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133번 “부활 송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입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기쁨이며 희망입니다. 예수께서 몸소 부활의 영광을 보여주셨고, 그분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에게도 그 영광을 허락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부활 성야 미사를 봉헌하며, 사순 시기를 통하여 묵상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이면에 이미 준비되어 있는 부활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이번 부활 성야 미사 때에 듣게 되는 마태오 복음 28장 1~8절의 말씀은 소박한 마음의 여인들이 목격한 부활의 기쁨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습니다. 안식일 다음날 아침 무덤으로 달려간 여인들은 빈 무덤을 발견하고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최초 목격자가 됩니다. 그 여인들의 기쁨과 희망을 묵상하고자 133번 “부활 송가”를 이달의 성가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성가는 4/4 박자의 평범한 곡이지만, 그 구성은 다소 특이하게 A-A-B-C의 진행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반부에 2번 반복되는 A부분은 멜로디나 구성은 동일하지만 서로 다른 느낌으로 노래하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A부분은 B, C 부분으로 가기 위한 전개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소 고양된 느낌을 표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는 느낌을 잘 표현하려면 B, C 부분에 후렴으로 반복되는 “알렐루야”를 합창하듯 웅장한 느낌으로 노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첫 증인은 그분의 사도들이 아닌, 여인들이었을까요? 여인들은 안식일 다음 날 아침,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 발라드릴 향료를 가지고 무덤을 찾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제일 먼저 하늘에서 내려온 주님의 천사가 무덤으로 다가가 돌을 옆으로 굴리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무덤에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같은 시간에 사도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여인들은 두려워하지 않았을까요? 여인들도 물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실패와 절망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길을 나섰다는 사실입니다. 사도들이나 여인들이나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슬퍼하였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사도들이 그분의 ‘실패’에 낙담하고 있는 동안, 여인들은 그분의‘죽음’에 동참하였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바로 ‘부활의 복음’이 있습니다. 즉, ‘사랑은 죽음을 넘어선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함께 체험한 여인들은,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삶을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기적을 믿습니다. 사랑은 죽음을 능가합니다. 여인들은 이미, 그분의 부활을 체험하기 이전에 그것을 몸과 마음으로 믿고,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그 사랑은 헛되지 않았으며 여인들은 부활의 기쁨을 미리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부활 시기를 살아가며 다시 한 번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여인들의 소박하지만 뜨거웠던 사랑을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사랑은 죽음 보다 강하며, 죽음을 능가한다는 사실, 그렇게 체험한 부활은 나의 내면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향한 ‘살아 있는 증인’이 되는 용기가 되어 나를 이끈다는 사실 말입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1년 4월호, 황인환 신부(서울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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