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역시 성가대 지휘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신교 성가대와 가톨릭 성가대는 성가대를 대하는 신부님의 생각뿐 아니라
성가대 단원들의 생각 조차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외부에서 도움을 줄 단원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신교에서는 발표회 및 주요 예배에 솔리스트 및 도움단원을 유급으로 쓰는 것을
거의 당연시 하는 추세죠. (물론 아닌 교회도 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아르바이트(^^)로 꽤 많은 교회의 발표회에 서 봤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톨릭 성가대 분들의 경우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십니다.
’우리 실력 것 하면 되지 왜 외부에서 우리 성가대도 아닌 사람들을 불러오는 가’
하는 이야기를 꽤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물며 고정적인 솔리스트의 경우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10년전 부터 가끔 솔리스트를 쓰는 성당들이 나오더군요.
물론 그 수는 극히 적고 또 주임신부님이 바뀌면 제가 본 바로는 대부분 없어 지는 것 같아요.
솔리스트를 반대하시는 분들과 말씀을 나누어 보면 솔직히 그분들을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또 어느것을 하느님이 보시면 과연 좋아 하실까?
하고 말씀 하시면 대답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니 신앙적인 측면 이런 것들로 그런 분들을 설득할 자신은 없습니다.
그러나 정말 하느님은 어떤 것을 좋아하실까요?
성가대가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아름다운 노래로 주님을 찬양하는 것은 성가대 개개인의 목표입니다.
성가대의 목표는 아름다운 노래로 주님을 찬양하는 것을 도와 주는 것! 이라 생각합니다.
즉 신자분들의 신앙생활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첫째는 신자분들이 부를 성가를 도와 주는 것, 그리고 신자분들께 아름다운 성가를
들려 드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매우 애석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톨릭 성가대는 첫번째만이 너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미사때 성가부르는 신자들을 뒤에서 잘 리드해 주는 역활만 너무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성가를 듣는 것 역시 좋은 기도가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심지어는 성가대가 특송하는 것 조차도 불만인 분들도 있습니다.
계속 개신교의 성가대와 비교하는 것은 안되었지만 다시한번 비교를 해보고 싶네요.
개신교의 큰교회 대부분은 솔리스트를 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매주 예배시간 아니면 적어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예배시간에 특송을 해야 합니다.
또한 개신교의 성가대는 매주 특송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우리의 경우 솔리스트가 있는 성당은 거의 없습니다.
미사시간에 독창특송을 들을 수 있는 경우는 매우 귀합니다.
또한 성가대 역시 특송을 불러도 되고 안불러도 그만입니다.
그 결과는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 까요?
서점에 한번 가보세요.
그리고 성가대 합창곡집이나 성가독창곡집을 한번 둘러 보세요.
개신교의 신작성가는 거의 쏟아져 나오고 있는 수준입니다.
가톨릭은 어떤가요?
몇몇 작곡가분들이 생계의 보탬이 전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입니다.
음악대학에 가셔서 음악전공자들중에 가톨릭인들을 한번 찾아 보세요.
그들의 90%이상이 개신교인들입니다.
미래의 한국 가톨릭 음악계가 불안하지 않으십니까?
우리가 유명성악가나 합창단이 부른 성가를 듣고 감동하는 것은 그들의 신앙심의 깊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음악은 잘 다듬어지고 잘 포장할 수록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깊은 신앙심을 갖고 있는 성가대라도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로 신자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평생을 이 음악연습만으로 사는 사람들이 바로 음악 전공자 들입니다.
음악은 더 많이 연습하고 더 잘 할 수록 듣는 사람이 진한 감동을 느끼도록 한 것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음악의 방식입니다.
이것은 성음악이라도 예외일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능력이 된다면 성가대에서 솔리스트를 쓰는 것에 저는 적극 찬성하는 바 입니다.
PS: 솔리스트들이 온다고해서 성가대 다른 분들이 자존심 상해하실필요 역시 없습니다.
좋은 목소리를 듣는 것 역시 좋은 발성에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또한 합창이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