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활성가 토론] 생활성가 작법, 그리고 음악의 장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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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태형 | 작성일2000-05-20 | 조회수874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작년도 PBC 생활성가제에 참가하여 입상하였고, 생활성가 음반에 대한 감상 등을 생활성가 동호회에 올리고 최태형 안셀모라고 합니다. 셀모라는 닉네임을 주로 사용합니다. 저 자신이 생활성가(혹은 가톨릭CCM)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토론에 한마디를 더할까 합니다.
이 토론에서 주안점으로 두고 있는 부분은 바로 생활성가를 전례에 사용하는 부분인듯 합니다. 가사의 내용과 음악 형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들을 하고 계십니다. 또한 생활성가의 세속성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토론을 위해서는 먼저 생활성가에 대한 정의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정형적인 정의가 내려져있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이 토론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 평화방송 생활성가프로그램인 ’사랑의 노래 찬미의 노래(이하 사노찬노)’에서는 생활성가 작곡가이시고, 석사논문으로 생활성가에 관련된 내용을 쓰신 인천교구의 김종성 요한 신부님께서 생활성가의 역사와 그 정의, 용어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에 방송이 이루어집니다. 그 첫시간에 나왔던 이야기 중에서 생활성가의 정의에 관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정의라고 보기에 조금 부족한 면은 있지만, 두가지 측면에서 압축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생활의 신앙화’이고 다른 하나는 ’신앙의 생활화’입니다. 생활의 신앙화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일반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주님을 노래하는 것이라할 수 있고, 신앙의 생활화란 신앙을 우리의 생활 속에서 노래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근본적으로 ’전례와는 무관한’ 성가가 바로 생활성가인 것입니다.
또한, 민중가요와 비교를 하신 분들이 많이 있으신데 그분들의 가장 큰 오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민중가요와 비슷한 작법을 가진 생활성가가 많다고 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는 매우 큰 오해입니다. 생활성가 책에 민중가요가 실린 것을 오해하신 것입니다. 민중가요 중의 일부가 생활성가의 정신과 부합되는 곡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곡들이 있고, 그렇게 판단된 곡들이 일부 생활성가 책에 실려있는 것이지요. 이 부분에 대한 오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생활성가 작법에 대해 짧게 언급할까 합니다. 생활성가의 작법은 근본적으로 현재 유행하는 음악의 장르로 그리스도를 노래한다는 CCM(Contemporary Chritian Music)의 정신과 같은 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인해, 리듬과 코드 진행 등에서 전통적인 작법과는 다른 양상을 띄게 됩니다. 전통 음악 작법에서는 사용하기 않았던 당김음(Syncopation, Antipating)을 많이 사용하고, 협화 진행보다는 반음진행과 불협화음을 통한 감각적인 코드진행을 사용합니다. 그로 인해, 현대의 음악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는 더 친숙하고, ’음악’으로서도 어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생활성가에 대한 전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미흡한 곡들이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고, 마찬가지 이유로 전례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제가 미리 준비를 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서 조금은 두서가 없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결론을 지어볼까 합니다.
근본적으로 전례에서 무분별하게 생활성가를 사용하는 것은 올바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분명, 적합한 노래와 부적합한 노래가 존재합니다. 이에 대한 것은 교회의 관심과 그에 대한 교육, 또한 몇몇 신부님들께서 주장하시는 심의제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생활성가에 대한 심의가 아니라 전례에 사용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심의여야할 것입니다. 저는 그 기준을 가사로 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르에 대한 판단을 그에 대한 기준으로 내세워서는 안될 것입니다. 분명히, 어른들에게 밴드를 사용한 반주에 의한 미사는 덜 어울릴 수 있겠지만, 젊은이들에게는 그것이 전통적인 미사보다 훨씬 더 감동과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부여하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심의에서 걸러내는 것은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덧붙여, 심의 통해서 ’전례에 사용해서는 안되는 곡’을 지정하기보다는 ’전례에 사용할 수 있는 곡’을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생활성가 작곡가들의 의지를 꺾는 도구로 악용될 수도 있는 위험 때문에 그렇습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다성음악도 맨 처음에는 금지되었다는 사실을. 오르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생활성가에 세속화..라는 점을 지적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것이 문제라고 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그것을 장점으로 봅니다. 생활성가를 좀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게 하는 선교의 도구로서 사용하기에는 어느 정도 세속적인 모습을 띄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두선교를 나가서 가톨릭 성가에 있는 노래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개신교의 가두선교 모습에 거부감을 가지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건데, 그들이 노래로 주님을 찬양하고 그들의 교회로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노래하는 모습 자체를 나쁘게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생활성가의 음악적 수준..에 대해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수준이 낮은 것은 교회의 책임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들을 위한 교회 차원의 교육이나 배려가 있었나요? 그런 교육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도 없으면서 수준이 낮은 음악이라던지 아무것도 모른다던지 하는 소리는, 조금은 억지소리로 여겨집니다. 예전에 수준 높은 교회음악을 만들었던 이들은 대부분이 교회의 지원을 받아서 만든 것임을 생각해 본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생각이 정리가 덜 되어 다소 두서가 없긴합니다만, 대충은 제 생각을 써 본 듯 합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생활성가 자체에 대하여 쓴 글들은 생활성가/CCM 동호회로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셀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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