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15) 저녁기도(Vesperae) 2 :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
바다의 별이여 … 내 영혼이 주님을 찬미하고 …
-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1567~1643)의 초상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1567~1643)는 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에 음악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작곡가이며 현악 연주자이다. 그는 르네상스 시대의 다성음악 전통을 완전히 습득하고 나아가 ‘제 2 작법’(seconda prattica)으로써 바로크 시대의 음악적 수사학의 길을 제시하였다.
1567년 이탈리아 크레모나에서 태어난 몬테베르디는 1590년부터 만토바 공작 빈체초 1세 아래에서 궁정 음악가로 약 20년간 활동하면서 ‘오르페오’(1607)를 작곡하여 명성을 날리게 되었다. 1612년 빈첸초 1세가 사망하게 되고, 1613년 당시 이탈리아 음악가의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의 악장으로 임명되어 교회 음악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1637년 베네치아에 시민을 위한 최초의 공중 가극장이 개관되면서 극장용 오페라와 발레 음악을 발표하여 가극의 창시자로 불리게 되었다. 1643년 악장직에서 물러나 그해 11월 29일 베네치아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몬테베르디는 최초의 본격적인 오페라인 ‘오르페오’를 비롯하여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싸움’(1624), ‘율리시즈의 귀향’(1640), ‘포페아의 대관’(1642)등의 오페라를 통해 바로크 시대 오페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뿐 아니라 그의 교회 음악 작품 즉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1620),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숲’(1641)을 비롯해 미사곡, 시편, 모테트 등은 음악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 몬테베르디의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
-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 통주 저음 악보의 제목.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Vespro della Beata Vergine)는 몬테베르디의 6성부 미사곡과 함께 1610년 베네치아에서 출판되었으며, 같은 해 가을 교황 바오로 5세에게 헌정되었다. 또한 악장을 물색 중이었던 산 마르코 성당에서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가 1613년 초연되면서, 몬테베르디가 산 마르코 성당의 새로운 악장으로 임명되었다.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는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가 제시한 구조에 따라 다섯 개의 시편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하느님 저를 도우소서’로 시작되는 시작 기도에 이어 5개의 시편과 5개의 교회 콘체르토가 짝을 이룬다. 여기에 찬미가(Hymnus)와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도 첨가되어 총 13곡을 이룬다.
1. Deus in adiutorium(주님, 저희를 도우소서)
2. 시편 109편 Dixit Dominus(주님께서 말씀하셨다)
3. 콘체르토 Nigra sum(나 비록 거뭇하지만)
4. 시편 112편 Laudate Pueri(종들아, 찬양하여라)
5. 콘체르토 Pulchra es(그대는 아름답고)
6. 시편 122편 Laetatus sum(나는 기뻤노라)
7. 콘체르토 Duo Seraphim(두 천사가)
8. 시편 127편 Nisi Dominus(주님께서 아니하신다면)
9. 콘체르토 Audi coelum(하늘이여, 들으라)
10. 시편 147편 Lauda Jerusalem(예루살렘아, 찬양하라)
11. Sonata sopra ‘Sancta Maria, ora pro nobis’(‘성모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에 의한 소나타)
12. 찬미가, Ave maris stella(바다의 별이여)
13. Magnificat(내 영혼이 주님을 찬미하고)
-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대성당. 몬테베르디는 1613년 당시 이탈리아 음악가의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 악장으로 임명되어 교회 음악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음악적 기도’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교회 선법(Modus)에서 발전한 근대적 장단조가 사용됨으로써 다채롭고 극적인 경향을 띄고 있다. 그레고리오 성가, 합창음악, 솔로, 오르간과 오케스트라 반주로 작곡되어 성음악에 빛나는 색채감과 생동감을 불어넣은 대작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제 연주에서의 어려움은, 교회 전통에 따라 시편 앞뒤에 후렴으로 부르게 되어 있는 안티폰을 어떻게 연주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작곡가가 아무런 단서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안티폰 없이 작곡된 그대로 13곡만 연주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시편 뒤의 콘체르토를 생략하고 임의로 정한 안티폰을 후렴으로 ‘안티폰-시편-안티폰’의 형식으로 연주는 방법도 있다. 세 번째로, 콘체르토를 후렴으로 생각하여 먼저 안티폰을 제시한 후 작곡된 그대로 즉 ‘안티폰-시편-콘체르토’로 연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티폰-시편-안티폰-콘체르토’ 방식으로써 시간전례의 방식도 유지하고 작품도 존중할 수 있다. 또한 ‘마리아의 노래’(Magnifacat)에도 안티폰을 첨가할 수 있다. *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1월 3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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