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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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5일 목요일

[(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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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예전에는 ‘성모 영보 대축일’이라 했다. 영보(領報)란 교회의 특수 용어로, 천사가 예수님의 잉태를 성모님께 알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축일은 예수님의 탄생일(12월 25일)로부터 ‘아홉 달을 역산하여’ 3월 25일에 지내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여느 인간처럼 어머니 태중에서 아홉 달을 계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대축일이 널리 확산된 것은 8세기 이후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나자렛의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알립니다. 인류가 기다려 온 메시아의 출현을 알리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께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도 주님의 뜻에 온전히 따를 것을 약속하십니다. 하느님의 이끄심과 성모님의 순명을 묵상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히브 10,5.7 참조
주님이 세상에 오시어 말씀하셨다. 보소서, 하느님! 저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러 왔나이다.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말씀이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북쪽의 아람족이 이스라엘을 쳐들어오자 다윗 왕실은 흔들린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주님의 말씀으로 아하즈 임금을 위로한다. 이사야의 임마누엘 예언은 이때 등장한다.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제1독서). 황소와 염소의 피로 바치는 제사는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오셨다. 당신을 통해 새로운 제사를 완성하신 것이다. 모든 것은 아버지의 뜻이었다. 이제 모든 신앙인은 율법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한다(제2독서).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천사는 이렇게 인사한다. 기쁨의 이유가 은총이라는 말씀이다. 마리아께서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순명을 약속하신다. 주님의 이끄심을 믿으신 것이다(복음).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7,10-14; 8,10ㄷ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8,10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0(39),7-8ㄴ.8ㄷ-9.10.11(◎ 8ㄴ과 9ㄱ 참조)
◎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 당신은 희생과 제물을 즐기지 않으시고, 도리어 저의 귀를 열어 주셨나이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바라지 않으셨나이다. 제가 아뢰었나이다. “보소서, 제가 왔나이다.” ◎
○ “두루마리에 저의 일이 적혀 있나이다. 주 하느님, 저는 당신 뜻 즐겨 이루나이다. 당신 가르침 제 가슴속에 새겨져 있나이다.” ◎
○ 저는 큰 모임에서 정의를 선포하나이다. 보소서, 제 입술 다물지 않음을. 주님, 당신은 아시나이다. ◎
○ 당신 정의를 제 마음속에 감추어 두지 않고, 당신 진리와 구원을 이야기하며, 자애와 진실을 큰 모임에서 숨기지 않나이다. ◎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0,4-10
형제 여러분, 4 황소와 염소의 피가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5 그러한 까닭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6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8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9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10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14ㄱㄴ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 …….” 구절에서 모두 고개를 깊이 숙인다.>

예물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외아드님께서 사람이 되셨음을 기념하며 저희가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들이시고, 저희가 이 강생의 신비로 교회가 시작되었음을 깨달아, 믿음으로 그 신비를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강생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힘에 감싸여 사람들을 위하여, 사람들 가운데 탄생하시리라는 천사의 알림을 동정 마리아께서는 믿음으로 받아들이시고,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신 외아드님을 성령으로 잉태하시어 당신의 흠 없는 태중에 모셔 들이셨나이다. 이로써 이스라엘 후손들에게 하신 약속이 이루어지고, 모든 민족들이 기다려 온 구세주가 신비롭게 세상에 드러났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이사 7,14 참조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 가브리엘 천사는 성모님께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알립니다. 한 번도 상상해 보지 않았던 일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아무런 준비도 없었지만, 주님의 이끄심에 맡기십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후대의 신앙인들에게 깨우침을 남기는 기도입니다. 성모님의 결단과 순명을 묵상하며 도우심의 은총을 청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저희를 성찬의 상에 앉게 하셨으니, 저희 안에 참된 믿음을 키워 주시어, 동정녀에게서 사람이 되신 참하느님을 알아 뵙게 하시고, 그분 부활의 힘으로 영원한 기쁨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입니다. 기쁨의 이유를 ‘은총’이라 하고 있습니다. 은총이 가득하면 기쁨도 가득하다는 암시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다른 곳에서 기쁨을 찾습니다. 물질이 넘치고, 건강이 받쳐 주면 ‘자동적’으로 기쁘게 되는 줄 압니다. 하지만 ‘근본’은 은총입니다. 모든 것에 ‘앞서’ 은총이 있어야 함을 천사는 알려 주고 있습니다.
기도와 성사 생활에 힘쓰는 이들은 삶의 불가능을 차츰 ‘가능한 일’로 바라봅니다. 할 수 없다고 제쳐 두었던 일을 극복해 나갑니다. 하늘의 힘이 끌어 주시는 것이지요. 이러한 ‘체험 자체’가 은총입니다. 사업이든, 인간관계든 그렇게 해서 ‘생각도 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나아감을 보게 됩니다.
마리아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기에 삶이 바뀌십니다. 평소의 신앙생활이 어떠하셨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천사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세세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높으신 분의 힘’이 하시는 일이라고만 답합니다. 그러고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기를 가진 ‘엘리사벳’ 이야기를 합니다.
둘러보면 ‘하느님의 손길’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마리아께서는 순순히 응답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그렇게 응답하며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움직여 나가더라도 너무 서운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안에 담긴 ‘높으신 분’의 뜻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