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음악미사[뜨리니따스]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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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10-14 | 조회수2,498 | 추천수13 | |
성음악 미사 참례기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토요일은 밤이 좋아..."라는 대중가요가 있었지요. "토요일은 너무 바빠..." 음악회로, 결혼식장으로 이동해야하는 음악인들의 비명이며 또 저의 오늘 일과이기도 합니다
오전에 친구 딸 혼인미사가 서울 논현동 성당에서 있었습니다. 큰 성당에 어머니 성가대가 20 여명 있기에 제가 함께 노래해도 되겠느냐 물으니 대 환영이라서 혼성 3부로 합창을 했지요. 지휘자 없이 신통하게 부르기는 하는데 박자가 깔끔하게 맞지는 않지요. 영성체 때 특송으로 개신교 악보를 개사하여 쓰는 것도 좀 마음에 걸립니다.
오후에 다른 결혼식 2건...서울 거리는 교통난을 실감케 하고 저녁 7시 잠원동 성당에서 성음악 미사에 참례하며 비로소 평온함을 찾았습니다.
저의 성음악 미사 참례는 다섯 번째입니다. 정리해 보면.... 1.로사리오 성가단(안양 인덕원성당) 2000년 8월 27일, 성가대 60명 , 신자 수 약 100명 2.부산 여성그레고리오 합창단(부산 안락동성당)2000년 11월16일, 성가대 10명, 신자 수 약 100명(토요 특전미사가 아니고 수요일 평일미사) 3.글로리아 합창단(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000년 12월16일, 성가대 29명, 신자 수 약 60명 4.아마뚜스 합창단(서울 불광동 성당) 2001년1월 21일, 성가대 33명, 신자 수 약 200명 5.뜨리니따스 합창단(서울 잠원동 성당) 2001년 10월 14일, 성가대 26명, 신자 수 약 400명.
모두 알다시피 성음악미사란 가톨릭 전통 교회음악으로 거행하는 장엄한 음악미사를 이릅니다. 대도시의 교중미사도 성가대 주도로 음악미사를 봉헌하지만 전례성가의 다양함이나 수준이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본당 성가대가 아닌 전문 합창단이 봉헌하는 성음악 미사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이입니다. 전례적으로, 음악적으로 뛰어난 합창단도 있고 어떤 합창단은 형식상 성음악미사이지만 기실 본당 성가대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무늬만 성음악 미사인 경우도 있었습니다.(굿뉴스 성가게시판 www.chant.catholic.or.kr 자료실에 모두 수록되어있음). 그러나 오늘 뜨리니따스 합창단의 성음악 미사는 거룩함! 경건함을 충분히 느끼게 하였기에 그 소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2001년 10월 14일(토) 저녁 7시 서울 잠원동 성당에서는 특전미사로 월 1회 봉헌하는 성음악 미사가 거행되었다. 지휘자는 객원지휘 순서에 따라 ...이호중(라파엘/전례음악가)선생..
[한국에 성음악 연주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성당이 많지는 않다. 필자가 돌아 본 바로는 서울 명동 대성당이 최고이고 목5동 성당, 당산동 성당, 잠원동 성당을 꼽는다. 타 종교로는 성공회대성당(정동), 정교회성당(아현동)의 울림이 좋다. 부산에는 딱히 좋다는 성당에 못 가 보았고 대구 계산동, 전주 중앙동 성당 등이 고딕식 건축이라 좋은 편 이다. 특히 잠원동 성당의 천장 공명통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오늘 성가대 임무를 맡은 뜨리니따스 합창단은 원래의 뜨리니따스 합창단과 뜨리니따스 성음악 연구회 두 팀의 합동 합창단인데 결원이 많이 발생하여 한 팀 규모로 줄어들었다. 여성20명에 남성 7명으로 그리 좋은 구성이 아니었다
토요 특전미사에는 원래 신자 수가 많지 않다. 그런데 오늘은 약 4백명의 많은 신자가 참례했는데 그 이유는 뜨리니따스 합창단의 명성을 듣고 온 신자와 내일 본당 야외행사(체육대회) 관계로 특전미사에 참례하는 신자가 많은 때문으로 분석한다. . 미사곡은 <그레고리오 성가>로 미사곡 제8번, 일명 천사미사곡(Mass de Angelis) 이다. 이 곡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친숙하게 불리는 대중곡으로 이해한다. 악보대신 안내문을 배포하였는데 미사순서와 곡명, 그리고 그레고리오 성가 가사를 왼쪽에는 라틴어, 오른 쪽에는 표준 번역문을 게재하여 편의를 도왔다.
입당성가; 한 생을 주님 위해(성가책 248)-6/8박자이므로 빠른 듯 하게 끌고 나간다.
kyrie :남성이 선창하고 여성이 교창으로 받는다. 아주 절제된 성량과 힘을 뺀 창법이다. 오르간은 첫 음을 주고 합창을 약하게 돋는다.
Gloria; 사제 선창 이후 성가대 남/녀가 교창으로 잘 부른다. 신자석에서 들으니 워낙 고요하고 공명이 잘되는 환경이라 한 사람의 틀린 소리도 증폭되어 들린다.(당사자는 죽을 맛이리라).
화답송; 연중 제 28주일 후렴은 " 주님께서 구원하심을, 백성들 앞에서 밝히셨도다" 이다. 이를 그레고리오 선법 제2선법(성가책 392번)에 대입하여 지휘자가 선창하고 공동체가 복창한 후, 독송부분을 지휘자가 불렀다. 부드럽고 작은 소리로 천천히 부르므로 가사전달이 잘된다. 모범답안이라 할 수 있다.
알렐루야; 성가책 365번으로 평이한 곡이다. 성가대 선창과 공동체 제창이 뒤 따르는데 템포 불일치! 성가대는 단숨에 세 번을 부르고 신자들은 쉬엄쉬엄 부르니 그렇다. 독송부분은 화답송과 같은 시편창법으로 지휘자 독창.
봉헌성가; 십자가에 제헌 되신 (성가책 216). 평이한 제창
Sanctus ;남성이 먼저 나오는데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나온 듯...
주님의 기도; 매우 이례적인 제창이다. 라틴어 Pater noster.... 가 나올 줄 알았는데 사제가 우리말로 시작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멜로디라서 컴퓨터를 돌려보니 감이 온다. 즉 곡은 그레고리오 성가이고 가사는 우리말이다. 전 신자가 악보도 없이 신나게 부르는 것을 보아 오래 불러 온 모양이다. 한국에서 유일한 성당이 아닐까? ...한다.
빵 나눔; 생명의 성체여(성가책 163번) 이 노래는 성가대는 바로 부르는데 신자(여러 성당 공통사항)는 틀리게 부르기 쉬운 곡이다. 마지막 악절 첫 마디 가사, 거룩하신 예수 성체...에서 시->도레미...가 되어야하나 대부분이 쏠->도레미.... 로 부른다.
특송; Panis Angelicus(성가책 503번)을 테너 이영화가 1절을 독창하고 2절부터는 독창과 합창이 어울어지는 아름다운 곡이다. 이영화의 특이한 음색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듯 하다. 신자 석에서 2층을 돌아 보는 사람이 많았다.
원래 미사때는 박수를 안 치는데 하도 좋은 노래라서 그런지 주례사제의 치하가 있었고 박수 갈채를 올려 보냈다.
파견성가; 주 하느님 크시도다(성가책 2번)- 이 성가는 신자들이 개신교 풍에 젖어있어서 악보대로 부르기 어려운 노래이다. 리듬이 중요한데 대충 부르는 습관이 있는 곡이다.
오늘 뜨리니따스 합창단의 성음악 미사는 대체적으로 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 약간 쓴소리 한마디 하고자 한다.
오르간 반주에서 그레고리오 성가 반주와 일반 성가, 특송 반주간 뚜렸한 음색 변화를 느끼지 못하였다. 특송 전주에서 범실도 있었고....
성가대의 그레고리오 성가도 기리에, 글로리아는 잘 되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즉 쌍뚜스와 아뉴스데이로 가며 정확성이 떨어지지 않았나...한다. 몇 명 안되는 남성끼리도 입이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 화성음악이 아니고 단성음악이라 오히려 잘 식별이 된다. 혹시 연습부족으로 지휘자의 지휘를 못 보고 감각으로 부르다가 그런 것이 아닐 까...하는 상상을 해 본다. 또한 그레고리오 성가 특유의 악상기호(익뚜스, 테시스, 아르시스같은 특유한)표현이 좀 무디었던 것 같다. 뜨리니따스 합창단은 그간 다성음악에 치중하여 그레고리오 성가의 연주는 생소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사소한 행정사항으로... 인터넷에 올린 성음악 미사 안내와 오늘 배포한 안내문에 "그레고리안 성가" 라고 쓰고 있다. 교회의 인가를 받은 책"미사 전례 성가의 이해, 김건정 저, 2000년, 가톨릭 출판사" 53쪽에 보면,[....그레고리안 찬트라고도 하는데 영어식 발음이고, 원어인 깐뚜스 그레고리아누스 Cantus Gregorianus 에 대한 우리교회의 한글 표준어는 그레고리오 성가이다....]. 즉 그레고리안 찬트는 맞는 말이지만 그레고리안 이라고 하면 영어를 줄인 말인지 그레고리오 성가를 잘 못 표기한 것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아직도 가톨릭을 꼭 카톨릭으로 쓰는 고집스러운 사람도 있다. 모르는 사람이야 어쩔 수 없으나 교회음악을 다루는 음악인은 음악용어를 쓸 때, 한국 천주교회 교회용어심의 위원회에서 심의하여 확정, 공포(1999년)한 용어를 써야할 줄로 믿는다.
잠원동 성당은 전통적으로 성가에 관심이 지대한 본당이다. 파티마 성가대(장년)와 라우다떼 성가대(청년)라는 쟁쟁한 성가대를 보유하고있는데도 외부 합창단 영입에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장려한다. 미사 중 뜨리니따스 합창단을 위한 2차 헌금을하고 "신자들의 기도" 때에도 합창단을 지향한 기도가 있다. 필자는 일찍이 이렇게 성음악 육성을 위하여 지원을 하는 본당이 있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오히려 배척한다는 소식을 자유게시판에서 읽은 적이 있다.)
교회음악은 교회가 키워야 한다.
오늘 거룩하고 경건한 미사에 참례한 기쁨이 큰 유쾌한 미사였다. 다음 토요일은 대전 가톨릭 합창단 창단연주회(대전 갈산동)... 또 그 다음 토요일은 서울 청담동과 대림동 성당 성가 발표회..... 이래 저래 결실의 계절인 10월의 "토요일은 밤이 좋아" 이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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