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자료실

구분 성인명     축일 신분 지역명 검색
김대건 안드레아(9.20)

김대건 안드레아(9.20) 기본정보 [기본정보] [사진/그림] [자료실] 인쇄

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김대건 안드레아 (金大建 Andrew)
축일 9월 20일
성인구분 성인
신분 신부, 순교자
활동지역 한국(Korea)
활동연도 1821-1846년
같은이름 김 안드레아, 김안드레아, 안드레아스, 앙드레, 앤드루, 앤드류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우리들의 신부님 김대건 안드레아11: 사랑으로써 한몸 한마음이 됩시다
이전글 김대건을 따라 걷다: 청년 김대건과 함께 걷고 순교자 김대건을 마음에 담자
다음글 바오로의 회심과 선교 이야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19 조회수73 추천수0

[빛과 소금] 우리들의 신부님 김대건 안드레아 (11) 사랑으로써 한몸 한마음이 됩시다

 

 

김대건 신부를 어떻게 처리할까를 놓고 조정에서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심문 과정에서 뛰어난 어학 실력과 지리학자로서의 안목이 확인되어 사형시키기엔 아깝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마침 그 무렵 프랑스 군함 세 척이 서해상에 나타났습니다. 그 배에는 김대건 신부와 안면이 있는 세실 제독이 타고 있었습니다. 조선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제독은 임금에게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당신네 나라에서는 외국인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금하는 모양이오. 가끔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중국인이나 일본인은 잘 보호하여 본국으로 돌려보내면서 우리 프랑스 신부들은 왜 그렇게 참혹하게 죽였는지 묻고 싶소. 신부들은 포교를 했을 따름 당신네 나라에 해 끼치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말이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엄중 경고하오.”

 

편지의 말미에는 답신을 받으러 다시 오겠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함대의 출현이 김대건 신부의 처형을 앞당기게 됩니다. 이 편지에 자극받은 대신들이 들고일어나 국법으로 김대건을 다스려야 한다고 연일 주장했습니다. 대신들이 엄벌을 주장한 이유는 천주교 전교보다는 나라의 허락 없이 국경을 몇 차례 넘나들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헌종은 김대건이 쓰임새가 있는 아까운 인물임을 알고는 사형은 면하게 해주고 싶었지만 대신들의 열화 같은 주장을 꺾을 수 없어 ‘김대건의 군문효수형을 시행’할 것을 명합니다. 목을 베어 장대 끝에 매달아 만인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벌이었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옥졸을 통해 자신의 죽음이 임박한 것을 알고는 종이와 붓과 먹을 구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먼저 주교에게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저는 감히 주교님께 저의 어머니를 부탁합니다. 어머니는 10년 동안 저를 못 봤는데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또다시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간구하오니 슬픔에 잠길 제 어머니를 잘 위로하여 주십시오.”

 

그러고는 이 땅의 교우들에게 남기는 아주 긴 편지를 씁니다. 1846년 8월 29일이었습니다. 옥 안은 열기가 꽉 들어차 있어 땀이 이마와 가슴팍에서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이 고별사는 횡성 풍수원 성당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남아 있는 신부님의 서한 중 21번째 마지막 것입니다.

 

“우리 벗님들! 생각하고 생각해 봅시다. 하느님께서 처음에 천지만물을 제자리에 놓으시고, 그 가운데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만드시어 세상에 내놓으신 뜻을 생각해 봅시다. 온갖 세상일을 곰곰이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것이 많습니다. 이같이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 번 태어나서 우리를 내신 주님을 알지 못한다면 태어난 보람이 없고, 살아 있더라도 가치 없는 것입니다. (중략) 내가 세상을 떠나는 것에 어찌 거리낌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곧 여러분에게 나보다 더 착실한 목자를 보내주실 테니, 부디 서러워하지 말고 사랑으로써 한몸 한마음이 됩시다. 죽은 후에 하느님 앞에서 만나 길이 복을 누리기를 천 번 만 번 바랍니다.”

 

긴 편지를 다 쓴 김대건 신부는 탈진하여 감옥 바닥에 큰대자로 드러누웠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의무를 다했다는 생각에 마음은 기쁨과 안도감으로 차올랐습니다. 두 눈가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2021년 9월 19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이동 인천주보 3면, 이승하 프란치스코(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Total 0 ]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