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학교 미사를 다녀와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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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 작성일2000-02-27 | 조회수1,312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오늘 (27일) 오후에 대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성당에서 40여명의 신학생들의 수직식이 있었습니다. 시종직과 독서직을 수여하는 미사에서 느낀 소감을 몇 자 적으려 합니다.
오늘 들은 신학생들의 성가는 맑은 영혼의 울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저같이 술과 담배 그리고 약간은 노래방으로 찌들은 중년들의 그 탁한 소리와는 달리 그 젊은이들의 목소리는 너무나 맑았고 정말 그들이 하고 싶은 기도를 음악 혹은 노래라는 형식을 빌어 절실하게 표현하는 기도였습니다. 전문적으로 교육받지 못해 성악적으로는 세련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습니다만 가식없이 진지하게 성가를 부르는 그 자체가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도였습니다.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 가수들 같이 목을 쥐어 짜지도 않고, 열광하며 성가를 부르지 않아서, 어찌보면 맥아리 없이 부르는 성가들 같았지만 참석한 사람들로 하여금 영혼에 평안함을 주고 자신들의 믿음을 고백케 해 주는 용기도 주고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가들이었습니다.
오늘 미사에서 저는 눈물을 쬐끔 흘렸습니다. 천사의 소리를 들어 본 적은 없지만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고 교회와 신자들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으로 간절히 성가를 부르는 그들의 맑고 투명한 그리고 간절한 기도가 바로 천사의 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 젊은 신학생들의 성가를 들으면서 25년 전의 저 자신과 지금의 저 자신을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그 순수했고 맑은 영혼의 소리가 지금 나에게 얼마만큼 남아 있는가 하는 반성이었습니다.
전례헌장은 사목자들에게 좋은 전례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수도원이나 수녀원 혹은 신학교 같이 잘 계획되고 준비된 미사 예식, 성가를 들을 수 있는 전례에 신자들이 자주 참여함으로써 신자들은 더욱 쉽게 하느님께로 마음을 향할 수 있게 되어 진정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본당에서도 이런 좋은 전례를 접할 수 있다면 어떻게 우리는 행복할까요? 진정 정말 하느님을 찬미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오늘 저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사 때에 계속해서 머리에 떠 오른 사람들은 성가 가족들과 요즈음 중 고등학생 혹은 젊은 이들 미사에서 연주에 몰두하는 젊은 이들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런 좋은 전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그들에게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무릇 어떤 모양으로든 음악으로 미사 때에 봉사하는 사람들은 음악 자체 혹은 연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미사 중에 자신은 노래하지 않고 좋은 전례에 참여하여 남들의 찬양을 들어보는 것도 음악봉사자로서의 마음 가짐이나 좋은 찬미는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 중의 누구라도 이런 기회를 가지기 원하신다면 여러 수도원, 수녀원의 미사나 아침 저녁 기도에 참석해 보시길 권합니다. 여러분이 그곳에 청을 넣기만 하면 거의 대부분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을 환영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진정으로 비는 누구의 기도나 즐겨 들어 주십니다.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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