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희년을 맞이하고 이천년을 경축하며 많은 수고를 하셨을 각 본당 지휘자,반주자,단원들께 감사말씀을 드리며 이렇게 좋은 보물상자에 행여 돌맹이를 집어넣는것이 아닐지 걱정스럽게 올립니다.데뷰한지 얼마 안되어 수백 건의 글월을 다 읽지는 못하고 무작위로 선정하여 잘 읽어보았습니다.그런데 성가 부르는 속도에 관하여 별로 언급이 없는듯 하여 함께 토론을 하고자 화두를 던집니다.
저는 아마추어 지휘자 경력 20년입니디만 불교 집안에서 자란덕에 염불도 들어 보고 자랐고
개신교에 나가서 찬송가도 신나게 따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음악의 3대 요소는 가락,장단,화음 이지요. 저는 속도를 무지무지하게 강조하는 사람입니다.
같은 곡이라도 속도(유식하게 말하자면 템포이지만 넘어가 주셔요)가 다르면 전혀 다르게 들리는것이 음악입니다.예컨데 성가 151번(주여 임 하소서)는 아주 느리게 부르면 장송곡으로 쓰이고,실제로 군악대에서는 장례식때 이 곡을 아주 천천히 구슬프게 연주합니다.
미사 때 대부분의 신자들도 그런 노래로 알고 슬픈 마음으로 자신의죄를 참회하듯 부릅니다.
개신교의 어느 교회에 가보니 손뼉을 치며 랩 처럼 이 노래를 부르는데 신이 납디다.
저요? 악보에 충실하고자 8분의 6박자를 두박자계열로 보고 빠르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미국 악보에는 4분의 3박자로 되어 있습니다.
음식에는 고유의 맛을 최대로 높여주는 온도가 있습니다.
곰탕은 뜨거워야 제 맛이고
맥주는 시원해야 캡이고
냉면은 이가 시릴 정도가 되어야...
성가도 마찬가지입니다.음악은 과학이라서 인간의 심장 박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어린이와 노인은 똑같은 속도의 노래를 들어도 다르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개신교 찬송가에는 매 곡마다 MM 표시가 있어서 대개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데
가톨릭 성가는 한결같이 느리지 않게... 평화스럽게...기쁜 마음으로...표시되어서
매우 낭만적으로 해석하게 해 놓다보니 노래의 특성상 자꾸 늘어지게 됩니다.
기도는 천천히,성가는 빨리 라는 구호가 오죽하면 나왔겠습니까?
제가 어느 본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니 저명한 인사인 노인 한 분이" 제발 성가 좀 천천히 하시오,우리같은 사람은 숨 넘어 가겠소"하시더군요. 그 날 분명히 적정속도였는데....
이런 현상은 평소 느리게 부르는 습관에 젖어있다가 빠른 듯한 속도에 신체반응이 온 것이라고 봅니다.
자비송과 대영광송을 같은 속도롤 부르면 안 된다고 저는 봅니다.
지휘자 여러분 ,성가를 좀 빨리 부르는게 어떨까요?
명동성당처럼 큰 성당은 신자들이 따라오기 좀 어렵겠지만 ...
젊은이들이 기존 성가를 기피하는 이유중에 느려 터진(?) 성가도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이상입니다.
김건정 빠뜨리시오(공식적으로는 파트리시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