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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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8일 주일

[(백) 부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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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성 요한 1세 교황 순교자 기념 없음

오늘 전례
▦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주님께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세상의 어떤 유혹과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의 길을 굳건히 따를 용기와 지혜를 청해야겠습니다. 또한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맞아 민주주의를 위하여 자신을 바친 모든 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억하며, 그 고귀한 희생이 우리 사회에서 정의와 평화와 화해로 열매 맺을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해야겠습니다.

입당송

시편 98(97),1-2 참조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주님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 정의 드러내셨네. 알렐루야.
<대영광송>

본기도

아버지, 저희 스승이며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으나, 아버지께는 살아 있는 값진 돌로 선택되셨으니, 저희도 성자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임금의 사제단, 거룩한 민족, 주님 영광의 성전이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교회 공동체가 커지자 사도들은 공동체 안에서 봉사할 사람 일곱을 뽑는다. 그들은 모두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였다. 이제 하느님의 말씀이 더욱 자라나면서 예루살렘 공동체가 점점 성장한다(제1독서). 교회의 기초와 사명에 대한 가르침이다. 주님께서는 살아 있는 돌이시다. 신앙인들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 쓰이도록 해야 하며,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어야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떠나시기에 앞서 그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당신을 통해서만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있으며, 당신께서 아버지 안에 계시고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계시다고 선언하신다(복음).

제1독서

<성령이 충만한 사람 일곱을 뽑았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6,1-7
1 그 무렵 제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배급을 받을 때에 홀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2 그래서 열두 사도가 제자들의 공동체를 불러 모아 말하였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3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4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5 이 말에 온 공동체가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인 스테파노, 그리고 필리포스, 프로코로스, 니카노르, 티몬, 파르메나스, 또 유다교로 개종한 안티오키아 출신 니콜라오스를 뽑아, 6 사도들 앞에 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7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나, 예루살렘 제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사제들의 큰 무리도 믿음을 받아들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33(32),1-2.4-5.18-19(◎ 22 참조)
◎ 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자애를 베푸소서.
(또는 ◎ 알렐루야.)
○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환호하여라. 올곧은 이에게는 찬양이 어울린다. 비파 타며 주님을 찬송하고, 열 줄 수금으로 찬미 노래 불러라. ◎
○ 주님의 말씀은 바르고, 그 하신 일 모두 진실하다. 주님은 정의와 공정을 좋아하시네. 그분의 자애가 온 땅에 가득하네. ◎
○ 보라, 주님의 눈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당신 자애를 바라는 이들에게 머무르신다. 죽음에서 그들의 목숨 건지시고, 굶주릴 때 살리려 하심이네. ◎

제2독서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입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2,4-9
사랑하는 여러분, 4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5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6 그래서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라, 내가 시온에 돌을 놓는다. 선택된 값진 모퉁잇돌이다. 이 돌을 믿는 이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7 그러므로 믿는 여러분에게는 이 돌이 값진 것입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하는 그 돌이며, 8 또한 "차여 넘어지게 하는 돌과, 걸려 비틀거리게 하는 바위"입니다. 그들은 정해진 대로, 말씀에 순종하지 않아 그 돌에 차여 넘어집니다.
9 그러나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4,6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 알렐루야.

복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1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2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3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4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5 그러자 토마스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외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 주시어 참사랑을 깨닫게 해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며 간절한 바람을 아룁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의 샘이신 주님, 교회를 주님의 사랑으로 이끌어 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생명의 말씀을 믿고 실천하며, 언제나 어디서나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먼저 돌보는 교회가 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진리와 자유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민주주의의 참된 실현을 위하여 자신을 바친 사람들을 기억하며 기도하오니, 그들에게 주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이 밑거름 되어 이 땅에 주님의 정의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
3. 부모와 교육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한 스승이신 주님, 교육 주간을 맞아 기도하오니, 부모와 교육자들에게 참된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그들이 자녀와 학생들에게 인간의 존엄을 깨우치며 삶의 길잡이가 되게 하소서. ◎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께서는 저희 가정을 성가정으로 이끄시고자 주님의 사랑으로 보호하시니, 저희 가족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 언제나 저희를 지켜보고 계시는 주님, 주님을 굳게 믿으며 드리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미처 청하지 못한 은혜도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하느님, 이 거룩한 교환의 제사로, 한 분이시며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과 저희를 하나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거룩한 진리를 깨닫고 삶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파스카의 신비>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즐거워하며, 하늘의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요한 15,1.5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 미사의 중심을 이루는 성체성사는 '아남네시스'(anamnesis), 곧 '기억'의 성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 제사와 최후의 만찬에서 당신의 몸과 피를 유산으로 남겨 주신 그 사랑을 기억하고 현재화하는 것은 우리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러기에 성체성사를 살아가는 삶은 사회적 불의에 희생된 이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합니다. 망각과 왜곡이 아닌 진심 어린 기억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고통과 상처가 치유되고 승화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몇 달 전 벗들과 처음으로 대만을 여행하였습니다. 관광지 가운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 '지우펀'이라는 옛 광산 마을입니다. 바다가 멋지게 내려다보이는 높은 지대에 옛 골목과 집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풍치가 그윽한 곳입니다. 전통 찻집에서 좋은 사람들과 우롱차를 마시며 창밖으로 바라본, 막 해가 질 무렵의 바다 경치는 절경이었습니다. 또한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면서 등이 하나씩 켜지는 골목길은 낭만적이면서도 정취가 배어 있었습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지우펀에 가고 싶었던 것은 대만의 역사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의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제주 4·3 사건'이나 '5·18 민주화 운동'의 비극과도 비교되는 대만의 '2·28 사태'를 주제로 한 이 영화를 1990년 극장에서 본 기억이 매우 큰 체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지우펀 마을은, 시대의 폭력으로 고통 받고 희생되었으나 이제 숭고한 희생자로 기억되는 사람들의 삶의 자리였습니다.
지금 그곳은 아름다운 관광지로, 느긋한 분위기의 차 한 잔이 어울리고 젊은이들의 즐거운 수다가 골목을 채우는 곳입니다. 그래도 가끔은 여기저기서 '비정성시'란 현판을 보기도 합니다.
때가 차서 지난날의 비극의 흔적이 현재의 행복에 자리를 내놓는 것은 순리일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비극을 망각하고 왜곡하는 것이 지금 행복을 가져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일 것입니다. 기억의 맥박을 잃지 않는 것이 오히려 희생의 자리에서 생명과 번영을 길어 낼 수 있는 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기억하는 것이 폭력의 악순환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의 열매를 맺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980년의 광주를 민족의 십자가로 기억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억만이 화해와 생명을 가능하게 합니다. 기억하지 않는다고 비극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폭력이 순환할 수 있는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김준태 시인의 '아 광주여! 민족의 십자가여!'의 한 대목을 떠올리며 민족의 십자가 광주를 기억합니다.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죽음과 죽음을 뚫고 나가/ 백의의 옷자락을 펄럭이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이 나라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타 언덕을 다시 넘어오는/ 이 나라의 하느님 아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