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파비우스(또는 파비오)는 로마 제국의 군인으로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284~305년 재위)의 통치 중에 아프리카 북서부 마우레타니아(오늘날의 모로코 북부와 알제리 중서부에 해당하는 지역)의 카이사레아(Caesarea)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순교하였다. 당시 마우레타니아의 총독은 지방 의회를 소집하고 그에게 총독의 깃발을 들고 나가도록 명령했다. 그런데 깃발을 들고 나가서 하는 의식이 이교도의 종교적 의미를 띠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단호히 명령을 거부하여 감옥에 갇혔다. 그리고 재판에 불려 나가서도 당당히 자신을 그리스도인으로 선언하여 사형을 선고받았다. 전설적인 순교록에 따르면 총독은 다른 신자들이 그의 시신을 장례 치르지 못하도록 참수한 후 머리와 몸을 따로 바다에 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그의 머리와 몸이 다시 합쳐져 파도에 휩쓸려 고향인 마우레타니아 해안가로 떠내려왔고, 다른 신자들이 정중히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옛 “로마 순교록”과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 모두 7월 31일 목록에서 기수였던 성 파비오의 순교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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