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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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0일 토요일

[(홍)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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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9월 21일 주일에 경축 이동을 하지 않을 곳에서는 대축일 미사를 드린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정착하기까지는 여러 번의 시도가 있었다. 임진왜란 때 예수회의 세스페데스 신부는 경상남도 진해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선교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병자호란 때 중국 선양에서 볼모로 있던 소현 세자 역시 천주교를 접하고 호감을 가졌지만, 그의 죽음으로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였다.
18세기 말 ‘이벽’을 중심으로 학자들 몇몇이 학문적 연구로 천주교 신앙을 접하게 된다. 그 가운데 이승훈이 1784년 북경에서 세례를 받음으로써 비로소 한국 천주교회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신해박해(1791년)를 시작으로 병인박해(1866년) 때까지 1만여 명이 순교하였다. 그분들 가운데 103위가 1984년 성인의 반열에 들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9월 26일에 지내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을 9월 20일로 옮겨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입당송

거룩한 순교자들을 공경하여 축제를 지내며, 다 함께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자. 천사들도 이날을 기뻐하며 하느님의 아들을 찬양하도다.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온 세상에 하느님의 자녀들을 번성하게 하시고, 복된 안드레아와 동료 순교자들의 피로 그리스도인들의 씨앗이 풍요로운 열매를 맺게 하셨으니, 저희가 언제나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르며 그들의 도움과 보호를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될 것이다.” 일찍이 지혜서는 이렇게 예언하였다. 오늘날에도 그 예언은 실현되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의인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은총으로 갚아 주고 계신다(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의로운 이들과 함께하신다. 그러므로 그들을 대적할 자는 없다. 누구도 그들을 단죄하지 못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지게 할 수 없다(제2독서). 십자가는 고통이다. 살면서 만나는 갖가지 시련이며 억울함이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라고 하신다. 억울함을 받아들이고 시련을 인정하라는 말씀이다. 이 세상 삶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십자가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일깨워 준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3,1-9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26(125),1-2ㄴ.2ㄷ-3.4-5.6(◎ 5)
◎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주님께서 시온의 운명을 되돌리실 제, 우리는 마치 꿈꾸는 이들 같았노라. 그때 우리 입은 웃음으로, 우리 혀는 환성으로 가득하였노라. ◎
○ 그때 민족들이 말하였도다. “주님께서 저들에게 큰일을 하셨구나.” 주님께서 우리에게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노라. ◎
○ 주님, 저희의 운명을, 네겝 땅 시냇물처럼 되돌리소서.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거두리이다. ◎
○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이, 곡식 단 들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

제2독서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31ㄴ-39
형제 여러분, 31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을 누가 고발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34 누가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35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36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저희는 온종일 당신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처럼 여겨집니다.”
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39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1베드 4,14
◎ 알렐루야.
○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너희는 행복하리니, 하느님의 성령께서 너희 위에 머물러 계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3-26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가 순교자들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고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교회가, 주님의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서 주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느끼며, 그 사랑을 전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선교사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낯선 곳에서 고생하는 선교사들을 돌보시어, 그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어려움을 잘 이겨 내게 하시고,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을 올바로 전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
3.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버림받은 채 외로이 살아가는 이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주님께서 몸소 보살펴 주시고, 저희가 그들을 돕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께 드리는 사랑임을 깨달아, 진정한 이웃으로서 그들과 함께하며 도울 수 있도록 저희 마음을 이끌어 주소서. ◎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순교자의 후손임을 자랑하는 저희가 한 형제로서 서로 믿으며 사랑하게 하시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이웃에게 그리스도를 증언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
+ 주님, 순교자들과 같은 꿋꿋한 신앙을 간절히 바라는 자녀들의 기도를 너그러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 백성이 드리는 봉헌을 자비로이 받아 주시고, 복된 순교자들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 자신을 주님께 맞갖은 제물로 바치며 온 세상 사람들의 구원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마태 10,32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누군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를 졌습니다. 누군가 우리 가족을 위하여 순교자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를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우리가 순교자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럴 수 있는 힘을 청해야겠습니다. 순교자들의 용기와 결단을 묵상하며 한 주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아버지, 거룩한 순교자들의 축제를 지내며 용사들의 음식으로 힘을 얻고 주님께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도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오늘의 묵상

순교란 신앙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행위입니다. 굳건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믿음입니다. 죽음 다음에는 분명 내세가 있다는 믿음입니다. 순교자들은 그러한 믿음을 지녔기에 기꺼이 순교할 수 있었습니다. 고문과 협박에도 인내할 수 있었습니다. 믿음은 힘을 줍니다. 확실한 믿음일수록 주님의 은총도 확실하게 함께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순교자가 처음부터 그러한 믿음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배교했다가 다시 순교한 분들도 많습니다. 믿음과 용기는 기도와 희생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순교자들은 죽음의 자리에서도 기도했고, 동료들을 위하여 빌었습니다. 그들의 청원을 어찌 주님께서 외면할 수 있으셨겠습니까?
목숨을 바치는 것만이 순교는 아닙니다. 오늘날의 순교는 본능의 유혹 앞에서 참는 것을 뜻합니다. 가족을 위하여 희생으로 견디어 내는 것을 뜻합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사랑으로 참아 낸다면 아무리 작은 노력이라도 훌륭한 순교가 됩니다.
기록을 남기지 않은 순교자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분들은 그러한 일에 관심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순교자들의 삶도 깊이 묵상해야겠습니다. 우리 역시 그분들처럼 초연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