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의 참맛] 가톨릭성가 404번 - 나는 주님을 찾습니다(Je cherche)
“당신이 얼마나 좋으신지 저는 제 인생을 통하여 우리의 형제자매들에게 전할 것입니다.” - 오데뜨 베흐크뤼즈 자연과 하느님을 사랑했던 오데뜨 베흐크뤼즈는 이웃을 도우며 그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선천적인 구순열로 말을 잘하지 못했지만, 자상한 어머니의 도움으로 어린 시절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지요. 악기상이던 아버지와 피아노를 가르쳐준 어머니의 도움으로 음악에 빠져 살았던 오데뜨. 하지만 그녀가 10살이 되던 해, 슬프게도 어머니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납니다. 하지만 다행히 트레유의 노트르담 가톨릭 학교 수녀님들의 지원으로 기숙생이 되어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1939년, 오데뜨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루르드의 노트르담 성당 오르가니스트를 대신하여 오르간 연주를 맡게 됩니다. 이곳에서 바흐의 음악과 그레고리오 성가를 깊게 체험하고,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음악성이 더해져 그녀만의 성음악 색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그녀를 간호사의 길로 이끌었고 이후 20년간 여러 곳에서 아픈 이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쉬는 시간마다 시를 쓰고, 거기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그만두지 않았지요.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간호사로서 다른 이를 돕는 일은 그만두게 되었지만, 성음악으로 이웃과 함께하는 소명은 계속이어 나갔습니다. 베르사유 교구 소속이며 프란치스코 제3회 회원으로서 수많은 성가를 작곡하였는데요, 대표곡으로 추수 감사 성가 <우리의 인생은 짚단이어라>, 찬미 성가 <당신은 좋으신 분>, 그리고 오늘의 참맛 성가 <나는 주님을 찾습니다>가 있습니다. 그녀는 전례음악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을 위한 성가도 많이 작곡하였습니다. 또한 ‘언제나 항상 노래해’(Ji t'y chante tout le temps)라는 뜻의 청소년 성가대 ‘지티’(Les Jiti)를 창단하여 새롭고 아름다운 노래들을 선보이며 프랑스는 물론 유럽 곳곳에서 활동하였는데요, 이 성가대는 67년이 지난 지금도 그 왕성한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오데뜨의 성음악 활동 중에 찾아왔던 큰 만남 중에 하나로, 루이지애나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한 오페라 겸 가스펠 가수인 존 리틀턴과의 협업이 있습니다. 존 리틀턴은 무려 75개의 음반을 녹음하고 발매했지만, 그에게 있어서도 오데뜨와의 협업이 가장 큰 성공이었는데요, 그들의 첫 번째 공동앨범 《아멘-존 리틀턴 오데뜨 베흐크뤼즈를 부르다》는 발매 하자마자 곧바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후 《아멘 No.4》까지 3장의 앨범이 더 만들어지며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지요. 지구 곳곳에서 큰 전쟁들이 벌어지고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가시지 않던 시대, 장애를 지닌 여성 작곡가와 프랑스어 영가를 부르는 흑인 가스펠 가수가 만든 평화와 사랑의 음악은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에도 전해졌습니다. 오데뜨보다 세 살 위이며 존과 동갑인 한국 가톨릭의 아버지 고 김수환 추기경님을 통해서였습니다. 묵직한 메시지를 가진 이 성가를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소개하여 함께 나누고픈 마음이 아니셨을까 생각합니다. 2023년 생명 주일을 맞아 베드로 사도의 말씀을 묵상해 봅니다. 우리는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1베드 2,9). 그렇게 살아 있는 돌로서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하루, 나아가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그런 삶을 바라보며 이 성가를 다 함께 불러보고 싶습니다. Vous êtes le Corps du Christ,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Vous êtes le Sang du Christ, 그대들은 그리스도의 피, Vous êtes l’Amour, la Paix, le Joie du Christ. 그리스도의 사랑, 평화, 기쁨입니다. Alors? Qu'avez-vous fait de Lui? 그런데요? 그대는 그런 그와 무엇을 했습니까? [2023년 5월 7일(가해)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의정부주보 4면,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최슬기 마리아, 고윤서 마리스텔라, 이운형 마리아, 김구환 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