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58번 “이 몸은 애타게 당신을 찾습니다”
어디 만큼 왔을까? 어디까지 가야할까? 희망을 마음에 담고 걷고 또 걸어왔는데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뿌연 안개가 우리 앞을 가로막을 때가 참 많은 듯합니다. 행여나 하여 뒤돌아봐도 역시 뿌연 안개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주님께 희망을 두고 살아간다, 주님께 모든 것 의지하고 내어 맡긴다.’ 말하면서 잘난 척 슬며시 주님 손 놓아 버리고 우쭐거리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이럴 때 우리는 어김없이 짙은 안개 속에 갇히어 허공만을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시편 42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이토록 그리워합니다.
사람들이 제게 온종일 “네 하느님은 어디 계시느냐” 빈정거리니
낮에도 밤에도 제 눈물이 저의 음식이 됩니다.
그리고 축제의 무리와 함께 행진하던 일들을 되새기며
저의 영혼까지도 북받쳐 오릅니다.
내 영혼아, 어찌하여 녹아내리며 내 안에서 신음하느냐
하느님께 바라라, 나 그분을 다시 찬송하게 되리라
나의 구원, 나의 하느님을.
시편 42편의 아름답고 애절한 신앙고백을 부점의 리듬과 뛰어가는 음정을 이용하여 절절히 표현하고 있는 가톨릭 성가 58번 ‘이 몸은 애타게 당신을 찾습니다’의 작곡자는 이연국 베르나르도(1931~1993) 선생님입니다. 이분은 평양음악대학에서 수학하고 경희대를 거쳐 일본에서 음악을 공부하였습니다. 1938년 8월 15일 첫 공식 활동을 시작하여 올해로 창단 15주년을 맞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가톨릭 합창단’의 지휘자를 역임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한 작곡자 중 한 분이었습니다.
바장조 세도막 형식 A(a+a')+B(b+b')+A(a+a'') 구성인 가톨릭 성가 58번은 Andante(안단테, 느리게)로 노래하며, 잔잔하면서도 편안하게 그리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곡입니다. 첫 ‘라’음은 바로 6도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려왔다가 건너 뛰어가는 음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감정을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B부분에서는 고음을 이용한 클라이맥스가 없는 대신 임시표 사용으로 곡의 흐름에 변화를 주어 절정에 이르게 하였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안정되고 평안하게 하지만 가사에서처럼 다시 희망을 다짐하듯 곡을 맺습니다. 또한 마지막 마무리를 하면서 음을 살짝 위로 치켜 올려준 뒤 다시 6도 내려오는데, 처음 시작의 6도 도약을 이용한 패턴을 마지막에도 사용한 듯합니다. 이 곡은 가사를 강조하기 위해 악센트 대신 부점을 이용하였으며, 이음줄과 붙임줄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밀고 당기는 선율과 감정 표현의 조화를 이루며 곡의 흐름을 매끄럽게 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우리 모두의 신앙은, 상황이 바뀌거나 역경이 올 때 휘청거리며 몸살을 앓습니다. 그리고 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며 울부짖겠지요. “주님,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 왜 저를 이렇게 내버려 두십니까? 제발 저를 혼자 버려두지 말아 주세요. 저에게 힘을 주세요.”라면서….
이 성가 3절의 마지막 가사인 ‘찬양하리라.’라는 고백처럼 그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주님만이 저의 희망이며 저와 함께 계심을 한결같은 믿음으로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4년 7/8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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