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과 가끔 성가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부모님께서 성당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에는 라틴어로 미사를 했었는데,
그때는 모두 그레고리안 성가로 된 미사진행이었고,
등등의 말씀을 하시면서 그 끝에는 항상
"그때는 미사시간이 '거룩'하고, '장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로
끝납니다.
그리고, 신자들이 함께 하기 쉬운 노래들은 악보상 편한 노래가 아니라
늘 불러서 익숙한 노래라고 하시더군요.
집에 56년도에 나온 가톨릭성가책이 있는데 그 성가책에 있는 노래들은
지금도 첫구절만 들어도 '아, 그 노래~'하십니다.
(저희 부모님은 음악이나 성가에 특별한 관심이 없으신 분들인데도..)
그리고, 또 늘 지적하시는 것은 왜 연령별로 나누어서 미사를 보느냐인데,
중고생미사나 어린이 미사에 참석하면 왠지 미사가 끝나도
다시 성인미사에 가야할 것만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이유를 들어보면 대체로 어린이 미사와 중고생 미사에 불리우는
노래들이 성인미사와 많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 유행가 같은 노래는 라디오나 테이프로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데,
왜 굳이 성당에서 그런 노래를 그것도 미사시간에 하는지 모르겠다고
늘 불평을 하셨었습니다.
(제 생각에도 랩으로 된 거룩하시다가 있다면 거꾸로 트로트로 된 거룩하시다도
있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 )
더군다나 요 며칠전에 저희 집이 군포시 산본동으로 이사했는데,
부모님께서 청년미사를 참석해봤더니
청년성가대가 있었는데도 영성체때에 '테이프'를 틀고
미사를 진행하더라고 하시면서 다시는 청년미사에는 안가겠다고 하시더군요.
"그거는 캠프나 성탄제같은 그런때나 쓰는거지.."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날 미사가 특별한 것이었는지 일상적인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테이프'를 틀어놓는 미사는 금시초문이었습니다.
이렇듯이 미사가 점점 가벼워지는 이유는 아마도,
성가대가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해서 일 것입니다.
여기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이 앞으로 모든 본당의 성가대들이 활발하게
될 수 있는 촉진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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