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초 오스나브룩크 대성당 곁에는 어느 은수자의 움막이 있었는데, 이 움막에는 성당의 제대만을 겨우 넘겨다 볼 수 있는 조그마한 창이 한 개 나 있었다. 이 좁은 공간에서 22년 동안 은수자로 살았던 분이 곧 라이네리우스(Rainerius, 또는 라이네리오)인데, 밀폐된 작은 공간에 사는 사람이란 뜻으로 '인클루수스'(Inclusus)라는 별명으로 불리었다. 그는 일생동안 겨우 몇 마디의 말만 했다고 하는데, 그의 이런 모습 때문에 수많은 죄인들이 회개하고 개종하였다. 어릴 때 그는 거친 옷을 입고 정기적으로 편태를 했다. 왜 그토록 자신을 학대하느냐고 누가 물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태연히 말했다고 한다. 일요일, 화요일, 목요일에는 빵과 채소를 먹고, 월요일과 수요일, 토요일에는 빵과 하찮은 음료, 그리고 금요일에는 빵과 물만 먹었다. 그는 매일 시편을 낭송하고 산 자와 죽은 자를 위하여 기도하였으며, 축일 외에는 절대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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