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없어져야 할 단어 ‘생활성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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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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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8-23 | 조회수106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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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성가게시판에 글이 없어지고 알림들만 남겨져서 소소한 생각들을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저부터 올려봅니다. -------------------------------------------------------------------------------
없어져야 할 단어 ‘생활성가’
“곧 미사가 시작 되니, 가지고 계신 휴대폰의 전원을 꺼 주시기 바랍니다.” 미사 시작 전에 항상 해설자가 이렇게 안내를 하는데, 그 멘트를 들을 때마다 늘 ‘매너리즘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은 미사 헌금도 ‘하상앱’을 통해서 하고 있고, 독서 및 복음 내용도 핸드폰에 있는 ‘하상앱’에서 보는데 핸드폰을 끄라니. 그리고, 그 안내를 듣고 핸드폰 전원을 끄는 신자분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과거에 그렇게 해왔으니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똑같이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가톨릭 내에서 널리 통용 되는 용어 중에 ‘생활성가’ 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제2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전례가 한국어로 바뀌고 신자들이 더 쉽게 부를 수 있는 한국어로 된 노래의 필요성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가톨릭 신자들이 모임, 피정, 기도회 등에서 전례용 성가집에 없는 현대적인 노래들이 불리기 시작했는데, 개신교에서 쓰던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동시대의 크리스천 뮤직)이란 용어를 그대로 쓰기 적절치 않아서 만든 용어라고 추측 됩니다. 주님을 위한 노래인데,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음악이라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CCM이 음악의 스타일을 구분하는 용어인데 반해, 생활성가는 쓰임을 구분하는 용어로, 미사 전례에 쓰이는 곡이 아니라, 신자들의 일상생활과 신앙생활 속에서 불리거나 사용되는 성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많이 변해서 지금은 성가의 전례용과 비전례용의 구분이 명확치가 않고 생활성가가 미사에서도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미사에 쓰일 곡 선곡에 관해 생각해볼 문제가 있는데 기회 되면 나중에 써보겠습니다) 미사 밖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의미가 이젠 거의 없어진 것입니다. 용어의 뉘앙스도 이젠 거의 쓰이지 않는 ‘건전가요’ 정도의 구식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나 생각 되며, 또한, 외국에서는 이를 대체할만한 단어가 없습니다. 오히려 Catholic Contemporary Music 같은 표현이 더 많이 쓰인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만 쓰이는 특수한 용어입니다.
매년 생활성가제를 통해서 새로운 생활성가들이 나오고 생활성가 가수들이 배출 되지만, '생활성가'라는 단어에 내포된 의미 때문에 태생부터 낙인을 달고 세상에 나오는 곡들이 되어버립니다. 단어 자체는 전례 외에 쓰이는 성가라는 뜻인데, 생활성가 하시는 분들은 미사에서 불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정말 모순입니다.
시대화에 발 맞춰서 ‘생활성가’라는 명칭 대신에 사용할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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