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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나르키수스(또는 나르치소)는 그리스 사람으로 2세기 초에 태어났다. 그가 190년경 예루살렘의 제3대 주교로 임명되었을 때 이미 그 누구보다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는데, 그 이전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는 교구 내의 규율을 엄격히 실시하여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부활절 날짜를 정하기 위해 팔레스티나의 카이사레아(Caesarea)에서 열린 회의를 이끌며 니산(Nisan)달 14일인 만월(滿月)이 지난 후 첫 번째 주일(일요일)에 부활절을 기념해야 한다는 로마 전례와 교황 성 빅토르 1세(Victor I, 7월 28일)의 뜻에 전적으로 동의하였다. 그로 인해 요일과 관계없이 니산달 14일에 부활 축제를 기념해야 한다는 이들의 강력한 저항과 모함에 부딪혀 누명을 쓰고 주교좌에서 물러나는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시간을 평소에 동경했던 은수 생활을 실천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 후 몇 해 동안 사막에서 은수자 생활을 하다가 예루살렘 주민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주교좌로 복귀하였다. 복귀 후 그는 소아시아 지방 카파도키아(Cappadocia) 태생의 성 알렉산데르(Alexander, 3월 18일)를 자신을 보좌할 주교로 임명했는데, 그 이유는 그의 나이가 이미 116세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죽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지만, 교회사학자인 에우세비우스(Eusebius)를 통해 단편적인 그의 생애와 기적 이야기 등이 전해질 뿐이다. 대표적인 기적 이야기로는 물을 기름을 변화시킨 것이다. 어느 파스카 성야에 성소를 밝힐 기름이 떨어지는 일이 생겼다. 부제들이 미처 기름을 준비하지 못해 불이 꺼질 위험에 처했을 때, 성 나르치소는 부제에게 물을 길어오도록 했다. 그리고 그 물을 등잔에 부었는데, 물이 기름으로 변해 계속 등불을 밝혔다고 한다. 옛 “로마 순교록”은 10월 29일 목록에서 성덕과 인내와 믿음으로 유명한 예루살렘의 성 나르치소 주교가 116세의 나이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갔다고 전해주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도 같은 날 목록에서 성덕과 인내와 신앙의 모범인 예루살렘의 성 나르치소 주교가 그리스도교의 부활 축일을 정하는 데 있어서 교황 성 빅토르 1세와 전적으로 일치하여 주일에 주님 부활의 신비를 거행했고, 116세의 나이에 행복하게 주님께로 돌아갔다고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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