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휘자와 악보연구의 순서 | |||
---|---|---|---|---|
작성자김종헌 | 작성일1999-03-03 | 조회수2,25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요사이 조금 바빠서 옛날에 써 두었던 기사를 그냥 올립니다. 조금 쉽게 풀어 쓰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성가대 지휘자들의 건투를 빕니다.
어떤 음악 작품에 잠재되어 있는 감정을 목소리나 악기를 통해 유용하고도 효과적으로 표현하도록 하기 위해서 지휘자는 반드시 악보의 이해에 그 첫번째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음악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의 판단은 악보 자체에 대한 완전하고도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따라서 지휘자의 첫번째 임무는 악보의 연구에 있다.
1. 악보 연구의 특성과 원칙 지휘자는 악보 연구를 할 때 단순한 음표에 대한 해독자로서가 아니라 창조적이고도 독창적인 예술가로서 접근해야 한다. 연주가는 어떤 음악을 표현할 때에 자신 만의 개인적인 표현을 하겠다는 강한 욕구가 있어야만 한다. 작곡가는 자신의 창조적인 음악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한 수단으로써 악보로 표기하는 것이며, 지휘자의 도전은 그 악보를 표현 풍부한 이미지로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악보에 대한 연구 과정이 이런 해석을 창조적인 지휘자를 통해 가능하게 해 준다
음악을 창조하는 그 기초로써 지휘자는 악보를 완벽하게 알아야 하며 그 악보에 대해 자신의 마음 속에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휘를 할 때에 머리 속에 그려진 음악의 구현이 우선되어야 하지, 작곡가의 음표를 단순히 연주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휘자가 악보 연구를 통해 그 악보를 완전히 자기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지휘자가 음악에 전적으로 자신을 투신하지 않는다거나 해석을 조직적으로 하지않는다면, 그 지휘자는 자신의 기초를 세우지 못하는 것이고 단순히 음표의 소리만을 연주자들에게 지휘하는 것이 되고 만다.
이런 지휘자를 만드는 과정은 가장 기본적인 음악적인 기술과 지식에 기반을 둔다. 그리고 악보에 대한 연구에 전제되는 조건들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음악에 대한 애정과 창조하려는 원의가 요구된다.
악보를 연구하는 동안 지휘자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음악 자체에 집중해서 행동과 마음으로 도전해야 한다. 악보 연구는 상당한 정신 집중을 요구하는 외로운 작업이다. (악보 연구의 과정 중에는, 누구나 그 음악을 연주단 앞에서 기계적으로 지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거부해야만 한다.) 지휘자는 정신이 산뜻하고 자신이 악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에 악보 연구를 시작할 것이다. 악보 연구를 하는 동안 정신집중을 잘 할 수 있다면 음표를 자신의 마음 속에 소리로 바꿀 수 있도록 큰 도움을 받게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것은 음악이 주는 이미지를 계속 간직하게도 도와준다.
악보를 연구할 때, 지휘자는 조용한 악기로 해야 한다. 그 악기란 바로 자신의 마음이다. 자신의 조용한 악기로써 악보에 대한 지식이나 감정적인 이미지를 얻는 기술을 터득하지 못한 지휘자는 심각한 장애자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악보에 대한 지식이나 이미지 없이는 그 사람의 지휘 기술 (지휘 동작) 이 얼마나 완벽한가에 관계없이 그 사람은 지휘대에서 효과적인 음악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조용한 가운데 악보 연구를 하는 지휘자에게 외적인 또 신체적인 소리의 반응은 결여되어 있겠지만 정신적인 과정은 절대로 소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휘자의 정신은 악보 연구 내내 반드시 민감하여야 하고 활기차야 한다. 여기에는 예리한 음악적인 상상력 내지 창작력의 연습이 중요하다.
악보 연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주어진 악보를 공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음악의 길이, 복잡성, 예술적 질, 그리고 각자의 축적된 음악적 지식, 경험, 기술, 특별히 악보를 읽어내는 능력과 비례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건들은 악보마다 또 지휘자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젊은 지휘자들이 매일 매일 악보 공부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는 것은 상당히 현명한 일이다. 연주가들이 매일 악기 연습을 하듯이 지휘자들도 악보를 연구해야 한다. 지휘자들은 언제 어디에서 공부할 것이며, 악보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 또 만들어 내고자 하는 소리를 위해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비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적어도 지휘자는 연주자들이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규칙적인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
결국 주제는 음악이며 음악은 바로 악보이다. 따라서 지휘자는 자신의 정신, 시간, 주의력을 음악에 집중하여야 한다. 새로운 음악을 매일의 규칙적인 악보 연구를 통해서 공부하는 것은 지휘자로 하여금 악보 읽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음악적인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야만 침체의 함정에서 피할 수 있다. 각 지휘자는 새로운 악보를 연구하는 것과 관련해서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해야만 한다.
2. 지휘자에게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 기악 지휘자들은 아래와 같은 음악의 규칙에 대해 정확한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음악사, 음악문헌, 음악형식: 서양음악에 대한 역사와 음악문헌에 대한 지식, 특별히 작곡형식의 발전, 연구 형태의 발전사은 지휘자로 하여금 시대적인 전망을 제공한다. 이런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위해서는 연구하는 기술 (research skill)이 필요하다. 동시에 외국어를 아는 것도 권장된다.
음악 이론과 분석: 다양한 형태의 음악이나 작풍을 분석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모든 지휘자들이 갖추어야 한다. 19세기에 이르는 음악의 많은 형태, technique, style 등과 친숙한 것 이외에, 현존하고 있는 많은 기악곡을 차지하고 있는 20세기의 작품에 대해서도 상세한 지식이 필요하다.
작곡: 악보는 작곡자의 창조적인 생각이나 음악적인 창조력의 신체적인 표현이다. 지휘자의 주된 임무는 작곡가와 상당하는 창조성, 통찰력, 이해로써 작곡가의 악보를 공부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 지휘자는 음악적인 작품들이 어떻게 작곡되는지 그 과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작곡을 공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작품을 쓰는 과정에 관계되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작곡의 경험을 통해 지휘자는 외부에서의 관람자의 위치에서 내적 관람자의 위치로 옮아간다. 그렇게 되면 그 지휘자는 작곡가의 정신의 내적인 작업을 더욱 충분하게 이해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젊은 지휘자들은 선천적으로 주어지지 않은 작곡 능력 때문에 작곡을 배우는 것을 부끄럽게 느낄 필요가 없다. 작곡 공부, 그것이 어느 만큼의 기본적인 것이든, 는 적어도 음악분석의 능력을 키워준다. 그리고 악보를 더욱 완전하고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것이다.
청음과 시창: 지휘자는 그의 예술과 기술을 위해 두 가지 형태의 청각적인 기술을 이용한다. - 내적인 듣기와 외적인 듣기이다. 악보를 공부하는 동안 발달되는 내적으로 소리를 듣는 기술은 성취될 목적을 제공해 준다. 외적인 듣기는 지휘할 적에 무엇이 이루어져야 할지를 평가해 준다.
악보를 정확하게 능숙하게 읽는 (즉, 악보를 쉽게 읽고 동시에 마음 속으로 그 소리를 듣는 것) 능력은 많은 경우에 개인적인 내적 듣기의 기술에 달려있다. 음악에서 내적 듣기와 외적 듣기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만, 내적 듣기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기초를 확립시켜 주는 것은 바로 외적 듣기이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 시창이나 청음이라는 과목으로 외적 듣기의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시창이나 청음에 약한 지휘자들은 피아노나 음반의 도움없이 악보를 읽거나 마음으로 음악을 듣기에 힘든 것을 느낄 것이다. 어떤 부족함이든지 그것들은 극복할 수 있고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관현악법, 조옮김 그리고 조표읽기: 지휘자들은 악기의 조옮김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반 악기 기술: 비록 건반악기를 쉽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이 모든 지휘자들에게 요구되는 꼭 필요한 기술은 아니라 하더라도, 건반 악기를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유익하다. 건반악기는 지휘자를 포함한 모든 음악가들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악기이다. 모든 지휘자들은 가능한 최대한의 건반악기를 다루는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기악기의 연주: 적어도 한가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이외에, 지휘자는 가능하면 여러 형태, 여러 규모의 연주 단체에서 연주해 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
악보 연구의 순서 1 단계: 악보 안내 A. 악보 표지 혹은 악보 머리말 페이지에 적힌 정보를 읽는다. B. 악보 첫 페이지를 살핀다. 아래 질문에 답하라 1. 전조된 악보인가? 아님 C조? 2. 악기 편성이나 악보 기재하는 데 이상한 점들이 있는가? C. 악보를 넘기면서... 1. 모든 빠르기, 박자의 변화, 조표를 살펴보라. 2. 친숙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음악 용어, 음표, 표시등을 명확히 하라. 3. 다소 늦더라도 다음 단계를 위해 똑 같은 속도로 악보를 읽어 나간다.
2단계: 악보 읽기 1. 중간에 끊어지는 일 없이 악보를 읽고 들을 수 있는 빠르기를 정한다 2. 이 단계에서는 음악을 분석하지 말 것. 상세한 것에 대해 신경 쓰지 말 것 3. 자신의 직감이나 음악적인 상상력을 이용하라. 악보를 보면서 자연적으로 떠 오르는 느낌 등을 생각해 보라. 4. 음악을 외우려고 하지 말 것. 5. 피아노를 사용하지 말라. 6. 음반을 사용하지 말것. 7. 마음으로 그 마음에 대해 느끼는 과정을 평가해 보도록 하라. 악보를 보면서 내적으로 듣는 이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
P.S. 지휘자는 악보 읽기의 이 과정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며, 악보를 읽기에 전념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마음이 맑을 때 악보를 읽을 것이다. 높은 차원의 정신 집중은 음악에 빠져들게 하고 기억하도록 도와준다.
3단계: 악보 분석 1. melody: a) 중요한 멜로디 아이디어, 주 선율, 부주제. 주제, 대선율 등을 찾아본다. b) 각 멜로디의 특성을 아래의 관점에서 분석 - 형식, 스케일, 음역, 진행방향, 2. Harmony: 작품의 전체적인 화성의 구조를 파악 3. Form: 전체적인 형식 4. Rhythm (tempo, meter, rhythm)을 살펴볼 것 5. 관현악법을 살펴본다. 6. Texture (homophonic? Polyphonic? Antiphonal? Responsorial? Etc.) 7. Dynamics (셈,여림 등)
4단계: 작품의 해석 1. 작곡가, 작품, 작품시기에 대한 연구를 끝낸다. 2. 여러 빠르기로 시도해 보고 올바른 빠르기를 정한다. 3. Phrasing을 정한다. 어디에서 음악을 끊을 것인가. 그러나 화성을 고려하지 않고 멜로디 만으로 phrase를 정하지 않도록 할 것, 종지형을 살펴볼 것 4. Dynamics를 정한다. (세게? 점점 여리게?) 5. Color/texture ( vibrato 없이 선명한 소리? 부드러운 소리? 강한 소리?) 6. 휴지: 어디에서 얼마만큼 쉴 것인가? 7. 연주 때 중요한 passage에 신경쓸 것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