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예수 성심 성월에 기도하는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호칭기도’(Litaniae Sacratissimi Cordis Jesu) - <악보> ‘조선어 성가’(덕원, 1928년)에 실린 ‘셩심도문’의 앞부분 리타니애(Litaniae)는 라틴어 단어 litania(기도, 탄원)의 복수형으로 일반적으로 ‘호칭기도’(禱文)라고 합니다. 선창자의 연속적인 청원이나 부름에 공동체가 같은 내용으로 응답하는 기도 형태입니다. 이 기도의 기본적 형태는 시편 136편에 기원합니다. “주님을 찬송하여라, 좋으신 분이시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신들의 신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주님들의 주님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홀로 큰 기적들을 일으키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슬기로 하늘을 만드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안티오키아에서 기원한 리타니애는 콘스탄티노플을 거쳐 로마까지 전파되었는데, 약 5세기에는 ‘공적 행렬 기도’가 되었습니다. 특히 사순 시기에 교황님과 신자들이 행렬을 하면서 다양한 교회를 방문하고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이것이 교황 순회 미사(Station Mass)로 발전합니다. 이런 공적 행렬에 바치는 리타니애를 통해 하느님의 분노가 진정되기를 간청하고 재앙에서 백성들을 보호해 주시기를 기도드렸습니다. 미사 전례에서 ‘자비송’과 ‘하느님의 어린양’이 리타니애 형식 기도입니다. ‘자비송’에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Kyrie, eleison) 혹은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Christe, eleison)라는 선창자의 기도에 신자들은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혹은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고 응답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어린양’에서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여.”하고 부르면, 신자들은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혹은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라고 응답합니다. 가톨릭교회는 공식적인 호칭기도를 6개로 지정하였습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이름 호칭기도,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호칭기도, 지극히 귀하신 예수 성혈 호칭기도, 복되신 동정 마리아 호칭기도, 성 요셉 호칭기도 그리고 모든 성인 호칭기도입니다. 이 중에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 호칭기도(Litaniae Beatae Mariae Virginis)를 이탈리아의 성모 성지 로레토(Loreto)의 라틴어 명칭을 사용하여 ‘리타니애 라우레타내’(Litaniae Lauretanae)라고도 합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호칭기도’는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첫째 부분에서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를 각각 2번씩 노래한 후, “Christe audi nos”(그리스도님, 저희 기도를 들으소서), “Christe exaudi nos”(그리스도님, 저희 기도를 들어주소서) 역시 2번씩 노래합니다. 둘째 부분에서는 예수 성심의 다양한 속성을 열거하며 그분의 성심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길 간청합니다. 셋째 부분에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께서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기를 간구한 후 기도(Oremus)로 마무리합니다. [2023년 6월 25일(가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서울주보 6면, 최호영 요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음악과 교수 · 주교좌 명동대성당 성음악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