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활성가 토론]전례와 생활성가에 대한 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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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 철 | 작성일2000-05-20 | 조회수1,044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 찬미예수님
전례와 생활성가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서울교구 도림동 성당 청소년 담당 신부이자
굿뉴스 생활성가 동호회 지도신부를 맡고 있는 이 철 니꼴라오 신부입니다.
많은 분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셨는데,
각자 나름대로 일리도 있고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좀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가톨릭 교회의 오랜 전통과 공식적인 가르침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전례 안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성가는 분명 존중되어야 합니다.
물론 교회의 공식적 악기인 "오르간"은 두말할 필요없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오르간과 함께 불려지는 전통적인 성가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찬양인 동시에
미사 중 신자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느끼게 해주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성가에만 치중한 나머지 현실적 감각을 너무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례로, 라틴어 성가, 그레고리안 성가 등은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미사에서 사실 어려움도 적지 않습니다.(가사이해 부족, 생활과의 괴리감 등등)
생활성가는 미사 중에 사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말그대로 전례가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또는 모임이나 기도회 등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례성가, 전통적인 성가가 주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생활성가를 전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현재 많은 성당에서 생활성가를 미사전례에 사용하고 있다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과연 생활성가가 미사전례에 적합한가"하는 문제가 대두된 것이지요.
저는 그 답을 한마디로 결정지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생활성가의 주된 목적이 미사전례는 아닐지라도
다양한 장르(가사 또는 리듬)를 포함하는 생활성가 중에는
미사전례와 어울리는 좋은 곡들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 성가집 후반부에 있는 노래들도 사실 초창기 생활성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표적 생활성가인 신상옥씨의 '임쓰신 가시관' '내발을 씻으신 예수'
김정식씨의 '나를 따르라' '평화의 기도',
그 외의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등은 젊은이들의 미사전례에 잘 어울리는 곡들입니다.
따라서 문제는 생활성가가 전례에 사용하는 것이 옳으냐 옳지 않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례에 사용될 수 있는 생활성가에는 어떤 것이 있느냐에 있습니다.
밑의 글을 보니, 김종헌 신부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심의제'를 거론하며
미사 중에 사용되는 생활성가를 구분해 보자는 의견을 내셨는데, 좋은 생각입니다.
사실 미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중가요같은 생활성가(특히, 가사)가
청소년들 미사에 많이 사용되는 것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리듬에 대한 문제는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가사내용이 전례에 어울리지 않는 비성서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들은
그 사용에 있어서 좀더 신중한 판단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일례로, 청소년 생활성가집에 있는 '남누리 북누리', '아침이슬' '뭉게구름' 같은 민중가요나 대중가요 같은 노래들...
- 물론 이 성가집에 이런 노래가 실린 것은 미사전례가 아닌 다른 모임에서 사용하라고 삽입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됨)
(덧붙여, 개인적으로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같은 노래도 미사전례와 별로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사가 주님을 찬양하는 내용이나 성서적인 내용, 신앙고백의 내용 등의 생활성가는
미사전례에 쓰여져도(물론, 젊은이들의 미사)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악기사용에 있어서도 이런 경우에 오르간보다 다른 악기들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면
충분히 사용가능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본당에서 드리는 미사가 아닌 젊들이들과 함께 드리는 야외미사(캠프장, 피정, 연수 등)에서는
대부분 오르간 보다 일반 악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어울릴 때가 많습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서 미사는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을 두부 가르듯이 갈라놓을 수 없듯이
전례성가와 생활성가를 너무 구분하는 것도 조금은 무리가 아닐까 싶군요.
어차피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만든 노래일텐데...
좀더 여유롭고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교회음악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역할 속에서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 이 니꼴라오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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