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음악여행13: 성모 승천 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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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4-08-13 | 조회수170 | 추천수0 | |
류재준 그레고리오의 음악여행 (13) 성모 승천 대축일
- 티치아노의 작품 '성모 승천'. 출처=Wikimedia Commons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는 가톨릭 신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매년 8월 15일을 ‘성모 승천 대축일’로 삼았다. 그리스도가 어머니 마리아를 천상의 모후(母后)로서 그 영예를 더하기 위해 그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까지도 하늘로 맞아들였다는 전승에서 비롯된 신앙이다. 1950년 비오 12세 교황이 정식 교의로 선포하기 전에도 성모 마리아의 몽소(蒙召) 승천은 오랫동안 믿어지고 있었다. 몽소 승천은 예수께서 스스로 승천(Ascension)하신 것과는 다르게 들어올려졌다는 것(Assumption)을 말한다.
성모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대변인이고 수호성인이시기도 하다. 예수님의 주변인 중 유일하게 독자적인 기도문이 있으며, 구원을 위해 직접 주님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성모 마리아는 특별한 위상을 차지하는데, 1838년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한국교회의 수호자로 정해줄 것을 교황에게 청했고, 3년 뒤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이를 승인했다. 1898년 완공된 명동대성당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봉헌했으며, 1984년 방한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명동대성당에서 한국 교회와 우리 민족을 마리아께 봉헌했다.
수많은 예술가가 성모를 그리고 조각하였고 음악을 만들었다. 성모 마리아를 가장 인상 깊게 표현한 예술작품은 아무래도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아닐까 한다. 죽은 아들을 안고 이를 바라보는 성모의 자태는 슬픔을 넘어선 성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탈리아베네치아의 산타마리아 로리사 디 프라리 성당에 있는 티치아노(Tiziano, 1488~1576)의 ‘성모 승천’도 눈여겨볼 만하다. 2년여에 걸쳐 완성한 작품으로, 비평가 루도비코 돌체는 “이 작품에는 미켈란젤로의 위대함과 경이로움, 라파엘로의 아름다움과 기쁨이 있다”고 했다.
성모를 찬미하고 묘사한 음악도 많다. 찬미 마리아라는 뜻의 ‘아베 마리아’, ‘슬픔의 성모’ 등 걸작이 넘쳐난다. 이중 우리에게 사계로 유명한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바이올린과 두 개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성모 승천’을 주목해 보자. 리드미컬한 박자로 시작되는 합주와 아름다운 바이올린 독주의 매력적인 조화는 천상으로 올라가시는 성모를 그려낸 듯하다.
https://youtu.be/edcDpO9C230?si=cMQB-ReOAiK5nq74
비발디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신부였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미사보다는 작곡과 성가대 업무를 주로 보았다고 한다. 특히 현악기를 다루는 기법은 경지에 올랐고 활발한 리듬과 아름다운 선율이 인상적이다. 후대에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바흐는 비발디의 음악을 공부한 것에 그치지 않고 현악작품을 건반악기 연주용으로 편곡하기도 하였다. 비발디의 음악은 시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아직도 발견되지 못한 작품들이 나타나곤 한다. 화려하고 매력적이지만 과하지 않은 비발디의 성모 승천은 한여름의 시원한 선물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8월 11일, 류재준 그레고리오(작곡가,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앙상블오푸스 음악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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