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09년 12월 25일 금요일

[(백)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오늘 전례

<예수 성탄 대축일에 모든 사제는 세 대의 미사를 거행하거나 공동 집전할 수 있다. 다만, 제때에 그 미사를 드려야 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예수 성탄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포대기에 싸인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천사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그분께 다가가 평화와 기쁨을 청해야겠습니다. 올 한 해 우리를 힘들게 했던 곳에 아기 예수님의 축복을 청하면서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시편 2,7
주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참된 빛이신 그리스도의 광채로 이 거룩한 밤을 밝혀 주셨으니, 저희가 세상에서 이 빛의 신비를 깨닫고, 천국에서 그 빛의 기쁨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즐거움과 기쁨을 많게 하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평화를 주시어 원수들이 넘보지 못하게 하신다. 이제 한 아기가 그분의 이름으로 태어날 것이다. 평화의 군왕으로 오시는 분이시다(제1독서). 주님의 은총은 모든 이에게 나타났다. 그 은총은 믿는 이들을 경건하게 한다. 그리하여 불의에서 벗어난 생활로 인도한다. 모든 것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써 가능해진 일이다(제2독서).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로마 치하의 국민들에게 호적 등록을 명한다. 요셉과 마리아도 이 명령에 따라 베들레헴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수님을 낳았다. 구약의 예언이 이루어진 것이다. 미카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실 것을 선언했던 것이다(복음).

제1독서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9,1-6
1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2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사람들이 당신 앞에서 기뻐합니다, 수확할 때 기뻐하듯, 전리품을 나눌 때 즐거워하듯.
3 정녕 당신께서는 그들이 짊어진 멍에와, 어깨에 멘 장대와, 부역 감독관의 몽둥이를, 미디안을 치신 그날처럼 부수십니다.
4 땅을 흔들며 저벅거리는 군화도, 피 속에 뒹군 군복도 모조리 화염에 싸여 불꽃의 먹이가 됩니다.
5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 용맹한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리이다.
6 다윗의 왕좌와 그의 왕국 위에 놓인 그 왕권은 강대하고,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 그는 이제부터 영원까지, 공정과 정의로 그 왕국을 굳게 세우고 지켜 가리이다. 만군의 주님의 열정이 이를 이루시리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6(95),1-2ㄱ.2ㄴ-3.11-12.13(◎ 루카 2,11)
<선창자가 후렴을 선창하면 교우들은 후렴을 받아 반복한다.>
◎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셨다.
<이어지는 시편은 선창자가 하고 교우들은 후렴을 반복한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노래하여라, 온 세상아. 주님께 노래하 여라,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나날이 선포하여라, 그분의 구원을. 전하여라, 겨레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모든 민 족들에게 그분의 기적을. ◎
○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여라. 바다와 그 안에 가득 찬 것들은 소리쳐라. 들 과 그 안에 있는 것도 모두 기뻐 뛰고, 숲 속의 나무들도 모두 환호하여라. ◎
○ 그분이 오신다. 주님 앞에서 환호하여라. 세상을 다스리러 그분이 오신다. 그분은 누리를 의롭게, 민족들을 진리로 다스리신다. ◎

제2독서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2,11-14
사랑하는 그대여, 11 과연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12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 줍니다.
13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해 줍니다. 14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어,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루카 2,10-11 참조
◎ 알렐루야.
○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니, 오늘 구원자 주 그리스도가 태어나셨다.
◎ 알렐루야.

복음

<오늘 너희 구원자가 태어나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4
1 그 무렵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서 칙령이 내려, 온 세상이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다. 2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실시되었다. 3 그래서 모두 호적 등록을 하러 저마다 자기 본향으로 갔다.
4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을 떠나 유다 지방, 베들레헴이라고 불리는 다윗 고을로 올라갔다. 그가 다윗 집안의 자손이었기 때문이다. 5 그는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 등록을 하러 갔는데,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6 그들이 거기에 머무르는 동안 마리아는 해산 날이 되어, 7 첫아들을 낳았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8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다. 9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10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11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12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13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 …….” 구절에서 모두 고개를 깊이 숙인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세상의 어둠을 가르시고 구원의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 밤에, 모든 사람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하며 정성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구유에 누운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구세주를 보내 주셨으니, 교회가 힘없 고 보잘것없는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온 세상에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 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온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에게 큰 빛을 주셨으니, 저희가 불신과 분열의 어둠을 이기고 믿음과 평화가 가득한 밝은 세상을 이룩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3.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보잘것없이 여겨지던 양치기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먼저 알려 주셨듯이, 가난한 이들에게 성탄의 기쁨을 주시고, 저희를 깨우쳐 주시어 저희가 그들 안에서 주님을 알아 뵐 수 있도록 하시며,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이 기쁨을 더욱 키워 가 게 하소서. ◎
4. 새 영세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세례성사로 새롭게 태어난 새 영세자들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그들이 변하지 않는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본받아 충실히 살아가게 하소서. ◎
+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며 드리는 자녀들의 기도를 즐겨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오늘 인간의 본성이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과 결합되었으니, 이 축제의 제물을 기꺼이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이 거룩한 교환의 신비로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성탄 감사송: 195면 참조>
<제1 감사 기도에서는 성탄 고유 성인 기도>

영성체송

요한 1,14
말씀이 사람이 되셨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네.

영성체 후 묵상

▦ 이 밤 예수님께서는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조용히 오셨습니다. 그러고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돌아보면 올해도 힘든 한 해였습니다. 고통스러운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도움을 믿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님께 마음을 모아 평화와 기쁨의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우리 구세주의 성탄을 기쁘게 지내오니, 성자의 가르침대로 현세를 거룩히 살아, 마침내 영원히 주님과 함께 사는 행복에 이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오늘의 묵상

요셉과 마리아는 황제의 명령으로 호적 등록을 위해 본적지로 갑니다. ‘나자렛’을 떠나 남쪽의 ‘베들레헴’으로 간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머무를 때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베들레헴에서 ‘메시아’가 나타날 것이라는 구약의 예언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려 왔던 메시아의 탄생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거처를 구하지 못해 아기를 구유에 뉘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메시아임을 알아보는 ‘표지’가 됩니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이렇듯 세상에 오신 구세주의 첫 모습은 초라했고, 그분을 알아보는 목격자들 또한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너무 화려한 성탄절보다 소박한 성탄절을 ‘염두에 두어야’ 할 이유입니다.
모르는 새 우리는 ‘장식의 덫’에 빠져 있습니다. 내적 준비보다 외적 치장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본질보다 ‘겉모습’에 매달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믿음의 길은 겉모습이 좌우하지 않습니다. 내적 은총이 좌우합니다. 삶의 ‘껍데기’에 매달렸기에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소박한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 메시지를 주시고자 아기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오늘 밤은 복음의 목자가 되어 구유 앞으로 나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