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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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일 주일

[(백) 주님 봉헌 축일 (봉헌 생활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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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교회는 성탄 다음 40일째 되는 날, 곧 2월 2일을 예수 성탄과 주님 공현을 마감하는 주님 봉헌 축일로 지낸다. 이 축일은 성모님께서 모세의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시고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서 하느님께 봉헌하신 것을 기념한다. 예루살렘에서는 386년부터 이 축일을 지냈으며, 450년에는 초 봉헌 행렬이 여기에 덧붙여졌다. 6세기에는 시리아에서 이 축일이 거행되었고, 로마는 7세기 후반에 이를 받아들였다. 8세기 중반에는 ‘성모 취결례(정화) 축일’로 부르기도 하였는데, 18세기 프랑스 전례에서 ‘주님 봉헌’으로 바뀌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날을 ‘봉헌 생활의 날’로 제정하여, 자신을 주님께 봉헌한 수도자들을 위한 날로 삼았다. 이에 따라 교황청 수도회성은 해마다 맞이하는 이 봉헌 생활의 날에 모든 신자가 수도 성소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고, 봉헌 생활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권고한다.

초 축복과 행렬

제1양식: 행렬

1. 정해진 시간에 교우들은 소성당이나, 행렬하여 들어갈 성당 바깥 적당한 장소에 모인다. 교우들은 불을 켜지 않은 초를 손에 들고 있다.
2. 사제는 미사 때처럼 백색 제의를 갖추어 입고 복사들과 함께 나온다. 사제는 제의 대신에 카파를 입어도 된다. 카파는 행렬이 끝나면 벗는다.
3. 촛불을 켤 때에 다음 노래를 부른다.
◎ 보라, 우리 주님께서 능력을 지니고 오시어, 당신 종들의 눈을 밝혀 주시리라. 알렐루야.
<또는 다른 알맞은 성가를 부른다.>
4. 사제는 보통 때와 같이 교우들에게 인사하고, 아래와 비슷한 말로 오늘의 예식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고한다.
+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사십 일 전에 우리는 주님의 성탄 축제를 기쁘게 지냈습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봉헌되신 거룩한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예식으로 율법의 규정을 지키시고, 동시에 당신을 믿는 백성을 만나셨습니다. 성령의 감도를 받은 한나와 시메온 두 노인은 성전에 나와서, 성령의 비춤으로 주님을 알아 뵈옵고 기쁨에 넘쳐 증언하였습니다.
우리도 성령의 인도로 이 자리에 모여 왔으니, 하느님의 궁전에서 그리스도를 환영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오실 때까지는 빵을 쪼개어 나눔으로써 그분을 알아 뵈올 수 있을 것입니다.
5. 이 권고 다음에 사제는 두 손을 모으고 초를 축복한다.
+ 기도합시다.
모든 빛의 샘이시요 근원이신 하느님, 오늘 이교 백성을 비추시는 계시의 빛을 시메온에게 보여 주셨나이다. 주님께 간절히 청하오니, 이 초를 + 거룩하게 하시고, 이 초를 손에 들고 하느님의 이름을 찬미하는 백성의 정성을 굽어보시어, 현세에서 덕을 닦음으로써 마침내 꺼질 줄 모르는 영원한 빛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 아멘.

<또는>
+ 기도합시다.
영원한 빛이시며, 온 세상을 비추시는 하느님, 신자들의 마음을 밝혀 주시고 성전에서 이 초를 받는 저희가 마침내 주님의 영원한 빛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 아멘.

<사제는 말없이 초에 성수를 뿌린다.>
6. 그다음에 사제는 자기를 위하여 준비된 초를 받아 들고 행렬을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외친다.
+ 평화의 행렬로 주님을 환영합시다.
7. 행렬 때에 아래의 노래나 다른 알맞은 성가를 부른다.
◎ 그리스도는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시며, 주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시로다.
<이어지는 찬가는 선창자가 하고 교우들은 후렴을 반복한다.>
○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주님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시나이다.◎
○ 제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나이다. ◎
○ 이는 주님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이옵니다.◎
8. 행렬이 성당으로 들어갈 때에 미사의 입당송을 노래한다. 사제는 제대 앞에 이르러 몸을 굽혀 깊은 절로 경의를 표하고, 향을 사용하려면 이때 향을 드린다. 그다음에 자리로 가서, 행렬 때 카파를 사용했으면 그것을 벗고 제의로 갈아입는다. 대영광송을 노래한 다음에 본기도를 바친다. 그리고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미사를 계속한다.

제2양식: 장엄 입당식

9. 교우들은 손에 초를 들고 성당 안에 모인다. 사제는 백색 제의를 입고 복사들과 대표 교우들과 함께 문간이나 교우들이 예식을 잘 볼 수 있는 적당한 자리로 나온다.
10. 초 축복을 위하여 정해 놓은 자리에 사제가 도착하면 초에 불을 켜고 그동안 “보라, 우리 주님께서 …….”라는 노래나 다른 알맞은 성가를 부른다.
11. 그다음에 사제는 인사, 권고, 초 축복을 앞의 4-5항과 같이 한다. 그다음에 제대를 향하여 노래를 부르며 행렬을 한다(6-7항). 미사에 대해서는 8항의 규정을 지킨다.

오늘 전례
▦ 우리는 이월의 첫 주일을 주님 봉헌 축일 미사로 봉헌합니다. 요셉 성인과 성모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서 하느님께 봉헌하시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역시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도록 합시다. 우리 각자에 대한 주님의 부르심에 감사드리고, 또한 교회 안에서 각별한 봉헌의 삶을 선택한 수도자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자신의 소명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함께 기도해야겠습니다.

입당송

시편 48(47),10-11
하느님, 저희가 당신의 성전에서 당신의 자애를 생각하나이다. 하느님, 당신을 찬양하는 소리, 당신 이름처럼 땅끝까지 울려 퍼지나이다. 당신 오른손에는 의로움이 넘치나이다.
<대영광송>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하느님 앞에 엎드려 간절히 비오니, 사람이 되신 외아드님께서 오늘 성전에서 봉헌되셨듯이, 저희도 깨끗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저희 자신을 봉헌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말라키 예언자는 주님께서 당신의 사자를 보내실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는 주님의 길을 닦을 것이며, 레위의 자손들을 정화하여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물이 지난날처럼 주님의 마음에 들게 할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과 깊은 연대감을 지니고 계셨다. 그분께서는 죽음의 공포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시는 분이시다. 또한 대사제가 되시어 당신 백성의 죄를 속죄하시는 분으로, 유혹을 받는 이들을 도와주실 수 있다(제2독서).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려가 성전에서 주님께 봉헌한다. 시메온 예언자는 아이를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미한 뒤 어머니 마리아에게 이 아기가 많은 사람에게 반대받는 표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복음).

제1독서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 말라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4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너희가 좋아하는 계약의 사자, 보라, 그가 온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2 그가 오는 날을 누가 견디어 내며, 그가 나타날 때에 누가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제련사의 불 같고, 염색공의 잿물 같으리라. 3 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4 그러면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물이 옛날처럼, 지난날처럼 주님 마음에 들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4(23),7.8.9.10(◎ 10ㄴㄷ)
◎ 만군의 주님, 그분이 영광의 임금님이시다.
○ 성문들아,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일어서라. 영광의 임금님 들어가신다. ◎
○ 영광의 임금님 누구이신가? 힘세고 용맹하신 주님, 싸움에 용맹하신 주님이시다. ◎
○ 성문들아,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일어서라. 영광의 임금님 들어가신다. ◎
○ 영광의 임금님 누구이신가? 만군의 주님, 그분이 영광의 임금님이시다. ◎

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2,14-18
14 자녀들이 피와 살을 나누었듯이, 예수님께서도 그들과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15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6 그분께서는 분명 천사들을 보살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보살펴 주십니다.
17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자비로울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충실한 대사제가 되시어, 백성의 죄를 속죄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8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이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루카 2,32 참조
◎ 알렐루야.
○ 그리스도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요,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시네.
◎ 알렐루야.

복음

<제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2-40<또는 2,22-32>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22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23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24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25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26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27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28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29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30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31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32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34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35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36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37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38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39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성전에서 봉헌되신 예수님을 본받아 우리도 하느님 아버지 뜻에 맞갖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온 마음으로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세상 모든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주님의 진리를 거룩한 교회에 주셨으니, 교회가 어려운 현실에서도 더욱 용기를 내어 진리를 충실히 전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전쟁 중인 나라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하느님, 인종이나 종교 또는 영토 문제로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이 자신의 신념에 앞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먼저 생각하고, 서로 이해하고 화합함으로써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
3. 태아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부부의 사랑으로 잉태된 태아들은 주님의 귀한 선물이오니, 저희 가정과 사회가 태아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게 하시며, 태아의 생명을 침해하는 모자 보건법의 낙태 허용 조항이 하루빨리 삭제되게 하소서. ◎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정성을 다하여 주님께 나아가는 저희 공동체가 주님의 끝없는 사랑을 본받고, 저희가 머무는 이곳에서부터 주님의 사랑을 증언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 자녀들을 사랑으로 돌보시는 주님, 저희가 마음을 모아 겸손하게 드리는 이 기도를 너그러이 들어주소서.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세상을 구하려고 흠 없는 어린양으로 자신을 봉헌한 외아드님의 제사를 받아들이셨으니, 교회가 기쁨에 넘쳐 봉헌하는 이 예물도 기꺼이 받아들이소서. 성자께서는 …….

감사송

<주님 봉헌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영원하신 성자께서는 오늘 성전에서 봉헌되시어, 성령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영광과 다른 민족들의 빛으로 밝혀지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하느님께서 보내신 구세주를 기쁘게 맞이하며, 천사들과 성인들과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루카 2,30-31 참조
제 눈으로 주님의 구원을 보았나이다. 모든 민족들 앞에 마련하신 구원을 보았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께서는 아기 예수님을 주님께 봉헌하러 성전에 가셨다가, 평생 주님을 섬겨 온 두 예언자 시메온과 한나를 만나십니다. 시메온은 주님께 감사드리고 축복한 뒤 성모님께 예수님께서 걸으실 길을 예언하며, 성모님의 영혼이 예리한 칼에 찔리듯 고통스러우실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예수님의 길은 축복의 길이지만 그에 따른 수고와 고난이 함께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시메온의 기다림을 채워 주셨으니, 이 성체를 모신 저희가 주님의 은총을 풍부히 받고, 시메온이 죽기 전에 그리스도를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듯이, 저희도 기쁘게 주님을 맞이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젊은이들이 즐겨 부르는 『가톨릭 성가』 469번 ‘사랑하면 알리라’라는 젠 성가의 가사는 이러합니다.
“언제나 나는 물었다. 언제나 주께 물었다./ 세상은 사랑 찾는데 왜 고통이 있냐고?/ 오직 한마디 내게 주었네, 마치 물음에 답하듯이./ 사랑하라 알고 싶거든 빛이 솟음을 너 보리라./ 사랑하라 말해 주네. 사랑을 하면 알리라./ 사랑하라, 슬픔 가고 기쁨을 찾으리.”
오늘 주님 봉헌 축일에 교회는 ‘봉헌 생활의 날’을 지내며 주님께 봉헌된 삶을 선택한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들은 위 성가 가사처럼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찾고자 하는 이들입니다. 십자가의 주님께 세상의 모순과 고통의 무게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정직하고 강렬하게 물었던 이들입니다. 이들은 세상의 논리와 복음의 가르침 사이의 적당한 타협에 만족할 수 없는, 뜨거운 마음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진리에 대한 추구는 사랑의 선택 안에서만 그 참된 길을 발견하는 것임을 깨닫고 그 길을 걷기로 결심한 이들입니다.
독일에 머물렀던 시절, 오랜 숙고 끝에 봉헌의 삶을 선택한 한 분과 교분을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욕심과 바람이 아니라 오직 정직하게 ‘진리와 진실을 찾는 이’가 되기를 바라던 성실한 젊은이였습니다. 주님께서는 그에게 공동체와 이웃을 위한 사랑의 삶에 그토록 애타게 찾던 진리가 있음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많은 수도자가 자신의 서원을 더욱 새롭게 다지는 이 복된 날, 문득 자신의 응답의 결실에 감사하고 있을 그가 떠올랐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봉헌 생활의 길은 수도자들만이 아니라 조금은 다른 방식이지만 우리 모두에게도 주어져 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인생살이에서 실천할 사랑의 소명을 주님에게서 부여받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