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전례헌장 120항의 본문과 해설
작성자김종헌 쪽지 캡슐 작성일1999-08-02 조회수2,117 추천수2

120항: "라틴 교회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전통적인 악기로서 크게 존중되어야 한다. 그 음향은 교회 의식에 놀라운 광채를 더하고 정신을 하느님 및 천상에로 힘차게 들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악기는 제22조 제 2항, 제36조 및 제40조에 의거해서 지역 교회 당국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성스러운 용도에 적합하거나, 혹은 적합할 수 있고 성전의 위엄에 상응하고 또 한 참으로 신자들의 신심 계발에 도움이 된다면 전례에 이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

 

9. 오르간과 기타 악기 (120조)

전례 헌장의 이 조문은 비오 10세의 자의교서, 비오 12세의 회칙 「Musicae Sacrae Disciplina」, 1958년의 지침에서 말한 가르침을 더욱 정확히 하고 완성시킨 것이다. 이 조문은 1967년의 지침에 의해 더욱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서술된다. 이 지침은 악기 사용에 대해 "악기는 전례 의식 안에서 노래를 수반하는 경우나 악기만의 연주에 의한 경우나 다 대단히 유효하게 쓰인다."(지침 62 조)라고 말하고, 이어서 헌장 120조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이미 본 바와 같이 교회는 그 초기에 악기에 대한 유대교의 관습, 즉 예배에 악기를 많이 쓰는 관습과 결별했다. 예수는 무엇보다도 영과 진리에 의해 기도하도록 우리를 가르치고 성바울로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시편이나 찬가, 기도의 정상적 표현 수단을 써서 '마음 속으로'(에페 5, 19; 골로 3, 16), 그리고 '지혜로써'(1고린 14, 15) 노래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초대 교회의 교부들은 적어도 기도 안에서 악기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회합은 악기에 의한 음악을 뺀 진지한 것이어야 한다. 실제로 악기는 사람들을 전쟁으로 몰아 넣거나 욕망에 불붙이거나 사랑의 정열을 불태우거나 노여움을 선동하는 데 합당한 것이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Titus Flavius Clemens (150-211/216) ; PG 8, 440-444)

 

초대 교회 이후에 교회는 그때까지 악기에 대해 보였던 엄격한 태도를 약간 완화하여, 교회 안에서 어느 정도 악기를 사용하는 것을 너그럽게 보게 되었다. 중세에서는 교회와 세속을 분명히 구별할 필요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스도교 사회에 살았던 중세 사람들은

인간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음악적 표현을 써서 하느님을 찬미했던 것이다. 중세기의 서방 교회에서는 왕후 귀족의 궁전이나 큰집의 음악가들이 쓰는 것과 대체로 같은 악기를 쓰고 있었다.

 

 전례 헌장은 파이프 오르간을 교회의 전통적 악기라고 부르고 있다. "파이프 오르간은 교회 성당 안에서 사용을 인정하고 있는 악기 중에서도 당연히 수위를 차지할 가치가 있다. 파이프

오르간은 전례의 노래나 의식에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 악기는 교회 의식을 매우 빛나게 하고 특별히 장엄하게 한다.  파이프 오르간은 장엄한 음색이 신자의 혼을 감동시켜, 그 마음에 천국의 기쁨에 가까운 기쁨을 불어넣고 신자들을 하느님과 천국 쪽으로 들어올리는 것이다." (비오 12세 회칙 「Musicae Sacrae Disciplina」. 그러나 여기서 다음 사항에 주목하겠다. 즉 동방 교회의 신자는 파이프 오르간을 사용하지 않는데 세계 가톨릭 교회가 파이프 오르간을 반드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한 것이 아니고 또 합당하지도 않다. 파이프 오르간이 전통적인 악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인정되는 것은 일정 한 시간과 공간

안에서이다.)" 파이프 오르간의 음악은 성가에 따라 발전했다. 이 음악은 전례 성가의 선율에 따라 만들어져 전례 성가의 틀을 만들어냈다. 파이프 오르간의 음악은 2성부로 교대로 노래하는 선창자를 대신해 전례 성가 자체 안에 들어갔다." (G. Nassoy, Le guide liturgique de l'organiste, Paris 1965, p.47.)

 

비오 12세는 회칙 「Musicae Sacrae disciplina」에서 의식에서 오르간의 사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종교적 효과에 대해 말했으나 여기서 더욱 약간의 기술적 고찰을 첨가하는 것도 무익하지는 않다. "파이프 오르간은 어떠한 도움이 되는 것인가? 오르간은 그 250년의 역사를 통해 항상 같은 목적을 수행해 왔다. 오르간 반주에 의해 노래를 올바르게 부를 수 있게 하고 반향에 의한 불편을 보정할 수 있다. 즉, 이는 잘 알려지고 또 증명되어 있는 것인데 반사음이 너무 빨리 사라지거나 너무 길게 남아 있는 곳에서는 올바로 또 아름답게 노래하는 것이 특히 남성에게는 불가능하다. 그와 마찬가지로 노래하는 사람의 요구(반사음이 4초간 계속됨)와 청중의 요구(반사음이 1초 반 계속됨)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음향 효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오르간의 음은 반사음을 약간 길게해, 노래하는 사람이 부를 수 있게 하고, 또 오르간의 반사음 이 너무 길게 되지 않는 한 그 분명한 음 때문에 청중에게 선율과 리듬을 명확하게 느끼게 한다. 모든 악기는 독주 악기로 연주하게 되기까지는 이와 같은 두 가지 역할, 즉 부르는 사람과 청중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오르간은 그 구조에 있어서 이와 같은 두 가지 역할을 하는 데 가장 적합한 악기이다. 오르간의 중심을 이루는 요소인 플레눔(plenum)은 '모음', 즉 인간의 소리에 의한 모음과 전적으로 같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은 자기의 소리에 더욱 가까운 성질의 반주가 있으면 더 잘 노래할 수 있다. … 오르간 건반의 음악은 오랫동안 인간의 소리의 폭과 같은 것이었다." (Alain Lequeux, "L'orgue et ses problemes", in L'Art sacre, n. 9-10, mai-juin 1967, p.

 

3) 어떤 지역의 어떤 경우에서는 다른 악기가 오르간보다도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 조건이란 a) 교회의 의식에 합치하는가, b) 교회의 거룩한 성질에 적합한가, c) 신자들의 신심을 참으로 도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1963년 지침은 다음과 같은 지시를 하고 있다. "악기를 결정하고 이를 사용함에 있어서 각 민족의 마음이나 관습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악기 가운데 상식적으로든 또 그 사용법에 있어서건 세속 음악에만 적당한 악기는 어떠한 전례 의식에서도 또 신심 행사와 거룩한 행사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례 의식 안에서 사용이 인정된 모든 악기를 쓰는 데 있어서는 그것이 의식의 요구를 채우고 의식의 아름다움을 높이며 또 신자를 교화하도록 배려해야만 한다."(지침 63조) (성비오 10세는 자의교서 중에서 전례 의식에 피아노의 사용을 분명히 금지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피아노는 특히 세속 음악에 흔히 사용되는 것인데 같은 것을 바이올린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올린은 전례 의식에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바이올린이 인간 소리의 뉘앙스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피아노는 타악기로서 그 강한 음에 의해 청각이 자극되어 정신 집중을 불가능하게 한다.)

 

현대에서는 어떤 민족의 음악적 특성을 한마디로 분명히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각 민족이 갖고 있는 음악에는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어 각자가 특정한 악기를 써서 연주한다. 그 점에서 현재 인기 있는 금관 악기나 타악기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성당 안에서 쓰는 것은 새로운 악기를 써도 좋다는 교회의 권고에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자 단체의 사목적 요구에 따라 이미 정해진 의식 가운데 적당한 양식을 고르고 또 이 양식에 따라

적당한 음악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격언에도 있듯이 '양식은 인간 자체'이다. 양식은 어떤 단체 자체를 나타낸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요컨대 단체의 요구에 맞는 의식의 양식에 따라 어떠한 성질이나 종류의 악기를 사용하면 좋을까가 결정되는 것이다. 전례 성가의 반주에 악기를 쓰는 것은 신자들에게 유익할 것이다. 다만 그 경우 악기의 음이 너무 커서 소리가 죽어 버리거나 전례문이 안 들리게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제 혹은 전례 봉사자가 자기에게 속한 노래를 부를 때는 악기의 연주를 중지해야만 한다."(지침 64조) 창미사나 평미사의 경우, 미사의 처음(사제가 제단을 향해 걸어 갈 때), 봉헌 때, 영성체 때, 미사의 마지막 때 등에 오르간이나 기타 악기를 독주의 형식으로 써도 좋다(지침 65조) (이 지침은 성변화 후의 악기의 연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1958년의 지침은 '주의 기도를 외울 때까지 경건한 침묵을 지키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도 이 지침의 주도자는 언젠가는 성변화 후의 전문이 큰 소리로 외워지게 된다고 예상했으므로 성변화 후의 악기 연주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을 것이 다.) "이상과 같은 악기를 독주 형식으로

쓰는 것은 대림절이나 사순절, 성주간의 최후의 3일 및 죽은 이를 위한 성무일도, 혹은 연미사 동안은 인정하지 않는다." (지침 66조) 이 규칙은 오르간이 화려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생각되었던 옛날의 전통적 관습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오르간이 그리스도교적 통회나 상중의 기분에 알맞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 규칙도 변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통적으로 대림절의 제 3일요일(Gaudete의 주일)과 사순절의 제 4일요일(Laetare의 주일)에는 악기의 독주가 허락되고 있다. 이들 예외는 지침 중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폐지된 것은 아니다.) 이에 반해 "이제부터는 성주간의 최후 3일 동안에도 노래에 악기의

반주를 붙일 수 있다." (전례 음악의 지침에 대한 '전례헌장 실시평의회'의 주석, N. 66.)

 

그리하여 오르간 반주자는 성가대나 일반 신자가 노래하기 전에 노래부르기 쉽게 하기 위해 짧은 전주를 즉흥적으로, 또는 이미 쓰여진 악보에 따라 연주하는데, 이는 독주가 아니고 반주의 일부이다. 1967년의 지침 마지막 부분에는 오르간 및 기타 악기 반주자는 자신의 악기 연주에 능숙할 뿐 아니라 전례의 정신을 알고 이를 몸에 익히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지침 67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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