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미사 (2) 고유부분
전례와 함께 변화 · 발전해 온 성음악
입당송(Introitus)은 ‘Antiphona ad introitum’로서, 주례 사제가 제대로 행렬할 때, 혹은 행렬이 없더라도 ‘미사 거행을 시작하고, 함께 모인 이들의 일치를 굳게 하며, 전례 시기와 축제의 신비로 그들의 마음을 이끌고, 그들을 사제와 봉사자들의 행렬에 참여시키는 목적’(미사 경본 총지침 47항)을 지닌다.
특히 그날 전례의 본질적 신비를 드러내는데, 대림, 성탄, 사순, 부활시기에는 해당 전례의 고유한 의미를, 연중시기에는 구원신비에 대한 일반적 의미를 나타낸다. 5세기 이래 일곱 교회를 돌면서 드리던 미사(Statio 미사)에 기원을 두고 있는 입당송은 아마도 그레고리오 대교황(590~604) 때 전례에 도입이 된 듯하다.
화답송(Graduale)은 독서를 통해 선포된 구약 성경 말씀을 다시 묵상하고 응답(Responsum)하는 노래이다. 이미 3~4세기에 전례에 도입되었고, 로마~프랑크 전례(7세기)에서는 복음낭송과의 차이를 두기 위해 층계(Gradus)에서 노래하였기에 ‘층계송’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전통적으로 부활시기에는 ‘Haec dies’ 하나의 화답송만을 부활 팔부 동안에 노래한다.
알렐루야(Alleluia)는 복음 말씀을 환호하는 전례적 기능을 가지며, ‘알렐루야-시편-알렐루야’ 형식으로 노래한다. 3세기, 늦어도 5세기 이전에 전례에 도입되었을 것이다.
연송(Tractus)은 사순시기에 복음을 맞이하는 노래로서, ‘알렐루야’라는 ‘후렴없이 이어서(tractim) 부르는 노래’를 의미한다. 오래된 전례 형식으로서 이미 1~2세기에 기원을 둔다.
부속가(Sequentia)는 알렐루야의 ‘유빌루스’(Jubilus·환호)인 ‘야’(ia)에 별도의 가사를 붙이는 과정에서 생긴 노래로서, 현재는 부활대축일(파스카의 희생께 찬미를), 성령강림대축일(오소서, 성령이여),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시온아 찬양하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십자가 아래의 어머니)의 네 곡을 사용한다. 원래는 알렐루야에 부속된 노래이지만, 현재는 알렐루야 전에 불려진다.
봉헌송(Offertorium)은 4세기 말부터 봉헌 행렬을 동반하기 위한 노래로 불렸으나, 11세기 화폐의 등장으로 봉헌 행렬이 사라지면서 봉헌송의 전례적 기능도 약화되었다.
영성체송(Communio) 역시 영성체 행렬을 동반하는 노래로서, 특히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그날의 복음을 다시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미 4세기부터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 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 지!”(시편 34,9)와 “모든 눈이 당신께 바라고,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제 때에 주십니다”(시편 145,15)가 후렴으로 불려졌다.
■ 그레고리오 성가, 음악적으로 육화된 하느님의 말씀
(이미 1200년 전에 완성된 미사의 고유부분)
서방 가톨릭교회의 전례성가로서 750~810년 경 갈리아 지방에서 형성된 ‘그레고리오 성가’(Cantus Gregorianus)는 음악적으로 육화(Incarnatio)된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지닌다.
특히 전례력에 따른 미사의 고유부분에 대한 그레고리오 성가의 음악적 표현력은 가톨릭 교회의 전례적 영성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
- 고대 로마 성가를 전신으로 하여 그레고리오 성가를 형성하도록 촉구하였던 카알 대제.
교회 8선법이라는 음악적 구조 안에서 마치 시냇물이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선율은, 때로는 휘몰아치듯이 때로는 맴돌듯이 때로는 고이듯이 그날 전례의 진정한 의미를 신비스럽게 나타낸다.
입당송 ‘Resurrexi’(나는 부활했도다/부활대축일), 부속가 ‘Victimae paschali’(파스카의 희생제물께/부활대축일), 알렐루야 ‘Post dies octo’(8일 후에/부활 제2주일), 봉헌송 ‘Lauda anima mea Dominum’(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부활 제3주일), 영성체송 ‘Ego sum pastor bonus’(나는 착한 목자이다/부활 제4주일) 등이 나타내듯이, 그레고리오 성가의 제목만으로도 미사 고유부분의 전례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1200년 전에 이미 완벽하게 완성된 고유부분은 전례시기에 따라서만 사용되는 한계성을 가졌기에, 다성음악 시대 이후에는 전례시기에 관계없이 항상 사용되는 통상부분이 더욱 활발하게 작곡되었다.
- 부활 제4주일 영성체송. “나는 착한 목자다, 알렐루야.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 생갈 수사본 339, 83/19~20)
*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부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년 4월 21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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