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순교록”은 11월 13일 목록에서 아프리카에서 순교한 에스파냐 출신 순교자들에 대해 전해주었다. 그들의 이름은 성 아르카디오(Arcadius), 성 파스카시오(Paschasius), 성 프로부스(또는 프로보), 성 에우티키아노(Eutychianus) 그리고 성 파스카시오와 성 에우티키아노의 형제로 아직 어린 소년이었던 성 파울릴로(Paulillus)로 알려졌다. 전승에 따르면 성 파울릴로를 제외한 네 명은 반달족(Vandans)의 왕이자 아리우스 이단(Arianism)을 추종하는 가이세리크(Gaiseric)의 군대에서 복무했는데, 아리우스파를 따르라는 왕의 명령을 거부해 아프리카로 추방되었다. 그들은 아리우스 이단에 굴복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추방되어 잔인한 고문을 받고 순교하였다. 그들은 아마도 오늘날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수도인 튀니스(Tunis)에서 순교한 것으로 보인다. 성 파스카시오와 성 에우티키아노의 형제로 어린 소년이었던 성 파울릴로는 가이세리크 왕으로부터 가톨릭 신앙을 포기하고 아리우스파가 되도록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 그러나 박해의 상황에서 어린 성 파울릴로의 굳건한 신앙은 더욱 빛을 발하였다. 결국 끝까지 신앙을 지킨 성 파울릴로는 오랫동안 매를 맞고 가장 비참한 곳에서 노예로 사는 형벌을 받았다. 성 파울릴로는 노예 생활에 지쳐 오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성 아르카디오와 함께 순교자로서 공경을 받았다. 성 아르카디오가 감옥에 갇혔을 때 키르타(Cirta, 오늘날 알제리 북동부의 콘스탄틴[Constantine])의 주교인 안토니누스 호노라투스가 쓴 편지에서 묘사된 바에 따르면, 성 아르카디오는 기혼자로 가족이 있고 상당한 재산을 소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리우스 이단을 거부하고 니케아 신경을 고수해 투옥되고 고문을 당한 후 순교하였다. 옛 “로마 순교록”과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 모두 11월 13일 목록에서 아프리카에서 순교한 성 아르카디오와 그 동료 순교자들에 대해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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