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성가가족 여러분께,
"폴리포니 앙상블"의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합창곡으로 모두 열 여덟 곡(앵콜 두 곡 포함)이 연주되었습니다. 이 곡들을 1시간 40여분에 걸쳐 연주하는 중에 작은 실수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만, 그들의 훌륭한 연주는 이것을 충분히 덮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1부에서 연주한 슈베르트의 곡들은 우리말로 개사하여 연주하였다면, (물론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더욱 감동적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리허설 참관기를 올렸고, 또 신승용 베드로 형제님이 좋은 참관기를 올려주셔서 더 드릴 말씀을 없지만, 성가가족들과 꼭 나누고 싶은 감동이 있기에, 그리고 "폴리포니 앙상블"의 모든 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기에 그간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또 글을 올립니다.
"폴리포니 앙상블"이 주는 감동
3주전에 대림절 봉헌용 성가로 팔레스트리나의 "Alma Redemptoris Mater(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를 NWC파일을 완성한 다음 그 연주를 들으며 이 성가의 아름다움에 취했었다. 비록 컴퓨터 기계음이었지만 이 성가자체가 지니고 있는 4성부의 아름다운 어우러짐과 그 간절한 선율이 대림절에 바치는 우리의 기도를 나타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 파일을 가톨릭성가 홈의 "악보 및 감상실" 올린 다음 나는 어떤 성가가족으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이 성가의 mp3연주파일을 받았다. 그런데 이 성가의 연주파일을 들어보고는 나는 거의 일주일을 이 성가에 빠져서 지냈다. Pro Cantione Antiqua라는 외국 남성합창단의 연주였는데, 카운터 테너를 포함하는 남성4부 합창 연주는 가히 감동적이었다. (이 창의 배경음악이 바로 그것인데, 16비트 이상의 사운드 카드가 달린 컴퓨터에서 외장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이 곡을 듣는다면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폴리포니 앙상블"의 정기연주회가 우리 본당에서 열렸다. 참관객 수는 700여명 - 내 기억으로는 우리 본당에서 지난 2년 동안에 열린 연주회로서는 가장 큰 규모였다. 신부님의 간단한 인사말씀과 단원소개에 이어 곧바로 첫곡이 연주되었다. 바로 팔레스트리나의 "Alma Redemptoris Mater"이었다. 이번 정기연주회의 리허설을 두 번 참관하였지만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못 들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바뀐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들은 언제 이 곡을 연습하였는지 첫 곡으로 연주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내 귀와 가슴과 머리를 뚫고 들려오는 그들의 연주가 주는 감동은 내가 들었던 Pro Cantione Antiqua의 것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제대 앞에 둥그렇게 둘러선 열 다섯 명의 "폴리포니 앙상블" 단원들이 만들어내는 기막힌 화음과 깊은 울림은 내가 지난 한 주간 동안 Pro Cantione Antiqua의 연주파일을 들으면 받았던 감동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들이 열과 성을 다해 온 몸과 마음으로 부르고 있는 성가는 우리 본당 대성전 공간을 울리면서 천상을 향해 오르는 기도가 되어 내 마음과 혼을 파고들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나도 모르게 내 손이 모아지고 숨을 죽이고 함께 기도하였다.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영원으로 열린 하늘의 문이시며,
바다의 별이시여,
넘어지는 백성 도와 일으켜 세우소서.
대림 첫주간에 받은 크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성가정성가대 나눔터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