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지휘자 및 반주자에 대한 사례와 관련하여 좋은 의견이 많이 나와
성가 게시판의 순 기능으로서의 역할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반대아닌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싶군요.
저는 13년째 아곳 대덕 연구단지에서 성인 성가대 지휘를 해 오고 있습니다.
장기 집권이지요. 처음 7년은 도룡동 본당에서 그 이후는 도룡동에서 분리
된 신설 본당인 궁동 본당에서 봉사아닌 은혜로운 기회를 독점하고 있답니
다. 만약 그 동안 성당에서 보수를 받으며 활동해 왔다면 보수에 따른 의무
감이 많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기쁨이나 성취감 그리고 무었보다도 일상생활에서 은연중 느껴온
주님의 은총이 그만큼 축소되었을지도 모르지요. 물론 음악 전공을 하지않
은 저에게 보수를 주었었다면 그 부담감 때문에 지휘자로서 벌써 사임했을
지도 모르고 그간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만 두었을 수 있는 명분으
로 작용했을 지도 모를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도 제가 제기하는 논리는 성가대 봉사자들의 전반적인 여건을 감안하지
못한 주관적인 생각일 수 있으나 교회 봉사는 의무감으로 되는 것은 아니
라고 여겨집니다. 사실 성가대 봉사보다도 훨씬 더 헌신적인 단체가 교회에
는 많이 있지 않은가요? 연령회, 빈첸시오, 꾸리아, 교리교사, 사목회 등등.
본당내의 이런 단체에서 봉사하시는 분들 중에는 은연중 예수님 모습이 비
추어 지는 듯한 그런 분들이 있지 않은가요?
그런 단체에서 더욱 열심히 봉사하시는 그런 분들에게 부끄러워 어떻게 성
가대 지휘자 반주자만 보수를 받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성가대 운영과 관련하여 가장 힘든 점은 성가대 봉사에 시간을 할애하는 어
려움이 아니라 열성있는 성가대원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연습 참석율이 늘 70-80% 유지되는 그런 성가대!
본당 차원에서 성가대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고려한다면 보수 보다는 성가
대의 역할이나 성가대원의 중요성 그리고 성가대원의 신심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또 그 구성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더욱 효
과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곳 연구단지 경우는 좀 특수해서 남자대원 확보가 그래도 용이한 편입니
다. 같은 연구소 근무, 또는 학교 동문관계 등등, 서로 연결고리가 있어 그
럭저럭 기본적인 유대관계 하에서 성가대 구성이 어느정도는 유지될수 있는
여건이지요. 그러나 다른 지역의 경우는 전혀 다를거라고 예상한다면 성가
대 구성에서부터 성가대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이 시작되리라고 판단됩니다.
제 경우도 성가대 지휘를 그만두려고 생각했을 때가 몇 번 있었는데 모두가
참석율이 극히 저조했을 때였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셨거나 사랑하시는 분들의 경우 40-50 명 정도로 각 파트 균
형적으로 구성된 성가대를 지휘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가 아닐까요?
성가대 구성에 신경을 쓰지않고,
초보자들 발성을 도와주며 금붕어가 발전하여 삐지는 소리라도 내는 것을
발견하며,
거기에다가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보수하고 비교되지 않겠지요.
일부 예외적인 경우는 있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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