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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음악 산책10: 성모님께 부르는 노래 살베 레지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22 조회수4,094 추천수2

[쉽게 듣는 교회 음악 산책] (10) 성모님께 부르는 노래 ‘살베 레지나(Salve Regina)’


“희망이신 어머니, 저희를 굽어보소서”

 

 

- 브라디 바르트의 '아베 마리아', 1922년 스위스 태생의 바르트는 최근 20년간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끝기도(Ad Completorium) 끝에 성모 찬송가(Maria Antiphon)를 낭송하거나 노래한다.

 

성모 찬송가는 원래 전례력에 따라 네 개의 찬송가가 적절히 선택되었었다 : Alma Redemptoris Mater(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는 대림 제1주일 제1저녁기도부터 예수 봉헌 축일 제2저녁까지, Ave Regina caelorum(하늘의 영원한 여왕)은 2월 2일 끝기도부터 성주간 수요일 끝기도까지, Regina caeli(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는 성 토요일 끝기도부터 성령강림 대축일 팔부축일 내 토요일 제9시경까지, 그리고 Salve Regina(여왕이시며)는 삼위일체 대축일 제1저녁기도부터 대림시기 전 토요일 제9시경까지 노래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부활시기(Regina caeli)를 제외한 다른 시기에는 Salve Regina를 자유롭게 부를 수 있다.

 

네 개의 성모 찬송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

 

Alma Redemptoris Mater :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영원으로 트인 하늘의 문, 바다의 별이여, 넘어지는 백성 도와 일으켜 세우소서. 당신의 창조자 주님 낳으시니, 온 누리 놀라나이다. 가브리엘의 인사 받으신 그 후도 전과 같이 동정이신 이여, 죄인을 어여삐 보소서.

 

Ave Regina caelorum : 하늘의 영원한 여왕, 천사의 모후, 기뻐하소서. 당신은 이새의 뿌리, 세상의 빛 낳으신 이. 복되어라, 하늘의 문, 영화로운 동정녀여, 찬미하는 우리 위해 아드님께 빌어 주소서.

 

Regina caeli : 천상의 모후여,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이, 알렐루야,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우리를 위해 천주께 빌어 주소서. 알렐루야.

 

Salve Regina : 여왕이시며 사랑에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당신 우러러 하와의 그 자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나이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우리들의 보호자 성모여, 불쌍한 우리,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 귀양살이 끝날 그때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를 뵙게 하소서. 너그러우시고, 자애로우시며, 오! 아름다우신 동정 마리아.

 

네 개의 성모 찬송가 중에서 Salve Regina는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가톨릭 음악 역사 안에서도 그레고리오 성가 뿐 아니라 빅토리아, 몬테베르디, 페르골레시, 스카를라티, 헨델 등 많은 음악가에 의해 다양하게 작곡, 연주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는 자신의 짧은 생애 중에서도 Regina caeli 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원래 소아마비 뿐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던 페르골레시는 어린 나이에 이미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는데, 특히 1733년 오페라 ‘콧대 높은 죄수’(il prigionier superbo)의 막간에 삽입된 ‘마님이 된 하녀’(하녀 마님, la serva padrona)에 의해 음악사에 그의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페르골레시는 오페라 뿐 아니라, 교회음악에서도 많은 명곡을 남겼는데, 유명한 Stabat Mater나 미사곡 뿐 아니라 Regina caeli 에 있어서도 네 곡의 작품이 전해지고 있다.

 

‘두 대의 바이올린, 쳄발로, 베이스의 반주에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a-단조’와 ‘4개의 현악 반주에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c-단조’는 그의 진짜 작품으로 인정되며, ‘현악 반주의 두 명의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f-단조’는 작품의 진위성이 의심되고 있으며, ‘현악 반주의 소프라노와 베이스를 위한 작품 c-단조’는 그의 이름으로 전해진 다른 이의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중에서 ‘4개의 현악 반주에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c-단조’(Salve Regina, c-minor per soprano con accmp. di quartetto d’archi)는 그의 Stabat Mater 처럼 말년에 작곡된 노래로서, 6행으로 이루어진 라틴어 가사의 구조에 맞게 Salve Regina(Largo) ; Ad te clamamus (Andante) ; Ad te suspiramus(Largo) ; Eja ergo(Andante) ; Et Jesum benedictum (Andante un poco mosso) ; O clemens (Largo) 의 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현악기 반주의 소프라노 음성을 통해 서정적 감성을 지닌 음향과 긴장감 있는 화성의 진행을 음악적으로 연주함으로써 비탄에 빠져 있는 현실에서 성모님께 간절히 매달리는 절실함을 기도로 표현하고 있다.

 

1736년 나폴리를 떠나 나폴리 근처 포추올리의 카푸친 수도원에서 요양하다 26세의 나이로 생을 마친 페르골레시는 자신의 작품 Stabat Mater과 Salve Regina를 통해서 생애의 마지막 시간을 성모님께 봉헌하였을 것이다. [최호영 신부(가톨릭대 성심교정 음악과 교수)]

 

 

Tip

 

가톨릭성가책에 수록, 일반신자들 귀에도 꽤나 익숙한 라틴성가 ‘살베레지나’는 영화 시스터액트에서 수녀들이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며 일반인 입에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우리 신앙생활의 가장 큰 조력자로 꼽히는 성모마리아의 삶과 신앙은 오래전부터 많은 시와 음악으로 불려져왔다. 특히 아베마리아와 살베레지나 등은 시대와 작곡자별로 다양한 작품들이 전해진다.

 

성바오로딸 미디어가 지난 2005년 내놓은 음반 ‘Dominus tecum’(주님께서 함께 계시니)도 아베 마리아(Ave Maria) 노래 모음집 중 하나다.

 

이 음반은 페르골레시의 살베레지나 뿐 아니라 중세의 고음악부터 후기낭만파 음악가의 성모 관련 곡들을 폭넓게 담고 있는 것이 특징. 포지티브 오르간과 고음악의 대표적 현악기인 류트, 리코오더 등 원전악기의 연주 또한 작품의 매력적인 음색을 극대화한다. 녹음도 옛 용산신학교성당에서의 연주실황을 고스란히 담아 목소리와 악기의 울림과 잔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바오로딸이 최근 펴낸 ‘즐겨 부르는 성모 성가’에도 살베레지나 두곡을 비롯해 성모님을 노래한 가톨릭성가 20곡을 담았다.

 

아울러 지난해 제작, 수입된 음반 ‘페르골레시, 포르포라 : 스타바트 마테르, 살베레지나’(Eloquentia)에서는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 연주 전문단체인 라 카펠라 드 투르키니의 관현악 연주와 안토니오 플로리오 지휘로 페르골레시와 나폴리 오페라 악파의 중심 작곡가인 니콜라 포르포라의 살베레지나를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또 더 스콜라 바로크 앙상블(낙소스)의 음반에서는 헨델의 살베레지나를 들어볼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08년 5월 18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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