뼈저리게 체험한다. 포로와 유배의 삶은 곧 어둠과 죽음이다. 예언자는 자유와 해방 그리고 부활의 꿈을 보고 있다. 예언자는 엄위하신 하느님의 메시지를 선포한다. 앙상한 마른 뼈들이 생기를 찾고 살아 움직인다는 소식이다. 이 해방은 하느님께서 온 인류를 위하여 행하실 더 중요하고 보편적인 해방의 징표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영육의 삶을 이야기한다. 하느님께서는 육체의 죽음 이후에 이루어질 영원한 삶을 선언하셨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실현하셨다. 바오로는 하느님의 이 힘을 성령이라 고백하고 있다. 성령은 모든 것에 생기를 불어넣는 하느님의 능력이다. 우리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의 나라 그 중간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매일 신앙의 싸움을 해야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친구 라자로의 죽음을 몹시 슬퍼하셨지만 결국 죽음을 이기시고, 죽은 라자로를 다시 살리셨다. 이로써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능력, 곧 '죽은 자를 살리는 힘'이 당신 자신 안에 있음을 드러내셨다. 라자로를 부활하게 하신 예수님의 기적에서 부활이란, 생명을 다시 복구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과 죽음을 넘어 영원한 미래, 하느님 나라에 대한 확신이며, 그분께 자신을 완전히 내맡기는 전적인 봉헌이다. 사람은 죽음 앞에서 두렵고 불안하다. 이러한 우리에게 그리스도는 분명하게 선언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복음).

제1독서

<내가 너희에게 나의 기운을 불어넣어 살려 내리라. >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7,12ᄂ-14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 이제 무덤을 열고 내 백성이었던 너희를 그 무덤에서 끌어올려 이스라엘 고국 땅으로 데리고 가리라. 내가 이렇게 무덤을 열고 내 백성이었던 너희를 무덤에서 끌어올리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되리라. 내가 너희에게 나의 기운을 불어넣어 살려 내어 너희로 하여금 고국에 가서 살게 하리라. 그제야 너희는 주님인 내가 한 번 선언한 것을 그대로 이루고야 만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주 하느님이 하는 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29,1-2.3-4.5-6ᄂ과 7ᄀ.7ᄂ-8(◎ 7ᄂ)>
◎ 주님께는 자비가 있사옵고, 풍요로운 구속이 있나이다.
○ 깊은 구렁 속에서 주님께 부르짖사오니, 주님,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제가 비는 소리를 귀여겨들으소서. ◎
○ 주님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오히려 용서하심이 주님께 있사와, 더더욱 당신을 섬기라 하시나이다. ◎
○ 제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오며, 당신의 말씀을 기다리나이다.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제 영혼이 주님을 더 기다리나이다. 이스라엘이 주님을 더 기다리나이다. ◎
○ 주님께는 자비가 있사옵고, 풍요로운 구속이 있음이오니, 당신께서는 그 모든 죄악에서, 이스라엘을 구속하시리이다. ◎

제2독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분의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계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8-11

형제 여러분, 육체를 따라 사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면 여러분은 육체를 따라 사는 사람이 아니라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지 못한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비록 여러분의 몸은 죄 때문에 죽었을지라도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면 여러분은 이미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영은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분의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신 당신의 성령을 시켜 여러분의 죽을 몸까지도 살려 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1,25ᄀ.26ᄀ>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45<또는 11,3-7.17.20-27.33ᄂ-45>

그때에 <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가 사는 베다니아 동네에 라자로라는 병자가 있었다. 앓고 있는 라자로는 마리아의 오빠였다.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붓고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닦아 드린 적이 있는 여자였다.> 마리아와 마르타는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앓고 있습니다." 하고 전했다. 예수께서는 그 전갈을 받으시고 "그 병은 죽을 병이 아니다. 그것으로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느님의 아들도 영광을 받게 될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고 계셨다.
그러나 라자로가 앓는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도 계시던 곳에서 더 머무르시다가 이틀이 지난 뒤에야 제자들에게 "유다로 돌아가자."하고 말씀하셨다.
< 제자들이 "선생님, 얼마 전만 해도 유다인들이 선생님을 돌로 치려고 하였는데 그곳으로 다시 가시겠습니까?"하고 걱정하자 예수께서는 "낮은 열두 시간이나 되지 않느냐? 낮에 걸어다니는 사람은 세상의 빛을 보기 때문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밤에 걸어다니면 빛이 없기 때문에 걸려 넘어질 것이다."하시며 이어서 "우리 친구 라자로가 잠들어 있으니 이제 내가 가서 깨워야겠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제자들은 "주님, 라자로가 잠이 들었다면 곧 살아나지 않겠습니까?"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하신 말씀은 라자로가 죽었다는 뜻이었는데 제자들은 그저 잠을 자고 있다는 말로 알아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라자로는 죽었다. 이제 그 일로 너희가 믿게 될 터이니 내가 거기 있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다. 그곳으로 가자." 그때에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스가 자기 동료인 딴 제자들에게 "우리도 함께 가서 그와 생사를 같이합시다.'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그곳에 이르러 보니 라자로가 무덤에 묻힌 지 이미 나흘이나 지난 뒤였다. < 베다니아는 예루살렘에서 오 리밖에 안 되는 곳이어서 많은 유다인들이 오빠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마르타와 마리아를 위로하러 와 있었다. >
예수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르타는 마중을 나갔다. 그동안 마리아는 집 안에 있었다. 마르타는 예수께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주님께서 구하시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하느님께서 다 이루어 주실 줄 압니다."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마르타는 "마지막 날 부활 때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하고 물으셨다.
마르타는 "예, 주님,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시기로 약속된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것을 믿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 이 말을 남기고 마르타는 돌아가 자기 동생 마리아를 불러 귓속말로 "선생님이 오셔서 너를 부르신다."하고 일러 주었다. 마리아는 이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달려갔다. 예수께서는 아직 동네에 들어가지 않으시고 마르타가 마중 나왔던 곳에 그냥 계셨던 것이다. 집에서 마리아를 위로해 주던 유다인들은 마리아가 급히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그가 곡하러 무덤에 나가는 줄 알고 뒤따라 나갔다.
마리아는 예수께서 계신 곳에 찾아가 뵙고 그 앞에 엎드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하고 말하였다. >
예수께서 마리아뿐만 아니라 같이 따라온 유다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시고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
"그를 어디에 묻었느냐?"하고 예수께서 물으시자 그들이 "주님, 오셔서 보십시오."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저것 보시오. 라자로를 무척 사랑했던가 봅니다."하고 말하였다. 또 그들 가운데에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한 사람이 라자로를 죽지 않게 할 수가 없었단 말인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예수께서는 다시 비통한 심정에 잠겨 무덤으로 가셨다. 그 무덤은 동굴로 되어 있었고 입구는 돌로 막혀 있었다.
예수께서 "돌을 치워라."하시자 죽은 사람의 누이 마르타가 "주님, 그가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서 벌써 냄새가 납니다."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 마르타에게 "네가 믿기만 하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하시자 사람들이 돌을 치웠다.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이렇게 기도하셨다. "아버지, 제 청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제 청을 들어주시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여기 둘러선 사람들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 주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고 이 말을 합니다." 말씀을 마치시고 "라자로야, 나오너라."하고 큰 소리로 외치시자 죽었던 사람이 밖으로 나왔는데 손발은 베로 묶여 있었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겨 있었다. 예수께서 사람들에게 "그를 풀어 주어 가게 하여라."하고 말씀하셨다.
마리아를 찾아왔다가 예수께서 하신 일을 본 많은 유다인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 형제 여러분, 부활이며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부활과 영원한 생명의 희망을 안겨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마음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교회가 그리스도를 본받아 세상의 온갖 유혹을 이기고 이 세상에 진리와 사랑의 빛을 밝히는 등불이 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모든 사람이 주님의 뜻을 따라 평화를 바라고 실천하여 질투와 시기, 폭력과 전쟁이 사라지도록 도와주소서. ◎

3.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님께서 몸소 용기와 위로를 주시어 사랑과 희망으로 주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4. 죄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으면서도 회개하지 않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그들이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는 주님의 은총을 깨달아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소서. ◎

† 주님, 라자로의 부활을 보고 저희도 언젠가는 부활할 것을 믿으며 드리는 자녀들의 기도를 즐겨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주님의 가르침을 받은 저희가 이 제사의 힘으로 더욱 깨끗하여지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요한 11,26>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부활이며 생명이신 주님을 믿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 현재 살고 있는 삶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삶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살고 계시기에 우리는 부활에 미리 참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고 죽은 라자로를 살려 내신 것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며 아버지에게서 오셨음을 드러내 보이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셨으니, 언제나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로 머물러 있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