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의 평화
성가가족 여러분께,
그 동안 이 성가게시판을 통해 진행된 "생활성가 토론"에 많은 성가가족들이 활발하게 참여하여 여러 가지 좋은 의견과 대안들이 제시되었습니다. 이 토론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또한 이 토론에 직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때로는 걱정하며 때로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지켜보신 익명의 모든 성가가족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며 지켜보시는 분들의 희생과 기도의 힘으로 이번 토론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토론에서의 가장 큰 결실로서 대화의 창이 열렸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사실 이 토론을 통해 우리는 생활성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또 생활성가에 대한 정의와 이에 대한 오해 등을 덜어내는 기회를 갖게 되었으며, 대안으로서 제시된 "심의제"에 대해 폭넓은 지지를 얻는 성과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생활성가 토론"은 전례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지도신부님 몇 분과 평신도들 사이에서의 토론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교회 지도층의 관심과 결단이 필요하며 또 많은 시간을 통해 검증해 나가야하는 큰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가장 확실한 결실은 바로 성가가족들 사이에 "생활성가"에 대한 인식차이 때문에 생겼던 골이 이 토론을 통해 서로 대화함으로써 메워졌거나 또는 메울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토론이 시작되면서 처음에는 조금 걱정스러운 분위기였지만, 토론이 진행됨에 따라 서로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안과 이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로 토론분위기가 바뀌어 가는 것을 보는 우리의 마음은 한결 넉넉해지고 잔잔한 기쁨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놀라운 인내와 관용과 서로를 존중하는 토론의 모범을 보여주신 참여자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모처럼 열려진 이 대화의 창이 계속 열려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의 두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
- 첫째로, 이 성가게시판과 가톨릭성가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도 서로 지속적으로 대화하시기 바랍니다 : 전례와 성음악에 대해 우리가 공부하고 배울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만 그동안 우리에게 배움의 기회는 너무도 적었습니다. 다행히도 이 홈페이지는 오직 주님사랑과 성가사랑만으로 봉사하는 분들이 함께하는 공동의 나눔터이자 서로에게 배우는 배움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가 이 나눔터를 통해 서로 부족한 점을 나누고 서로 배우는 자세로 대화한다면 우리의 믿음은 더욱 성장하게 되고 주님의 뜻에 맞는 성가를, 찬미의 기도를 더 아름답게 봉헌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 둘째로, 이 홈페이지의 "악보 및 감상실"에 좋은 "생활성가" 악보나 연주파일들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생활성가 중에 몇몇 좋은 곡들은 널리 전파되어 있고 이 "악보 및 감상실"에도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전부" 등이 올려져 있지만 성가가족들 가운데 상당수, 특히 장년층에 속하는 분들께는 "생활성가"가 아직 너무도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생활성가 가운데 미사전례에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곡들이 본당별로 청년미사 전례에 무분별하게 도입되면서 이를 접한 분들께 적잖은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이 현재의 실정인 것 같습니다. 생활성가 중에 추천할 만한 곡들을 이 홈페이지의 악보 및 감상실에 올려서 성가가족들과 함께 나눈다면 생활성가로 인해 빚어진 오해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가가족들이 함께 가꿔나가는 공동의 마당에서 진행되는 생활성가 토론을 보면서 "오로지 주님을 믿으며, 주님을 바라며, 주님을 사랑하기에 척박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전례음악에 열심히 봉사하는 모든 분들이 형제애를 나누며 활발한 토론과 함께 서로의 발전을 위한 따뜻한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기를" 바랐던 저희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희를 불러모아 당신을 찬미하는 은총을 주시고
기묘한 방법으로 저희를 깨달음의 길로 이끄시는
주님의 크신 은총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권임마누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