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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7일 화요일

[(백)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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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16세기 중엽 오스만 제국(현재의 터키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제국)은 세력 확장을 위하여 유럽을 침공하였다. 1571년 10월 7일 그리스도교 연합군은 그리스의 레판토 항구 앞바다에서 벌인 ‘레판토 해전’에서 이슬람 제국을 무찔렀다. 이 전투의 대승은 묵주 기도를 통한 성모님의 간구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 덕분이라 여기고, 이를 기억하고자 비오 5세 교황은 ‘승리의 성모 축일’을 제정하였다. 훗날 ‘묵주 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이 바뀌었다.

입당송

루카 1,28.42 참조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본기도

주님, 천사의 아룀으로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알았으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들으시어,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경위를 말하며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던 자신의 모습을 고백한다. 그는 회심 뒤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그리스도를 계시해 주셨음을 깨닫는다(제1독서). 시중드는 데에 열심인 언니 마르타와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데 집중하는 동생 마리아의 모습이 대비된다. 불평하는 마르타에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에 대한 경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이르신다. 그분의 말씀은 현세의 모든 일보다 더 중요하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해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1,13-24
형제 여러분, 13 내가 한때 유다교에 있을 적에 나의 행실이 어떠하였는지 여러분은 이미 들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교회를 몹시 박해하며 아예 없애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14 유다교를 신봉하는 일에서도 동족인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보다 앞서 있었고, 내 조상들의 전통을 지키는 일에도 훨씬 더 열심이었습니다.
15 그러나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시어 당신의 은총으로 부르신 하느님께서 기꺼이 마음을 정하시어, 16 내가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해 주셨습니다. 그때에 나는 어떠한 사람과도 바로 상의하지 않았습니다. 17 나보다 먼저 사도가 된 이들을 찾아 예루살렘에 올라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마스쿠스로 돌아갔습니다.
18 그러고 나서 삼 년 뒤에 나는 케파를 만나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 보름 동안 그와 함께 지냈습니다. 19 그러나 다른 사도는 아무도 만나 보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형제 야고보만 보았을 뿐입니다. 20 내가 여러분에게 쓰는 이 글은 하느님 앞에서 말합니다만 거짓이 아닙니다.
21 그 뒤에 나는 시리아와 킬리키아 지방으로 갔습니다. 22 그래서 나는 유다에 있는 그리스도의 여러 교회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3 그들은 “한때 우리를 박해하던 그 사람이 지금은 자기가 한때 그렇게 없애 버리려고 하던 믿음을 전한다.”는 소문만 듣고 있었습니다. 24 그리고 그들은 나 때문에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39(138),1-3.13-14ㄱㄴ.14ㄷ-15(◎ 24ㄴ 참조)
◎ 주님, 영원한 길로 저를 이끄소서.
○ 주님, 당신은 저를 살펴보시고 잘 아시나이다. 앉으나 서나 당신은 저를 아시고, 멀리서도 제 생각 알아차리시나이다. 길을 가도 누워 있어도 헤아리시니, 당신은 저의 길 모두 아시나이다. ◎
○ 당신은 제 오장육부를 만드시고, 어미 배 속에서 저를 엮으셨나이다. 오묘하게 지어 주신 이 몸, 당신을 찬송하나이다. 당신 작품들은 놀랍기만 하옵니다. ◎
○ 제 영혼이 잘 아나이다. 제가 남몰래 만들어질 때, 땅속 깊은 곳에서 짜일 때, 제 뼛속까지 당신께 드러났나이다. ◎

복음 환호송

루카 11,28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38-42
그때에 38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39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41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42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기도

주님, 정성껏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어, 저희가 합당하게 성자의 신비를 기념하며, 그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

감사송

<어머니이신 마리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평생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 ( ) 축일에 아버지를 찬미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성모께서는 성령으로 인하여 외아들을 잉태하시고, 동정의 영광을 간직한 채, 영원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의 무리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영광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함께 기쁨에 넘쳐 찬미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루카 1,31 참조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이 성사로 성자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는 저희가 성자의 고난에 참여하여, 그 기쁨과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시월은 ‘묵주 기도 성월’입니다. 가을이 무르익는 이 아름다운 계절의 저녁나절에 성모님과 함께 묵주 기도의 ‘장미 꽃다발’을 주님께 찬찬히 올리면, 마치 종이에 물이 배어들 듯 마음을 감싸는 평화와 위로를 느낄 것입니다.
묵주 기도는 교회의 삶에서 마치 공기와도 같습니다. 할머니들이 기도하며 끊임없이 돌리는 묵주의 마디마디가 교회를 지탱하고, 자식과 손자들의 삶이 엇나가는 것을 막아 주며, 사제와 수도자들이 비틀거리더라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본분을 다하도록 힘과 용기를 주고 있음을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실감합니다.
또한 묵주 기도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늘 간직해야 하는 삶의 지지대이자 나침반과도 같습니다. ‘나가사키의 성자’라 불리는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책 『로사리오의 기도』를 보면, 그가 원자 폭탄으로 죽은 부인을 뒤늦게 발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읽을 때마다 부부의 깊은 사랑과 전쟁의 비극, 인생의 무상함 등을 떠올리게 하는 숙연한 장면이지만, 또한 묵주 기도가 한 신앙인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온통 잿더미였다. 나는 금방 발견했다, 부엌이 있던 자리에 남아 있는 검은 덩어리를. 그것은 탈 대로 타 버리고 남은 골반과 요추였다. 곁에 십자가가 달린 로사리오의 사슬이 남아 있었다. 불에 탄 양동이에 아내를 주워 담았다. 아직 따뜻했다. 나는 그걸 가슴에 안고 묘지로 갔다.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죽어 버려 저녁 해가 비치는 잿더미 위에 같은 모양의 까만 뼈가 여기저기 점점이 보였다.”
묵주 기도는 우리의 삶을 은총으로 수놓으며 지상의 마지막 순간까지 동반할 것입니다. 묵주를 손에 쥐고 ‘성모님과 함께’ 산책하며 기도를 올리는 것만큼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일도 드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