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김동조님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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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 작성일1999-09-04 | 조회수1,996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제가 공군 군악대에 근무할 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무슨 국경일이 되면 대통령을 모신 차가 도착할 때 쯤 되어 대통령 찬가를 연주하기 시작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대통령이 음악을 좋아 해서 군악대가 나팔을 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일국의 대통령에 대한 예의로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각 교구의 진짜 목자는 주교님이십니다. 주교님이 직접 전체 교구를 관할하지 못하기에 사제들을 임명해서 자신의 양떼를 관할하게 하고 있습니다. 주교 영접가도 이런 우리의 목자에게 바치는 사랑과 존경의 한 가지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주교님이 무슨 대통령 쯤 된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비록 주교 영접가가 성가집에 있지만 이것은 축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성가집의 296번부터 305번까지는 미사 때 부를 수는 있지만 성가라 하기보다는 성가집의 분류대로 축가라고도 보고 싶습니다. 여기에는 새 신자 환영, 영명 축일, 혼인, 사제의 마음과 함께 주교 영접가가 들어 있습니다. 세례식, 혼인식, 사제 영명일 등에는 미사 때에도 부를 수 있고 그 외 경우 환영식이나 사제 영명 축하식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따라서 주교 영접가는 주교님 오시는 것을 환영하는 노래라고 생각하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사목회의에서 원하시고 성가대가 나오실 수만 있다면 주교님이 차에서 내리셔셔 사제관에 가실 때에 주교 영접가를 불러 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교님께서 차에서 내리시면 영접나오신 신자분들과 인사도 나누시고 마당에서 지체하실 터이니 성가대의 노래는 서로의 기쁜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매체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더 너그럽게 마음을 쓰실 수 있다면 견진 미사 후 축하식이 있어 주교님이 참석하시려고 입장하신다면 그 때도 또 한번 불러 주셔도 좋을 것 같군요. 교회의 어른이 오시니까 본당에서는 신경을 쓰면서 조금 그럴 듯하게 환영을 하시고 싶은 모양입니다. 목자에 대한 신자들의 기쁜 마음과 사랑을 성가대의 노래를 빌려 나타내고 싶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 동조님께서 "주교님 차에서 내려서 사제관 들어 가실 때 꼭! 주교 영접가를 불러야 하는지 안 불러도 상관없는지..." 알려 달라고 하시는데......저의 생각에는 영접가를 불러 드리면 주교님도 기쁘실 것 같고, 환영 나오신 분들도 그냥 밋밋하게 서 있는 것 보다는 좋겠기에 불렀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꼭 불러야 한다는 그 어떤 법도 없다는 것도 아울러 말씀드립니다. 심지어는 미사 입당 때에도 주교 영접가를 부르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모든 결정은 지휘자와 성가대에게 달려 있겠죠? 아무리 누가 시켜도 여러분이 하기 싫으면 못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족] 김 동조님의 글에서 주교 영접가를 언제, 어느 때에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 만은 아닌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아마 글에서 특별히 "차라리 박수나 치고 (그것도 싫지만) 인사나 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라는 대목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박수치는 것이 어떤 큰 의미를 가지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통 사람들은 어떤 모임에서나 환영하는 뜻으로 누가 소개될 때에 박수를 치곤 합니다. 주교님 오실 때 박수치는 것이 개인적으로 싫더라도 굳이 이렇게 글로 올리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주교님이나 수행하시는 신부님들이 이 글을 보고 어떻게 느끼실까 걱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휘자로서가 아니라 교회의 한 젊은 이로서 왜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교회의 잘못 때문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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