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지휘자와 반주자 사례에 대하여
작성자백원필 쪽지 캡슐 작성일1999-10-22 조회수2,589 추천수6 반대(0) 신고
요즘 김종헌 신부님께서 제기하신 성가대 지휘자/반주자에 대한 사례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부분 성가대원들이어서 그런지 긍정적인 의견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사례는 당연하다는 의견도 상당하군요. 저도 우리 성당들이 그럴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 한국 천주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나 반주자들에게 어느 정도 의미있는 액수의 보수를 주는 성당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구요. 연전에 저희 성가대에서 한 분이 지휘자/반주자 사례 문제를 화제로 올렸을 때, 대부분의 성가대원들조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프로 지휘자/반주자가 이끄는 성가대 활동의 경험이 없는 지방 성가대원들이었기에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만, 그것이 평균적인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성가대원들이 그러하다면, 일반 사목위원들이나 신자들의 반응은 묻지 않아도 뻔한 것이겠지요. 대부분의 성당에서 사목자들을 제외하고는 사무장이나 사무원만 생계유지와 연계시킬 수 있는 보수를 받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가 전문지식도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투입해야 하므로 그 다음으로 정기적인 보수를 주어야 한다고 할 때 수긍하지 않는 분들이 교회 내에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성당을 보더라도 일부 사목위원들은 성당을 위하여(물론 자신의 영혼도 위하여) 살다시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또하나 지휘자와 반주자들에게 의미있는 금액의 보수를 주자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성가대가 여럿 있는 경우는 더욱 그럴 것 같구요. 어쩌면 각 본당이 현재 성가대에 책정하고 있는 예산의 몇 배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까지 자발적인 무보수 지휘자/반주자에 의해서도 잘 끌어왔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신부님들이나 사목위원들이 이러한 비용을 감당하려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과거에 몇몇 분들이 생생한 경험담을 올리시기도 했지만, 각 성당의 성가대 활동은 본당 신부님이 성가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활용하시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보수 문제도 신부님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 같구요. 성가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수준있는 성가대를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신부님이라면 상당 수준의 정기적인 보수를 제공하면서 "영성과 음악성과 인간성"이 조화를 이룬 훌륭한 지휘자와 반주자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고, 큰 말썽없이 전례에 협조하기만을 원하신다면 보수 없이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경우든 전례에 있어 성가대의 역할이 중요하고, 또한 성가대 내에서 지휘자와 반주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이들의 자기 계발을 위한 동기 부여 차원에서라도 중요한 행사 전후에 작은 격려금이라도 주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컷 쓰고 보니 별로 알맹이가 없는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국 교회 형편상 특별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미있는 금액의 정기적인 보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고, 주요행사 전후 작으나마 격려금을 주는 것은 지휘자/반주자들의 자기계발, 책임감 및 프로의식 강화를 위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적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본당 신부님들의 인식이 중요한만큼, 김종헌 신부님이나 윤용선 신부님께서 사목지 등 교회 어른들께서 많이 보시는 곳에 사례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글들을 올리시는 것이 효과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김 신부님께서는 그것도 염두에 두시고 여러 성가 가족들의 의견을 들어보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잘못 짚은 것이라면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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