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87번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 찬미 예수님! 7월 5일은 한국의 첫 사제 성인을 기념하는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따라서 이달의 성가는 287번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로 정했습니다. 이 곡에서 제 마음에 와 닿은 가사는 4절이었습니다. 특히 “열두 칼 서슬 아래 조찰히 흘리신 피”라는 대목에 대해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먼저 ‘도대체 무엇이 사람에게 목숨까지 바치게 하는가?’ ‘도대체 어떠한 신념이 스스로 목숨까지 걸게 하는가?’ 이러한 물음을 갖게 됩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신앙은 ‘효애(孝愛) 사상’으로 대표됩니다. 간단히 정리하여 보면, 자신을 낳아 주고 길러 주신 육적인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덕목이라 한다면, 영혼을 낳아 주신 영적인 ‘임자’ 천주께 효도하는 것은 더욱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하여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과 마찬가지로 ‘임자’인 천주님을 위해 목숨까지도 헌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됩니다. ‘효도’에 대해서 더 살펴보겠습니다. 어렸을 때 하는 효도는 부모님에게 요구하는 효도입니다. 밥 달라 하고, 젖 달라 하고, 그렇게 부모를 믿고 의지하는 것 자체가 효도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효도의 모습도 변합니다. 부모님이 나에게 의지하시고, 내가 부모님을 돌보는 것이 효도가 됩니다. 어렸을 때의 나는 ‘부모님이 나에게 무엇을 해 주실까?’ 하고 생각하지만, 성숙할수록 ‘나는 부모님에게 무엇을 해 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신앙도 이와 같습니다. 신앙생활에서 초심자일 때는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 많을 수 있지만, 성숙한 신앙인이라면 주님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 드려야 할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사도들 역시 처음에는 예수님 곁에서 인간적인 꿈과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신앙이 성숙한 후에는 주님을 위해서 기꺼이 박해를 받고 결국 순교까지 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주님께 무언가를 바라기만 하는 초심자 신자인가, 아니면 주님께 무엇을 해 드리려 하는 장성한 신자인가 하고 말이지요. 김대건 신부님은 ‘임자’이신 천주께 목숨까지 바치셨습니다. 우리도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해 이렇게 기도해 보면 어떨까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길잡이, 2017년 7 · 8월호, 송재영 야고보 신부(이문동 성당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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