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로마 순교록”과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10월 30일 목록에서 백인대장 성 마르첼루스(또는 마르첼로)의 순교에 대해 전해주었다. 개정 “로마 순교록”과 전승에 따르면, 성 마르첼로는 오늘날 북아프리카의 모로코(Morocco)에 속한 항구도시 탕헤르에 주둔하던 로마군의 백인대장이었다. 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막시미아누스 황제의 생일 축하식이 열렸고, 모든 병사가 로마의 신상 앞에서 절을 하며 희생제물을 봉헌하고 있었다. 이때 성 마르첼로는 몸에 두르고 있던 군용 허리띠와 무기 그리고 백인대장을 상징하는 휘장 등을 던지며 자기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큰 소리로 고백하며 희생제물 봉헌을 거부하였다. 그는 “나는 영원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섬깁니다. 나는 더는 황제를 신으로 섬길 수 없고, 또 나무와 돌로 만든 당신의 신들을 섬길 수 없습니다. 그들은 귀머거리 우상들입니다.”라고 외쳤다. 현장에서 체포된 성 마르첼로는 바로 감옥에 갇혔다. 그리고 축제가 끝난 후 그 지역의 부총독인 아우렐리우스 아그리콜라누스 앞으로 끌려가 재판을 받았다. 관리들은 그의 용맹함을 아껴 배교하도록 회유하였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나는 전능하신 천주 성부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만 섬깁니다.”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마침내 그는 동료들이 휘두른 칼 아래 쓰러져 장렬하게 순교하였다. 이때 재판 기록관으로 참여한 성 카시아노(Cassianus, 12월 3일)도 부당한 사형선고에 반대하며 펜을 내려놓고 자신도 그리스도인임을 선언하여 투옥되었다가 순교하였다. 성 마르첼로의 유해는 나중에 에스파냐의 레온(Leon)으로 옮겨져 그 도시의 수호성인으로 공경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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