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메시아 감상(5)] 제 8곡-제 11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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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섭 | 작성일2001-12-12 | 조회수5,037 | 추천수3 | |||||||
[메시아 감상(5)] 제 8곡-제 11곡
[이 글은 제가 1995년 6월에 저희 성가대원들을 위해 썼던 메시아 감상 도움글을 약간 수정하고 악보를 추가한 것입니다. 참고로 메시아의 nwc 악보는 http://www.vadu.com/nwc/messiah.html에서 구할 수 있으며, http://www.cdnow.com을 검색하면 여러 연주의 샘플도 들을 수 있습니다.]
No. 8 Recitative : Behold, a virgin shall conceive 레시타티브 : 처녀가 잉태하여
이제 본격적인 구세주 탄생의 예언입니다. 내용상 제 8곡 레시타티브에서 12곡 합창 [우리를 위해 태어날 한 아기]까지 하나의 맥으로 이어지지만 편의상 끊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8곡은 이사야서 7장의 저 감동적인 예언을 단순하지만 따뜻하게 전달합니다. 하프시코드와 낮은 현악기(계속저음 악기)만으로 반주되고 음 하나에 한 음절씩이 붙는("syllabic") 전형적인 레시타티브입니다(악보 9). 하프시코드 부분은 숫자로 화음이 표시되어 있어서, 계속저음(통주저음)을 일명 숫자저음(figured bass)이라고도 하더군요.
[악보 9]
No. 9 Air and Chorus : O thou that tellest good tidings to Zion 아리아와 합창 : 너, 시온아. 높은 산에 올라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제 9곡은 독창과 합창이 이어지는 특이한 형태입니다. 사실 전형적인 바로크시대 아리아는 제 23곡 알토 아리아처럼 A-B-A 형태의 다 카포 아리아(da capo aria)인데, 여기서는 독창에 이어 끝부분을 합창으로 연주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높은 산에 올라"라는 가사에 맞게 옥타브를 뛰어다니며 굴곡진 산맥의 모양을 나타내는 바이올린반주(악보 10), "arise(일어나라)"라는 가사에서의 일어나는 느낌이 눈에 띕니다.
[악보 10]
No. 10 Recitative, accompanied : For behold, darkness shall cover the earth 레시타티브 : 온 땅이 아직 어둠에 덮여 No. 11 Air : The people that walked in darkness 아리아 :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제 10곡 레시타티브는 앞의 노래 뒷부분 이사야 60장 1장에 이은 60장 2,3절이며, 아리아는 뒤의 합창과 이어지는 이사야 9장 1절입니다. 특히 이사야서 9장 첫부분은 성탄 밤 미사의 독서 때에 낭독되는 부분입니다. 레시타티브와 아리아가 다른 부분에서 왔지만 모두 어둠과 빛의 대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둠에 덮여 민족들은 암흑에 싸여 있는데 주님께서 너만은 비추신다 …….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이다……."
레시타티브의 반주부는 이웃한 음의 반복과 저음부로 시작되어 마치 어둠이 깔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노래도 그렇고요(악보 11). 단조의 어두운 소리로 시작한 노래는 "but the Lord shall arise upon thee."에서 장조로 바뀌며 밝아집니다. "arise"에는 일련의 상행선이 붙어서, 일어나는 모습을 극적으로 나타냅니다(악보 12).
[악보 11]
[악보 12]
제 11곡 아리아의 선율 진행은 ’헤매는’모양을 나타냅니다. 반음도 많이 사용되고 또한 고음역과 저음역을 계속해서 헤매고 다니지요(악보 13). 역시 어둠의 부분에서는 단조의 낮은 음이 주를 이루다가 빛의 부분에서 장조로 바뀌며 음이 올라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악보 13]
멜로디가 그리 화려하지 않은데다, 리듬은 거의 8분음표만의 흐름이며 붙점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입니다만, 자칫하면 단조롭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리히터판 같은 경우는 장식음 등을 절제하고 아주 긴 프레이즈를 이어 가서 심도있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또 어찌 보면 그런 식으로 거의 5분을 계속하다 보니 음악이 좀 지루해진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반주부 악보에는(역시 악보마다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이음줄과 스타카티시모가 번갈아 가며 표시되어 있기도 한데(악보 14), 호그우드판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각 부분을 잇고 끊는 것에 매우 공을 들인 흔적이 보입니다. 현악기들이 보여주는 이음과 끊음의 대비가 절묘하며 노래 또한 가사와 음악의 진행에 따라 쭉 이어 주다가 필요한 데서 끊어 주고 있습니다("articulation"). 또한 이 연주는 느리지 않은 템포와 요소요소에 들어간 장식음 및 트릴 등으로 연주의 묘를 살려 나가고 있습니다.
[악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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