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페트루스(Petrus, 또는 베드로)는 1205년경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Veneto) 지방의 베로나에서 당시 성행하던 카타리파(Cathari) 이단에 빠진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카타리파 이단은 새로운 마니교적 이단으로 세상의 모든 물질은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지 않았기에 악하다고 보았고, 영혼을 물질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을 최고의 이상으로 삼았다. 다행히도 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어린 시절 가톨릭 학교에 들어가 사제로부터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는 사도신경(Symbolum Apostolicum)에 나오는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는 15살 때 유럽 최초의 대학인 볼로냐(Bologna) 대학교에 들어가 공부하면서 비로소 모든 의심을 없애고, 성 도미니코(Dominicus, 8월 8일)가 설교자회(Ordo Fratrum Praedicatorum, O.P.)를 설립한 후 자연스럽게 도미니코 수도회 수도자들과 접촉하면서 수도원에 입회하게 되었다. 그는 1221년 수도회 설립자인 성 도미니코에게 직접 수도복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1221년 8월 6일 볼로냐의 수도원에서 성 도미니코가 선종하자 성 베드로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는 모든 면에서 사부이신 성 도미니코를 본받으려는 목표를 세우고, 기도하고 금식하며 공부하고 병자를 돌보며 겸손한 삶을 실천했다. 사제품을 받은 후 그는 롬바르디아(Lombardia) 전역을 누비며 뛰어난 설교가로 활동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이단의 거짓된 가르침으로 인해 사람들이 겪게 되는 위험에 대해 가까이서 보았기에 더욱 열정적으로 진리를 선포하였다. 그는 카타리파 이단에 빠진 이들과 맞서며 그들의 개종을 이끌었다. 교황 그레고리오 9세(Gregorius IX)는 1234년에 그를 밀라노(Milano) 지역의 종교재판관으로 임명하였다. 그는 이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동시에 볼로냐(Bologna), 크레모나(Cremona), 라벤나(Ravenna), 제노바(Genova), 베네치아(Venezia) 그리고 안코나(Ancona)가 있는 이탈리아 중동부 마르케(Marche) 지역까지 두루 다니며 설교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또한 밀라노 북쪽 코모(Como) 수도원의 원장으로 선출되어 그 지방에 퍼진 이단과도 본격적으로 맞설 수 있었다. 성 베드로는 종교 재판소가 광신도의 손에 넘어갔을 때 흔히 자행되던 잔혹한 행위를 경계하고 관용과 정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였다. 그는 이단 혐의로 잡혀 온 이들이 가톨릭의 정통 교리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의 성공에 위기감을 느낀 카타리파 이단자들은 그를 죽이기로 했다. 평소 순교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곤 했던 성 베드로는 코모 수도원에서 부활 대축일을 지내고 밀라노로 가는 길에 매복해 있던 두 명의 암살자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성 베드로는 먼저 큰 도끼 또는 팔치온(Falchion)으로 불리는 큰 칼로 머리가 찍힌 다음 가슴에 칼이 찔려서 죽임을 당했다. 그의 동료인 도미니코도 칼에 찔려 치명상을 입고 며칠 후 수도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전승에 따르면 성 베드로는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피로 길 위에 “나는 하느님을 믿나이다.”(Credo in Deum)라고 쓰며 신경(信經)을 외웠다고 한다. 이 살인 사건은 1252년 4월 6일 밀라노 근교, 오늘날의 성지 부지에서 일어났다. 그의 시신은 밀라노로 옮겨져 산테우스토르지오 대성당(Basilica of Sant’Eustorgio)에 안치되었다. 성 베드로는 순교한 바로 다음 해인 1253년 3월 9일 또는 24일에 교황 인노첸시오 4세(Innocentius IV)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그리고 그의 전례 기념일이 4월 29일로 정해졌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른 전례력 개정 이후에는 본래 순교한 날인 4월 6일로 축일이 변경되었다. 그래서 옛 “로마 순교록”은 4월 29일 목록에서 설교자회의 성 베드로 순교자가 밀라노에서 가톨릭 신앙을 위해 이단자들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전해주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4월 6일 목록으로 기념일을 옮겨서 밀라노 근교에서 도미니코 수도회 사제이자 순교자인 베로나의 성 베드로의 수난이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마니교 신자였던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였고, 10대 시절에 성 도미니코에게 수도복을 받았으며, 이단을 근절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다가 코모로 가는 길에 적들에게 살해당했는데, 마지막 임종 직전까지 신경을 선포했다고 기록하였다. 베로나의 성 베드로는 보통 성 베드로 순교자(Petrus Martyr)로도 잘 불린다. 도미니코 수도회에서는 그의 축일을 6월 4일에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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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성인명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수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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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베드로(4.6)] | 베로나의 성 베드로(영문) | 주호식 | 2007/06/30 | 1333 | 0 |
2 | [베드로(4.6)] | 출생년도와 축일은?|1| | 김춘원 | 2007/06/30 | 329 | 0 |
1 | [베드로(4.6)] | 베로나의 성 베드로 순교자의 생애와 사상 | 주호식 | 2004/10/30 | 452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