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Armenia)의 니코폴리스(Nicopolis)에서 태어난 침묵의 성 요한(Joannes Silentiarius)은 걸출한 부모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양친이 사망하자 18세의 나이로 수도원을 짓고 10명의 동료들과 함께 은둔 생활을 시작하였다. 나이 어린 그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이 공동체는 열심한 생활과 꾸준한 노동을 실천함으로써 그의 성덕과 지도력이 곧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세바스테(Sebaste)의 대주교로부터 아르메니아 지방 콜로니아(Colonia)의 주교로 임명되었는데 그 자신은 끝까지 반대하였다. 28세의 나이로 주교가 된 그는 9년 동안 주교직을 성실히 수행하였으나 은수자 생활에 대한 미련 때문에 주교직을 사임하고는 조용히 예루살렘(Jerusalem)으로 갔다고 한다. 그는 어느 날 밤 기도하던 중에 공중에서 밝은 십자가를 보았는데, 그 십자가에서 '너는 이 빛을 따르라'는 소리를 듣고 성 사바 수도원으로 갔다. 그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차리고 그곳에 순례자 숙소를 지어 봉사하면서 항상 주님만 바라보고 살기 위하여 침묵하며 살았다. 그는 모든 봉사를 그리스도께 직접 하는 것으로 여겼고, 무슨 일이든지 일 자체보다는 하느님 사랑을 지키기 위하여 침묵하였다고 한다. 그는 성 사바(Sabas, 12월 5일)와 함께 40년을 살았다. 그러므로 그는 9년간의 주교직을 제외하면 76년간 은수자로서 고독한 삶을 통하여 하느님만을 관조하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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