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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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10일 주일

[(백) 부활 제3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3주일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신앙과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앙의 근본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에 있습니다. 이 믿음이 바로 우리가 받은 세례의 조건이며 사도신경의 핵심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그분의 삶, 가르침을 따라 새롭게 생활하겠다는 결단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의 세례를 기억하며 주님의 사랑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시편 65,1-2>
온 땅은 춤추며 하느님을 기려라. 그 이름의 영광을 노래하여라. 알렐루야.

본기도

하느님, 저희 영혼을 새롭게 하시어, 언제나 저희를 기쁘게 하시고 오늘처럼 자녀 됨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니, 영광스러운 부활의 날을 바라며 기다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사도 베드로는 오순절 때의 설교에서 “나자렛 예수는 하느님께로부터 오신 분”이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하느님께서는 성서의 예언을 성취하시고자 예수님을 부활시키셨다. 사도들이 증언하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이 완성되었음을 세상에 드러낸 것이다. 사도행전에서 베드로 사도는 요엘 예언자의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실현되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사람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벌벌 떨던 베드로가 성령을 충만히 받고 용기를 가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이제 사람들은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전통과 사도행전의 저자는 베드로의 설교로 사도들이 행하는 복음 선포의 전형적인 모습을 전해 준다. 사도들은 히브리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그들이 잘 알고 있는 성서를 자주 인용한다. 특히 메시아와 다윗에 관한 예언의 말씀이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려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비싼 대가를 치르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로써 우리를 해방시키셨다. 이제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의 생명이 되었다. 오늘 독서의 베드로 1서의 말씀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을 전해 주고 있는데 그것은 모두가 형제자매이며 하느님을 한 아버지로 모시고 있고, 또한 우리는 모두 나그네이기에 함께 가야 할 공동의 목적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다인이 이방인을 한 형제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제2독서).

오늘 복음은 루가 복음으로 엠마오의 두 제자의 부활 체험이다. 엠마오의 두 제자는 예수님께 큰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었다가 그만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신 모습을 보고 실망과 좌절 속에 낙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실망과 실의의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지극히 다정한 동반자로 제자들에게 다가오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가 누구이며 어떠한 존재인지를 성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하셨다. 그리고 저녁 식탁에 앉아서 빵을 떼는 순간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 뵈었다. 이웃과 빵을 나누고 감사 기도를 드릴 때 우리는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기쁨을 지니며 생활하는 그 자체가 바로 부활의 삶이다. 부활하신 그분과 우리의 관계는 실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듣고 성찬의 전례에 참여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복음).

제1독서

<예수께서는 죽음의 세력에 사로잡혀 계실 분이 아닙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2,14.22ㄴ-33

[오순절에,] 베드로가 다른 열한 사도들과 함께 일어서서 군중을 보고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유다 동포와 예루살렘 시민 여러분, 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듣고 잘 생각해 보십시오.
나자렛 예수는 하느님께로부터 오신 분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것을 분명히 보여 주시려고 여러분이 보는 앞에서 그분을 통하여 여러 가지 기적과 놀라운 일과 표징을 나타내셨습니다. 이 사실은 여러분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뜻과 계획에 따라 여러분의 손에 넘어간 이 예수를 여러분은 악인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되살리시고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죽음의 세력에 사로잡혀 계실 분이 아닙니다. 그분에 관해서 다윗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께서 내 오른편에 계시오니, 나는 항상 주님을 가까이 뵈오며,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내 마음은 기쁨에 넘치고, 내 혀는 즐거워 노래하며, 이 육신마저 희망 속에 살 것입니다. 당신은 내 영혼을 죽음의 세계에 버려 두지 않으시고, 당신의 거룩한 종을 썩지 않게 지켜 주실 것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생명의 길을 보여 주셨으니, 나는 당신을 모시고 언제나 기쁨에 넘칠 것입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우리의 선조이신 다윗에 관해서 분명히 말씀 드려야겠습니다. 그는 죽어서 묻혔고 그의 무덤은 오늘날까지 우리 땅에 남아 있습니다. 다윗은 예언자로서 하느님께서 자기 후손 가운데 한 사람을 자기 왕좌에 앉혀 주시겠다고 하신 맹세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내다보며,‘하느님께서는 그를 죽음의 세계에 버려 두지 않으시고, 그의 몸을 썩지 않게 하셨습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바로 이 예수를 하느님께서 다시 살리셨으며 우리는 다 그 증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예수를 높이 올려 당신의 오른편에 앉히시고 약속하신 성령을 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성령을 지금 여러분이 보고 듣는 대로 우리에게 부어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5,1-2ㄱ과 5.7-8.9-10.11(◎ 11ㄱ)>
◎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소서.
○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는 이 몸이오이다. 주님께 아뢰오니, “당신께서는 저의 주님.” 주님께서는 저의 기업, 제 잔의 몫이시니, 저의 제비는 오로지 당신께 있나이다. ◎
○ 깨달음을 제게 주신 주님을 기리오니, 밤에도 제 마음이 저를 일깨우나이다. 주님을 언제나 제 앞에 모시오니, 제 오른편에 계시옵기, 흔들리지 않으오리다. ◎
○ 그러기에 제 마음 즐겁고, 영혼은 봄놀고, 육신마저 편안히 쉬오리니, 제 영혼을 지옥에다 버리지 않으시리이다. 썩도록 당신 성도를 아니 버려 두시리이다. ◎
○ 당신께서는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어, 당신을 모시고 흐뭇할 기꺼움을, 당신 오른편에서 영원히 누릴 즐거움을 보여 주시리이다. ◎

제2독서

<여러분은 티 없는 어린 양의 피 같은 그리스도의 귀한 피로 해방되었습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1,17-21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각자의 업적에 따라서 공정하게 판단하시는 분을 아버지로 모시고 있으니 나그네 생활을 하고 있는 동안은 늘 두려운 마음으로 지내십시오. 여러분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헛된 생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그것은 은이나 금 따위의 없어질 물건으로 값을 치르고 된 일이 아니라 흠도 티도 없는 어린 양의 피 같은 그리스도의 귀한 피로 얻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천지를 창조하시기 전에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미리 정하셨고 이 마지막 때에 여러분을 위해서 그분을 세상에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바로 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시고 그분에게 영광을 주신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루가 24,32 참조>
◎ 알렐루야.
○ 주 예수님, 저희에게 성서를 풀이해 주소서.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동안 저희 마음 뜨겁게 해 주소서.
◎ 알렐루야.

복음

<빵을 떼어 주실 때에야 그 두 제자는 그분이 예수시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3-35

[안식일 다음 날] 거기 모였던 예수의 제자들 중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한 삼십 리쯤 떨어진 곳에 있는 엠마오라는 동네로 걸어가면서 이즈음에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하여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서 나란히 걸어가셨다. 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려져서 그분이 누구신지 알아보지 못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길을 걸으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인 채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글레오파라는 사람이“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던 사람으로서 요새 며칠 동안에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다니, 그런 사람이 당신 말고 어디 또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무슨 일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이렇게 설명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에 관한 일이오. 그분은 하느님과 모든 백성들 앞에서 그 하신 일과 말씀에 큰 능력을 보이신 예언자였습니다. 그런데 대사제들과 우리 백성의 지도자들이 그분을 관헌에게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형을 당하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실 분이라고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이미 처형을 당하셨고, 더구나 그 일이 있은 지도 벌써 사흘째나 됩니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인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을 찾아가 보았더니 그분의 시체가 없어졌더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천사들이 나타나 그분은 살아 계시다고 일러 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 보았으나 과연 그 여자들의 말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때에 예수께서 “너희는 어리석기도 하다!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그렇게도 믿기가 어려우냐? 그리스도는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그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시며 모세의 율법서와 모든 예언서를 비롯하여 성서 전체에서 당신에 관한 기사를 들어 설명해 주셨다.
그들이 찾아가던 동네에 거의 다다랐을 때에 예수께서 더 멀리 가시려는 듯이 보이자 그들은 “이젠 날도 저물어 저녁이 다 되었으니 여기서 우리와 함께 묵어 가십시오.”하고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집으로 들어가셨다.
예수께서 함께 식탁에 앉아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 주셨다. 그제서야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를 알아보았는데 예수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길에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에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하고 서로 말하였다.
그들은 곧 그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가 보았더니 거기에 열한 제자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주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 두 사람도 길에서 당한 일과 빵을 떼어 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예수시라는 것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 형제 여러분,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그리스도께서 말씀을 들려주시고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에야 주님을 알아뵈었던 것처럼 우리도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뵐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1.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같은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서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 자신만의 고집과 편견을 버리고 그리스도를 함께 증언하는 기쁨을 나누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양심수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진리와 정의를 외치다 감옥에 갇힌 이들을 주님께서 몸소 위로하시고, 그들의 고통이 헛되지 않도록 이 세상에 참된 정의를 심어주소서. ◎

3. 고아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돌보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고아들에게 주님께서 몸소 보호자가 되어 주시고 그들이 다시 따뜻한 가정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푸소서. ◎

4.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하루빨리 죄를 용서받고, 하늘 나라에 들어가게 하소서. ◎

† 주님, 서로 사랑을 나누고, 부활의 그날을 기다리며 드리는 자녀들의 기도를 즐겨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기쁨에 가득 찬 교회가 드리는 예물을 받으시고, 이렇게 큰 기쁨의 원천을 마련해 주셨듯이, 영원한 즐거움의 열매도 맺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루가 24,35>
빵을 떼어 주실 때, 제자들은 주 예수님을 알아보았도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언제 하느님을 알아보았는지, 또 하느님이 어떤 분이시라고 믿고 있는지 묵상해 봅시다. 우리가 부족한 자신을 인정하고 자비를 청할 때, 주님께서는 하시고자 하시면 이루시지 못할 일이 없으심을 고백해야 합니다. 겸손과 순종의 믿음으로 나를 낮출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파스카 신비로 새롭게 하신 주님의 백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썩지 않는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