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에 의하면 성 롱기누스(또는 론지노)는 빌라도 총독의 지시를 받고 예수님께서 매달린 십자가 곁에 서 있다가 창으로 주님이 옆구리를 찌른 군인으로 주님의 상처에서 피와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본 사람이다(요한 19,34). 예수님의 오상(五傷) 가운데 창에 찔려 마지막으로 생긴 다섯 번째 상처 이야기는 공관 복음서에는 나오지 않고 오직 요한 복음서에만 나온다. 그리고 복음서 어디에서도 그 군사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예수님을 찌른 군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때 그분을 지키고 있던 다른 이들과 함께 지진과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두려워하며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하고 말한 백인대장이라고 한다(마태 27,54). 마르코 복음서에서 백인대장은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15,39)라고 말했고, 루카 복음서에서는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23,47)라고 말하며 그 모든 일을 직접 지켜본 사람으로 나온다. ‘롱기누스’(Longinus)라는 이름도 “빌라도 행전”(Acta Pilati)으로도 알려진 “니코데모 복음서”(Evangelium Nicodemi)라는 외경(外徑)에서 처음 나왔다. 학자들은 대체로 그 이름이 요한 복음 19장 34절에서 ‘창’을 뜻하는 그리스어(Lonche) 단어가 라틴어로 바뀌면서 나온 이름으로 보고 있다. 이 외경은 그 외에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두 명의 죄수 이름도 성 디스마(Dismas, 3월 25일)와 게스타스(Gestas)라고 알려주었다. 성 론지노가 신앙을 갖게 된 계기나 기적 이야기 등은 13세기 제노바(Genova)의 주교이자 연대기 작가인 복자 야고보 데 보라지네(James de Voragine, 7월 13일)가 편집한 “황금 전설”(Legenda Aurea, Golden Legend)이 여러 전설을 정리해서 전해주었다. 그에 따르면 성 론지노는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른 군인들의 백인대장으로 그 모든 것을 본 후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된 것은 나이 들어 병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을 때 예수님을 찔렀던 ‘창’에서 흘러내린 피를 눈에 갖다 대자 즉시 시력이 회복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후 그는 군인 생활을 그만두고 사도들의 제자가 되었고, 카파도키아(Cappadocia)의 카이사레아(Caesarea)로 가서 28년 동안 수도승 생활에 전념하며 많은 사람을 그리스도교로 개종시켰다. 그러다가 박해를 맞이했는데, 지방 장관은 우상 숭배를 거부하는 성 론지노의 이를 뽑고 혀를 자르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그의 선교를 중단시킬 수는 없었다. 오히려 성 론지노는 도끼를 들고 이교도의 신상을 부수며 “이것이 무슨 신들인가!” 하며 외쳤다. 우상이 부서지면서 쏟아져 나온 마귀들이 지방 장관을 사로잡아 그의 눈을 멀게 했다. 성 론지노는 자기가 죽어야 나을 것이라 했는데, 그 말대로 그가 참수형을 당해 순교한 후 지방 장관의 시력이 회복되었다. 그 일로 인해 지방 장관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고 선행을 실천하며 남은 생애를 살았다고 한다. 그의 유해는 그가 십자가 아래서 모은 그리스도의 피를 담은 유물과 함께 이탈리아 롬바르디아(Lombardia) 지방 만토바(Mantova)의 성 안드레아 대성당에 모셔져 성인으로 공경을 받아왔다. 그 외에도 여러 지방, 여러 성당에서 그의 유물을 보존하며 공경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 등에서 그는 일찍부터 성인이자 순교자로서 공경을 받았다. 옛 “로마 순교록”은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3월 15일 목록에서 창으로 주님의 옆구리를 찔렀다고 전해지는 군인인 성 론지노가 카파도키아의 카이사레아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주었다. 1969년 로마 보편 전례력 개정 이후 그의 축일은 동방 정교회와 같은 10월 16일에 기념하게 되었는데,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도 그날 목록에서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주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찔렀던 군인으로 공경받는 성 론지노를 기념한다고 짧게 기록하였다. 카이사레아에서의 수도 생활이나 순교에 관한 전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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