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케빈은 아일랜드의 더블린(Dublin) 근교에서 아버지 코엠록(Coemlog)과 어머니 코에멜(Coemell) 사이에서 출생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출생 연도나 날짜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후대에 작성된 전기에 따르면 그는 고대 아일랜드의 다섯 부족 왕국의 하나인 렌스터(Leinster)의 화이트 파운틴(White Fountain) 성채에서 왕족 출신으로 태어났다. 그는 성 크로난(Cronan, 4월 28일)에게 세례를 받고, 콘월(Cornwall)의 성 페트록(Petroc, 6월 4일) 수도원장에게 교육을 받았다. 12살 무렵부터는 더블린 근처 킬나마나(Kilnamanagh) 수도원에서 세 명의 수도자들로부터 기초 학문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수도자의 삶을 받아들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 후 그는 위클로주(Wicklow州)의 블레싱턴(Blessington) 근처에 있는 홀리우드(Hollywood) 광야에서 생활하다가 제자로 받아주길 청하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글렌달로그(두 개의 호수가 만나는 계곡이라는 뜻)의 작은 언덕 위에 골방을 짓고 숨어 지냈다. 그러나 사람들의 요구를 더는 물리칠 수 없어 570년에 수도원을 짓고 원장이 되었다. 그리고 수도원 가까운 곳에 작은 목조 성당도 마련하였다. 그가 수도원장으로 있는 동안 글렌달로그 수도원은 아일랜드 수도 생활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 수도원을 모원(母院)으로 하는 여러 수도원이 설립되면서 수도원의 토대가 굳건해지자 그는 다시금 은수 생활로 돌아갔다. 하지만 수도자들의 간절한 청을 물리칠 수 없어서 4년 만에 다시 글렌달로그 수도원으로 돌아와 지내다가 622년 6월 3일 선종하였다. 그의 유해는 성당 가까운 곳에 안치되었다가 나중에 계곡 상류 쪽 호수 위에 있는 한 천연 동굴로 옮겨졌다. 성 케빈의 유해가 모셔진 그 동굴은 ‘성 케빈의 침상’(St. Kevin’s Bed)으로 불리며 유명한 순례지 중 하나가 되었다. 성 케빈은 더블린의 수호성인으로서 아일랜드의 대표적 수호성인인 성 파트리치오(Patricius, 3월 17일), 킬데어(Kildare)의 성녀 브리지다(Brigida, 2월 1일), 이오나(Iona)의 성 골룸바(Columba, 6월 9일)에 이어 그 이름이 언급될 만큼 큰 공경을 받고 있다. 성 케빈은 영어식 이름인데, 라틴어로는 성 코임게누스(Coemgenus, 또는 코임제노, 켐제노)라고 부른다. 성 케빈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큰 사랑과 공경을 받은 데는 그와 관련된 많은 전설적 이야기가 영향을 끼쳤다. 그는 특히 동식물과 소통하는 능력이 탁월해 짐승들과 새들의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수도원이 자리한 호수 주변에 살던 수달이 그에게 물고기 잡아다 주어 수도자들의 양식을 보태주었고, 그가 두 팔을 펼치고 기도할 때 블랙버드(Common blackbird, 지빠귀과의 한 종류인 검은새) 한 마리가 날아와 그의 손에 알을 낳자 그 알이 부화할 때까지 자세를 유지한 채 계속 기도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 외에도 동물과 관련한 많은 전설적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고, 교회 미술을 통해서도 그러한 이야기들이 종종 묘사되곤 한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전통적으로 아일랜드에서 그를 기념하던 6월 3일 목록에 성 케빈의 이름을 추가하면서 아일랜드 글렌달로그 수도원의 대수도원장인 성 케빈이 그곳에서 수많은 수도자의 아버지이자 지도자로서 살았다고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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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성인명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수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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