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479번 기쁜 날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2 조회수6,790 추천수0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34) 479번 기쁜 날


하느님 자녀로 거듭난 기쁨 표현

 

 

- 성가 기쁜 날의 원래 가사를 썼던 영국 비국교도 목사이자 작사가인 도드리쥐.

 

 

성가 479번 ‘기쁜 날’은 흔히 성당에서 세례식을 거행한 후에 많이 불리는 곡으로,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났다는 기쁨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성가다. 이 성가는 실제로 처음부터 그런 의도로 만들어졌던 성가다.

 

성가의 원제목은 ‘오 해피 데이(O, Happy Day!)’다. 영화 「시스터 액트(Sister Act)」에 등장했던 바로 그 가사이다. 이 가사를 쓴 이는 영국 비국교도(영국국교회의 교의나 예배의식을 신봉하지 않는 영국의 개신교)의 목사였던 도드리쥐(Philip Doddridge, 1702~1751)다. 일찍 부모를 여읜 그가 아직 어렸을 때 자신의 일기장에 “하느님은 불멸의 아버지이시며, 내 영혼은 그분 안에서 즐겁게 지낼 것이다. 그분은 나를 도우셨고, 내게 필요한 것을 항상 주신 분이시다. 내가 그분 안에서 책임감 있으며 감사와 애정을 지닌 어린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나의 공부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쓸 정도로 깊은 신심을 지니고 있었다.

 

성직자가 된 그는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400여 편에 이르는 종교적 시를 남겼는데, ‘기쁜 날’은 그중 하나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년 뒤인 1755년 오르톤(Job Orton, 1717~1783)이 출판한 「도드리쥐의 찬미가들(Doddridge‘s Hymns)」에 ‘하느님과 맺은 언약의 기쁨(Rejoicing in our covenant engagements to God)’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 성가의 선율을 만든 이는 영국의 음악가 림볼트(Edward Francis Rimbault, 1816~1876)라고 돼 있는데 사실 이 사람은 이 곡의 후렴 부분만 작곡한 사람이고 유절 부분은 작곡 미상으로 남아있다. 더욱이 우리 성가책에는 림볼트가 만든 후렴 부분도 12마디 중 4마디만 수록돼 있을 뿐이다. 성가의 원형이 되는 악보는 1854년 출판된 「웨슬리교도의 찬송가」에 처음으로 수록됐다. 그런데 여기에 도드리쥐의 시가 만든 이를 알 수 없는 선율에 유절 부분으로 합쳐져 있고, 림볼트가 만든 ‘Happy Land’라는 선율에 역시 만든 이를 알 수 없는 ‘Happy Day’라는 후렴 가사가 덧붙여져 수록됐다. 조금 복잡하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위의 표와 같다.

 

이 성가는 빅토리아 여왕의 공주가 견진성사를 받을 때 부를 성가로 선정되는 등 영국 왕실에서도 자주 애용하던 성가였다. 그리고 후렴 부분의 가사는 따로 에드윈 호킨스 싱어즈(Edwin Hawkins Singers)에 의해 따로 개작돼 영화 시스터 액트를 통해 유명해진 ‘오 해피 데이(O, Happy Day!)’라는 유명한 노래가 되기도 했다. “예수님께서 어떻게 깨어, 기도하며 매일매일 기쁘게 살아갈지를 가르쳐 주셨네. 기쁜 날, 기쁜 날, 주 나의 죄 다 씻어 주신 날.”

 

[평화신문, 2016년 10월 2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 가톨릭 성가곡들은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www.catholic.or.kr)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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