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알렐루야!
성가 가족 여러분, 12월 들어 얼마나 수고들 많으셨습니까?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하나...하고 번민도 있었겠으나 큰 전례행사를 치르고 나니
보람이 있지요? 미사 후 격려 박수나 받으셨는지요.
(지금 서울에 눈이 오네요...화이트 크리스마스라 젊은이와 강아지가 마냥 .........)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뭐 하나 잘 돌아가는게 없는데 그나마 한통의
명동성당 점거가 끝나서 다행입니다. 정의가 강물처럼...은 성서에만 존재하는가 봅니다.
오늘은 충북 충주시 수안보 성당에서 대림 4주 미사참례와 감곡 성당 순례 및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성당에서의 성탄대축일 밤미사 참례소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친구같은 아내와 내내 동행했습니다)
하나--2000년 12월 24일(주일) 교중미사는 10시 30분에 청주교구 수안보 성당에서 참례하였다.수안보는 온천으로 유명한 시골 속에 숙식 타운이고 1962년에 외국 신부님이 설립하여 사목 하시다가 최근 방인사제가 인수한 작은 성당이다. 양지 바른 언덕위에 그림같은 집을 지은 듯한 곳이다. 라틴식의 아담한 단층 벽돌조 인데 인테리어를 바꿔서 깨끗하고 아늑한 분위기이다. 바닥만은 옛 마루 그대로이다. 신자들의 발을 보면 성당에 일찍 왔는지 늦게 왔는지 알 수 있다. 새 실내화(슬리퍼)를 신었으면 일찍 오신 분이고 헌 실내화를 신었으면 늦게 온 신자이다. 아주 늦은 신자는 ? 그나마 없어서 발이 시리다.
본당 정면에 걸린 고상은 독특하여 예수님 얼굴에 검은 턱수염이 숱이 많고 짙다.
교적상 신자 수 불과 1천 명 정도(연풍 공소 포함)이고 본당 좌석 수는 약 180석 정도이다. 2층은 따로 없으므로 성가대는 오른 쪽 맨 뒤 좌석 2개를 쓰고 있다. 작은 수녀님이 지휘자이고
미사 전 성가 교육도 한다. 성가대원은 13명! 이 중 2명이 귀하신 남성이다.
미사 때 보니 지휘봉을 쓴다. 봉헌, 성체 성가때 성가대는 점잖게 앉아서 부르고...
입당성가는 대림 곡 성가 95장 "별들을 지어 내신 주"를 제창!
이 미사에 약 150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는데 방학을 해서 그런지, 관광객인지 젊은 학생층이 좀 있다.
그리고 6명의 영세자 세례식이 거행되었다. 성유 도유 때 복음성가집에있는 "기쁜 날"
을 성가대가 합창했다. 그 외는 침묵...
[금년 3월에 선교에 힘을 쏟아 147명의 예비자 명단을 봉헌하였으나 결국 노인 6명만이 영세했다. 시골 선교의 한계를 보는 듯 하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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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곡은 손상오 신부님의 국악 풍 곡인데 오래했는지 잘들 한다.
화답송은 당연한 듯이 해설자가 낭송한다. 알렐루야는 합창 후 남성이 독송 부분을
독창하는데 괜찮게 한다. 퍽 다행이다. 다른 환호 곡을 성가대 인도로 창미사로 다
하기는 했다.
봉헌 성가는 성가 221장"받아 주소서"와 210장" 나의 생명 드리니"를 합창/제창하는데
정확히 두 마디 마다 일제히 숨을 쉬고 노래한다. 210장은 악보에 없는 사이음을 만들어 넣어 부르고....어떻게 시정할 엄두가 안나는 수준이다. 악상기호와 별 상관이...
성체성가는 우리말 특송을 1곡 먼저 부르고 성가 164장"주여 어서 오소서" 및
성가 174장 "사랑의 신비"를 제창.
성가대 곁에 작은 전기 오르간이 있는데 오르간 안에 모기 한 마리가 들어 갔는지
잉~잉 하고 바이브레이션 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반주자는 젊은 자매인데
미사시간 내내 음색변화 없이 고정시켜두고 연주하다. 좀....갑갑한 느낌이다.
작은 시골 성당의 전례성가는...수녀님까지 나서서...잘 해 보려고 열심히들
노력하는데 비하여....그 많은 전공자, 전문가, 또는 아쉬운 대로 능력있는 아마추어
지휘자 부재로 인하여 ....안스러운 수준에 있음을 재확인한 미사였다.
오늘 수안보 성당은 규모에 걸맞는 전례성가를 했다고 볼 수도 있긴 하다.
[지방의 본당 실정이 이런데 그레고리오 선법, 성음악 운운하는 것은 대도시의
대형 성가대에나 관심있는 사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골 본당을 위한 쉽고 예쁜 성가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퇴장성가 성가 96장"하느님 약속 하신분"을 뒤로하고 나왔다.
둘--음성군에 있는 감곡 성당에 들러 순례했다. 미사는 끝 난 후 여서 성체조배를
하고 역사적 종교 문화재를 감상했다. 1896년에 프랑스 외방선교회 까밀로 부롱 신부님이 설립하고 현 성전은 1930년에 축성한 고딕식 벽돌조 성당이다.
[신부님은 1947년 선종하시기 전까지 전설적 인물로 남아 있고 동상이 있다]
이 성당은 다른 성당과 달리 분홍색, 회색 벽돌이 섞였는데 그 벽돌 하나 하나 마다 수 백 번 , 아니 수 천 번의 묵주기도가 배어있는 곳이다. 1914년 부터 한국 최초로 성체대회가 이뤄져 왔다. 청주교구 2000 대희년 순례지정 성당이며 이 고장에서는 매괴 성당으로 통한다. 8각 추 모양의 뾰죽 종탑에 걸린 종은 높이 35.6미터로 국내 최고(높을 고)이다.제대 뒤에 십자 고상 위에 성모상이 있는 것도 성모신심 성당임을 느끼게 한다. 이 성당의 또다른 자랑꺼리는 동산이 있고 묵주기도 15단을 바치면 한 바퀴 돌게 되어 있다.이 점에서는 강원도 풍수원 성당과 유사하다.
셋--서울 서초구 방배동 성당에서 밤 10시에 성탄대축일 밤미사에 참례!
방배동 성당은 1982년에 설립되어 역사는 길지 않으나 비교적 부자 동네에 위치하고 옆에
산을 끼고있는 공원이 붙어 있어서 매우 넓은 주차장이 있다. 따라서 혼인미사에 편리하여 인기가 있고 유명하기도 하다. 성전 설계도 독특하여 건축학도에겐 견학 대상이될 정도이다.
좌석 수 약 1천 석 규모이고 천장이 높으며 돔 형태라 공명도 좋다.
신자 수는 2년 전에 약 3천명을 신설본당(방배4동)에 분가시키고도 약 8천명이나 된다.
밤 9시 40분에 성당에 가니 그 넓은 주차장이 이미 거의 찼고 신자석도 만원사례!
약 1천석이라고 소개했거니와 6명용 긴 의자에 7명이 앉기도하고 입석이 많다.
본당내 입석은 그래도 다행이고 건물 밖 노천 입석도 있으니 약 1천600명이 족이 되겠다.
신자 수가 단순히 많다는 것 보다 청/장년 남자 신자 수가 많은것이 의미가 있다.
판공성사의 위력이라 하겠다. 성가대석에 올라가 보니 또한 대단하다.
장년성가대와 청년성가대의 연합으로 약 100명 규모이고 관현악단이 13명이다.
이 정도면 서울 명동대성당보다 숫적으로 많다!
기악파트의 일부는 객원인 듯하나 아무튼 엄청난 규모임이 틀림없다.
10시 5분 전에 소등하고 묵주기도 후 아기예수 입장!
복사단을 앞세우고 주임사제가 황금색 제의를 입고 아기예수님을 안고 입장하는 동안
성탄 곡 98장"이사야 말씀하신"을 합창! 소리가 부드럽다.
점등후 구유조배를 하는데 한 번에 4명씩 조배하는 데도 35분이나 걸렸다.
이동안 성가대는 수 많은 곡을 불렀다.
99장"고요한 밤" 부터 109, 106, 103, 104, 108,105,... 이 곡을 쉬지 않고 30분 이상 부르니 어떻게 될까? 목이 피로해지고 음정이 현저히 떨어진다. 워낙 인원이 많으니 꾸려는 나가는 형상인데 2절 후 3절은 기악 연주만 하는 동안 쉬게하든지...했으면 좋았겠다. 신자들은 성가책을 보며 열심히 따라하고 성가대 경험자들은 자기 파트음으로 부르는것도 보았다.
매 곡이 모노 템포, 모노 볼룸, 모노 칼라였다. 신자들과 제창이니 그려려니...하나
좀 아쉽다. 특히 103장과 105장은 6/8 박자 곡인데 3/4으로 지휘하는것 처럼 들린다.
(결과적으로 느리지 않게...라고 지시된 곡이 느리게 연주되고...)
오늘 미사곡은 모짜르트의 CREDO MASS 였다. 관현악 협주와 독창자가 필요한 대곡이다.
Kyrie는 건너 뛰고 바로 Gloria 로 들어간다. 사제 선창이 없어서 유감이다.
[무대 연주때는 바로 부르더라도 미사때는, 만일 내가 지휘자였다면(if I were a conductor...) 나는 천사 미사곡에 나오는 Gloria in excelsis Deo 선율을 쳐 주어 선창을 주례사제가 선창하도록 했을 것이다]
각 파트 독창과 2중창,4중창, 합창이 관현악과 어우러져 장엄한 대영광송을
연주했다. 인원이 100명이나 되니 피곤한 가운데서도 안정을 되찾는다.
화답송은 성가대가 노래하려고 오르간 주자가 첫 음을 주었으나 합창이 머믓 머믓 하고 있는사이(불과 2초)에 해설자가 잽싸고 용감하게? 낭송을 시작해 버렸다. 허...그 참...(해설자 입장에서는 화답송은 "내 몫이다"라고 생각했을 수 있겠다..그러나 화답송은 노래로 안하더라도 독서자 몫이지 해설자 몫이 아님을 알고들 계시는지...)
알렐루야는 생소한 곡을 성가대만 합창하고 독송부분은 남성이 독창하다가 중창으로
마무리를 잘-했다.
Sanctus는 경쾌하게 잘 하는데....이상하게 Benedictus 가 안나오고 ..시간 절약을 위하여....? 전례상 베네딕뚜스는 쌍뚜스의 일부인데...
Agnus Dei도 악단과 잘 어울려 듣기 좋다.
특히 마지막 ,도나 노비스 빠쳄 반복이 아름답다.
이 미사곡은 흔한 곡은 아닌 라틴 미사곡인데 당연히 신자들은 듣기만 해야한다.
나는 일부러 표정들을 관찰해 보았는데 불만스러운 분위기는 못 느꼈다. 워낙 잘해서일까?
라틴어 미사곡을 못하게하는 본당이 자꾸 증가한다는데 방배동 성당은 그런면에서
성가대와 전례성가가 활발한 본당이다.
봉헌때 청년성가대가 먼저 특송을 불렀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로 시작되는 메들리
풍이다. 만왕의 왕이 주제어. 이어서 100장을 합창.
성체때는 장년성가대가 특송을 불렀다. 잘 모르는 모테트 곡이다.
이어서 101, 102, 113장이 불리었다.
퇴장성가는 110장"경사롭다"를 부른다. 2절로 끝나는데 마지막 높는음은 통일이 잘 안되었다. 미사 시간은 1시간 45분 걸렸다.
장년 성가대의 후주로 Terzett und chor의 the heaven’s thing가 불리렸다.
(청년 성가대는 1층 현관에서 불우이웃 돕기 합창을 하고 있다. 기특한 젊은이들이다.)
후주에서 궁창은 .....하는 가사를 보니 개신교 악보이나 곡은 신나고 좋다.
감동을 안고 나와보니 흰 눈이 펑 펑...참으로 오랫만에 성탄 이브에 오는 눈이다.
[성탄 곡은 다 같다고 우기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여기서도 선곡에 고려할 사항이 있다고 본다. 예컨대 102장"어서가 경배하세"는 퇴장성가로 알맞고 110장 "경사롭다"는
퇴장성가 보다는 봉헌때 독창과 우렁찬 합창 으로 부르느것이 어떨까...하며 111장 "하늘 높은 곳에 영광"도 제창으로 그냥 부르기에는 좀 아쉬움이 있는 곡으로 본다.
101장"글로리아 높은이의 탄생"도 쉬우면서 여성:남성이 레가토로 맛을 낼 수 있는 곡인데 합창이 덤덤..하다]
전체적으로 방배동성당의 전례는 화려하게 잘 되었다. 막강한 성가대의 연합과 관현악, 그리고 프로는 아니지만 독창자들....여건이 좋고 많은 수고를 했다. 미사후 주임사제의 칭찬과 박수갈채도 받았다. 위에 언급한 몇가지 티 이외에 반주자가 신자들이 곡을 예단할 수 있도록 전주를 주어야 하는데 무슨 곡을 주는지 모르는 부분을 치니 준비가 못 따른다.
(신자 입장에서).
주님 탄생을 기뻐하며 방배동 성당과 모든 성가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기쁜 성탄과 새해 2001년을 축하합니다 !
또한 부족한 제 글을 열심히 읽어주신 당신께도요...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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