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전례 음악5: 부속가 (1) 시온아 구세주를 찬미하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1 조회수4,042 추천수0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5) 부속가 ① 시온아 구세주를 찬미하라(Lauda Sion Salvatorem)

‘알렐루야에 따라오는 노래’의 의미


- 그레고리오 성가 Lauda Sion / GT379 앞부분.


가톨릭 신앙 생활을 꾸준히 해 온 신자라고 하더라도, 대체로 미사의 여러부분 중에서 특히 ‘부속가’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미사 중에 부속가를 노래하거나 낭송하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주송자에 의해서 주도되기 때문에 신자들은 소극적인 태도로 부속가를 기도하기 쉽다.

또한 전례력에 따라 일 년동안 많아야 4번 바치게 되는 부속가에 대해 주례 사제 역시 적극적 관심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신자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부속가 역시 미사의 중요한 부분이며, 전례 안에서 모두가 함께 낭송하는 기도로서 뿐만 아니라, 교회음악을 통한 신자 재교육의 차원에서 풍부한 가치를 지닌다.

‘부속가’(Sequentia)란 ‘알렐루야에 부속(附屬)되어 따라오는(sequi) 노래’라는 뜻으로서 미사 고유부분(Proprium)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알렐루야’(alleluia)는 ‘하느님(ia)을 찬미하라(allelu)’라는 뜻인데, 여기에서 ‘하느님’을 의미하는 ‘야’(ia)를 음악적 용어로 ‘유빌루스’(Jubilus, 환희)라고 하여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그레고리오 성가로 ‘알렐루야’를 부르는 경우 특히 ‘야’를 많은 음을 사용하여 길고 화려하게 부르는 관습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렇게 멜리스마 방식으로 부르는 ‘유빌루스’는 암기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였고,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야’의 많은 음들에 새로운 가사를 삽입하는 방식(트로푸스)이 고안되었다. 점차로 ‘야’가 지니고 있던 멜로디와 여기에 첨가된 새로운 가사가 별도의 노래로 발전하여 ‘부속가’가 되었다.

9~10세기부터 발전하기 시작하여 16세기에 수천 곡에 이른 부속가로 인해 전례에 많은 혼란이 야기됨으로써 트렌트 공의회(1545~1563)는 네 곡으로 제한하였다 : 예수 부활 대축일의 ‘파스카의 희생께 찬미를’(Victimae Paschali), 성령 강림 대축일의 ‘오소서, 성령이여’(Veni Sancte Spiritus), 그리스도 성체와 성혈 대축일의 ‘시온아, 찬양하라’(Lauda Sion), 그리고 위령의 날의 ‘분노의 날’(Dies irae).

1727년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9월 15일)이 새롭게 전례력에 첨가되면서 ‘십자가 아래의 어머니’(Stabat mater) 첨가되었고, “장례식은 그리스도인 죽음의 파스카 성격을 더욱 명백히 드러내야 한다”(전례 헌장 81항)는 정신을 더욱 살리기 위해 심판과 고통을 다루고 있는 ‘분노의 날’을 제외함으로써 오늘날 네 개의 부속가를 전례에 사용하고 있다.

전례에서 부속가는 말 뜻 그대로 알렐루야 다음에 부르는 노래였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알렐루야 전에 부르도록 교정되었다. 또한 예수 부활 대축일과 성령 강림 대축일에는 의무적이고, 그리스도 성체와 성혈 대축일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에는 선택적이다.

Lauda Sion/Kodex 759, Verdun, 13세기 전반부 f.297.


■ 예수 부활 대축일 : 파스카의 희생께 찬미를

두 개절씩 같은 멜로디를 갖는 다른 세 부속가와는 달리 자유로운 선율의 예수 부활 대축일 부속가는 세 가지 내용을 다룬다. 첫째 부분에서는 어린 양으로서 파스카 희생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를 찬미하도록 초대하고, 둘째 부분은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부활 사건(요한 20,1-10참조)을 마리아 막달레나와 사도들의 대화로서 표현한다. 셋째 부분에서는 승리자 그리스도를 승리자 임금으로 찬미하고 나아가 그분의 자비를 간청한다.


■ 성령 강림 대축일 : 오소서, 성령이여

총 10절의 이 부속가는 성령을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 ‘선물을 주시는 분’, ‘마음의 빛’, ‘위로자’, ‘영혼의 손님’, ‘생기를 돋우시는 분’ 그리고 ‘행복의 빛’ 등으로 묘사하면서, 세상의 갖가지 어려움을 바로 잡아주시며, 성령을 믿는 이들에게 성령 칠은을 내려주시고 나아가 영원 복락을 허락하시라고 청원한다.


■ 그리스도 성체와 성혈 대축일 : 시온아 찬양하라

‘시온아 찬양하라’는 1264년 지정된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을 위하여 토마스 아퀴나스가 쓴 다섯 개의 찬미가(Adero Te devote Lauda Sion Pange Lingua:마지막 두 연은 Tantum Ergo Sacris Sollemniis:마지막 두 연은 Panis Angelicus Vebum Supernum:마지막 두 연은 O Salutaris) 중의 하나이다.

총 24절을 통해서 구세주와 그분께서 주시는 천상양식을 찬양하도록 초대하며, 성체와 성혈의 신비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주님 밥상에 함께 앉는 상속자’로서 영생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한다.

대표적인 교회음악으로는 팔레스트리나(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의 Missa ‘Lauda Sion’, 빅토리아(Thomas Luis de Victoria)의 8성부 합창곡 그리고 멘델스존(Felix Bartholdy Mendelssohn)의 솔로와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Op.73)이 있다.

*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부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년 6월 2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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