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쾌한 클래식: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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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2-13 | 조회수2,022 | 추천수0 | |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36)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 세상 가장 아름다운 소리, 사랑 노래
The most beautiful sound I ever heard Maria, Maria, Maria(내가 들었던 가장 아름다운 소리, 마리아).
설 연휴에 이 노래가 마음속에 울려 퍼지는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봤다. 이 영화는 2021년 12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새롭게 다시 만들어 개봉한 작품이다. 원작은 1961년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만든 영화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은 1957년에 만들어진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기반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당시 뮤지컬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을 뉴욕 맨해튼으로 바꿔 무대에 올렸다. 지휘자이자 해설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20세기 음악계의 팔방미인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하고 언어의 마술사 스티븐 손트하임이 작사했다.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첫 장면부터 흥미롭다. 1961년 영화보다 더욱 다양한 타악기 소리가 들어가면서 리듬이 강화되었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맘보’ 등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는데 매우 탄력적이고 생동감이 넘쳤다.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던 구스타보 두다멜은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맡을 때부터 자신의 주요 레퍼토리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영화 음악을 지휘했다.
맨해튼의 웨스트 사이드는 지금은 링컨 센터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줄리어드 음악원 등이 있지만 한때 슬럼가였던 시절이 있었다. 이때 패거리 갱단을 이루고 있는 라이벌 ‘이탈리아계 제츠파’의 폴란드 청년 토니와 ‘푸에르토리코계 샤크파’의 마리아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이 캐풀렛가의 축제 무도회에서 그랬던 것처럼 댄스홀에서 눈이 맞아 사랑에 빠져든다.
2021년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1961년 판과 다른 점은 토니 역의 배우 엔셀 엘고트가 부드러운 모습이 아니라 제츠파를 리프와 함께 만든 반항적인 인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토니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마리아를 보고 사랑에 빠져 그녀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달콤하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부른다. 바로 ‘마리아’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사운드가 하나로 모아진 소리 마리아, 내가 지금 방금 만난 소녀 마리아, 크게 외치고, 부드럽게 부르고 거의 기도 와도 같은 마리아”라고 하면서 스필버그 감독은 토니의 노래와 마리아가 성당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오버랩시킨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토니와 마리아는 두 사람만의 결혼식을 올리게 되는데 그 장소가 뉴욕 북부 웨스트 사이드의 유럽에서 뉴욕으로 옮겨온 중세 성당 클로이스터스 뮤지엄이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의 부드러운 빛을 배경으로 혼인 서약을 하게 된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젊은 여성들이 성당에서 기도하는 장면을 비롯해 가톨릭 신앙 중심의 국가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계, 푸에르토리코계, 폴란드계 청년들이 맨해튼에서 혈투를 벌이고 결국 토니는 세상을 떠나고 마리아는 크나큰 상처를 입은 채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가 끝나고 뒤늦게 안 사실은 토니가 일하던 가게의 주인인 발렌티나 역의 91세 배우 리타 모레노가 1961년 영화 속의 ‘아메리카’를 부르며 춤추던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의 애인 아니타였다는 것이다. 스필버그 감독이 이 영화를 다시 만들 때 원작 영화와 연을 이으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뉴욕의 역사를 재현했는지 깨닫게 하는 장면이다.
※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3C4-9i42v4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2월 13일, 장일범(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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